오늘날 대한민국 사회는 10만㎢ 남짓의 국토에서 극명하게 다른 문제들을 동시에 마주하고 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은 사람들이 너무 밀집한데 따른 각종 도시문제가 넘쳐난다. 반면 지방은 사람들이 급격히 줄어드는데 따른 농촌문제가 심각하다. 모두 해결이 쉽지 않은 당면과제다. 그런데 이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풀 수 있는 방안이 있다. 바로 청년들의 귀농이다. 하지만 이 역시 농사는 물론, 여러 사람 사는 문제와 얽혀 복잡하고 까다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시사위크>는 청년 귀농의 해법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여기, 그 험로를 걷고 있는 용감한 90년대생 동갑내기 부부의 발자국을 따라 가보자. [편집자주]

잡초를 미리 방지하는 방법 중 하나는 바닥작업이다. / 청양=박우주
잡초를 미리 방지하는 방법 중 하나는 바닥작업이다. / 청양=박우주

시사위크|청양=박우주  시골에 살다 보면 봄이 시작될 무렵인 4월부터 잡초와의 전쟁을 해야 한다. 잡초는 틈이 있으면 어디든 생긴다. 그리고 씨를 뿌리고 멀리 많이 퍼트린다. 잡초가 많으면 벌레도 많아진다. 그러면 그 벌레들이 농작물에 해를 끼친다. 그래서 잡초를 관리 해주는 것도 농사의 중요한 부분이다. 

나는 매년 잡초와의 전쟁에서 패배하며 연구했다. 오늘은 전쟁에서 승리는 못하지만 최대한 방어는 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해 보려고 한다.

1. 바닥작업

잡초를 사전에 차단하는 방법으로는 바닥에 미리 무언가를 깔아놔서 잡초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있다. 이 방법을 쓰면서 우리는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3가지 종류를 사용해 봤는데 첫 번째 농업용 부직포는 정말 추천하지 않는다. 물론 잘 쓰는 분들은 쓰겠지만 우리에겐 안 맞았다. 일화가 있는데, 작년에 농협에 가서 한 롤당 8만원짜리 농업용 부직포를 5개 사왔다. 그리고 하루가 걸려서 하우스와 노지 등 다양한 곳에 부직포를 다 깔았다. 그런데 일주일 정도 되자 밟으면 다 찢어지는 게 아닌가? 그래서 농협에 문의를 했더니 이번에 공급된 부직포가 불량이라며 다시 5롤을 가져가라고 했다.

내 생각에는 원가절감을 위해 얇게 만들다가 불량이 생긴 것 같았다. 우리는 하루 종일 부직포를 걷고 다시 깔았다. 욕을 엄청 하면서 작업을 했다. 그래도 다시 받아온 부직포는 튼튼했는데, 1년이 지나니 역시 다 찢어지고 난리가 났다. 찢어진 부직포를 모두 주워 버리면서 40만원을 그냥 버린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다시는 부직포를 사지 않기로 결심했다.

잡초를 막기 위한 바닥작업은 제초매트가 가장 만족스러웠다. / 청양=박우주
잡초를 막기 위한 바닥작업은 제초매트가 가장 만족스러웠다. / 청양=박우주

두 번째로 사용해본 건 농업용 차광막이다. 농업용 부직포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 대신 효과는 정말 좋다. 가격은 부직포보다 거의 3~4배 비싸지만 성능이 확실하고 10년 이상은 쓸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지금 우리 하우스는 차광막으로 바닥을 세팅해 놨다. 그런데 차광막도 작은 구멍이 있어서 생명력 좋은 잡초들은 그 사이를 뚫고 올라온다. 실망할 정도는 아니지만 차광막도 완벽하지는 않은 거 같다. 95%정도 만족한다. 

마지막으로 제초매트다. 이건 정말 잘 샀다 생각한다. 귀농 1년차에 한 번 사봤는데 5년이 지난 지금도 쓰고 있다. 자동차가 지나가도 찢어지지 않고 잘만 쓴다면 영구적으로 사용 가능할 것 같다. 가격도 저렴하고 성능이 우수하다. 그래서 최근에도 제초매트를 구매해서 농장을 정비했다.

2. 예초기

예초기로 잡초를 제거하는 것은 시골에 살면 필수로 배워야하는 일이다. 나는 군대에 있을 때 해봐서 다행히 알고 있었다. 예초기도 배터리를 사용하는 전동예초기가 있고, 기름을 사용하는 엔진예초기가 있는데 나는 엔진을 추천한다. 우리도 배터리 예초기가 있지만, 한계가 있다. 힘이 좋다고 해도 사용시간이 한정적이다. 작은 규모라면 사용해도 큰 무리가 없지만 우리는 엔진을 사용해야하는 농장규모다. 

예초기는 일본산을 많이 추천한다. 나도 귀농 첫해에 일본산 예초기를 중고로 구매해서 지금까지 잘 쓰고 있다. 초반에는 관리방법을 몰라서 사용하기 전에 매번 고치러 갔었는데 지금은 고장 없이 잘 사용하고 있다. 

특히 예초기는 사고가 많이 나니 조심해야한다. 나도 작년에 집주변을 예초기로 작업하다가 돌이 튀어서 집 창문이 깨졌다. 예초를 할 때는 보호장비를 완벽하게 착용하고 해야 한다.

요즘엔 잔디는 살고 잡초만 죽는 좋은 제초제가 나와 잔디 관리가 한결 수월하다. / 청양=박우주
요즘엔 잔디는 살고 잡초만 죽는 좋은 제초제가 나와 잔디 관리가 한결 수월하다. / 청양=박우주

3. 제초제

제초제를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제초제는 잡초의 잎만 죽이는 제초제가 있고 뿌리까지 싹 다 죽이는 제초제도 있다. 시골농부 대부분은 제초제를 사용한다. 특히 논둑 같은 경우는 일 년에 3~4차례 제초제로 잡초를 관리한다. 그리고 우리집은 잔디밭이 있는데 잔디밭에도 제초제를 뿌린다. 

언뜻 이해가 안 될 수도 있지만 세상엔 좋은 것들이 너무 많이 나와 있다. 바로 잔디는 살고, 잔디를 제외한 잡초만 잡는 제초제다. 일 년에 2~3번 뿌려주면 예쁜 잔디만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4. 볏짚

잡초를 덜나게 하면서 땅이 좋아지게 하는 방법도 있다. 볏짚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논농사가 끝나고 나면 볏짚을 말아 놓는데, 아마 대부분 한 번쯤은 봤을 거다. 수확을 마친 논에 놓여있는 하얀 덩어리와 같은 물체가 바로 그것이다. 마시멜로우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고 공룡알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는데, 그 안에는 지푸라기가 있다. 

예전부터 사람들은 짚을 농사짓는 땅 고랑에 덮어 잡초가 나지 않게 하고, 다음해 갈아줘 통기성을 높이며 영양분이 되도록 했다. 우리도 이번에 내년 농사를 위해 밭에 지푸라기를 펼쳐 놓았다. 놀라운 건 볏짚 1롤 당 가격이 7만원, 더 비싼 곳은 9만원까지 한다는 점이다. 볏짚은 소의 먹이인데, 인건비도 오르고 모든 게 오르니 볏짚 가격 또한 비싸졌다고 한다. 

우리는 다행히 주변 지인이 소 농장을 하고 있어 소가 먹지 못하는 짚을 모아둔 걸 개당 만원에 12개를 구매해 뿌려 놨다. 올해 지푸라기가 삭아서 내년에 땅을 갈면 아주 좋은 땅이 될 거 같다.

볏짚은 잡초도 막고 땅도 좋아지게 할 수 있는 방법이다. / 청양=박우주
볏짚은 잡초도 막고 땅도 좋아지게 할 수 있는 방법이다. / 청양=박우주

5. 파쇄석

잡초를 막기 위해 아예 돌을 깔아두는 방법도 있다. 주차장이나 캠핑장 같은 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파쇄석을 까는 것이다. 우리도 집 마당에 이 방법을 활용했는데, 지금도 후회 중인 게 있다.

우리집 마당은 15톤 트럭이 10대가 넘게 와서 파쇄석을 깔았다. 그런데 잡초가 어마어마하게 나온다. 찾아보니 우선 바닥에 부직포를 깔아 1차적으로 잡초를 막고, 그 위에 파쇄석을 깔아 마무리해야 확실하게 잡초가 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는 그걸 몰랐다. 굴삭기를 불러 다시 작업하면 금방 하겠지만 비용이 들 거다. 그래서 우리는 틈날 때마다 삽으로 돌을 퍼서 잡초가 나는 곳을 덮고 있다. 혹시라도 파쇄석 방법을 쓴다면 우리의 시행착오를 꼭 참고하길 바란다.

이렇게 온갖 방법을 동원해 대비하고 방어해도 어쩔 수 없이 사람 손으로 잡초를 제거해야 하는 곳들이 있다. 농작물 옆에 나오는 잡초들은 무조건 사람 손으로 제거해야 한다. 일부 농부들은 이파리만 죽는 제초제를 사용해서 잡초관리를 하기도 하는데, 우리는 GAP인증 농가이고 그 방법은 사용하지 않는다. 

우리 농장에는 구기자 1,500개, 고추 1,000개가 있다. 총 2,500개 정도인 셈인데, 한 달에 한 번씩은 작물을 하나하나 살피면서 주변 정리를 해줘야한다. 그래야 영양분이 잡초로 가지 않고 작물로 갈 수 있다. 이사 오기 전 농장에 임대인을 구하지 못 했을 때, 3년 동안 잘 자라고 수확물도 많이 나오던 곳이 잡초관리 하나 안했다고 수확물이 확 줄었다. 그만큼 잡초관리는 중요하다.

 

박우주·유지현 부부

 

-1990년생 동갑내기

-2018년 서울생활을 접고 결혼과 동시에 청양군으로 귀농

-현재 고추와 구기자를 재배하며 ‘참동애농원’ 운영 중

blog.naver.com/foreveru2u

-유튜브 청양농부참동TV 운영 중 (구독자수 4만)

www.youtube.com/channel/UCx2DtLtS29H4t_FvhAa-vk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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