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오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윤석열정부 오염수 투기 반대 촉구 결의대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오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윤석열정부 오염수 투기 반대 촉구 결의대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둘러싼 여야의 충돌이 점입가경이다. 더불어민주당은 1박 2일간 비상 행동에 나서며 윤석열 정부를 향해 “오염수 투기를 방조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그간 민주당의 공세를 ‘괴담’이라고 반박해 온 국민의힘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오히려 민주당이 “영끌 선동을 하고 있다”고 응수했다.

민주당은 지난 6일부터 7일까지 17시간 동안 ‘윤석열 정권 오염수 투기 반대 천명 촉구 비상행동’을 진행했다. ‘17시간’은 지난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원자로가 냉각 기능을 상실한 뒤 완전히 멜트다운(원자로 노심부가 녹아버리는 일)된 시간이다. 국민 안전이 ‘멜트 다운’ 되고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함이다.

비상 행동에는 민주당 의원 120여 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전날 오후 7시에 국회 로텐더홀에 모여 릴레이 발언과 국회 밤샘 농성을 벌였다. 릴레이 발언에는 위성곤‧소병훈‧이수진(비례)‧양이원영 의원 등 민주당 의원 18명이 참여했다. 당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대책위원회 위원장인 위 의원이 첫 번째 발언자로 나서 “기괴한 ‘수조 물 먹방’을 하며 국민을 우롱하는 것도 정도껏 하길 바란다”며 국민의힘을 비판했다. 

이날 당 지도부는 이 자리에서 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진행했다. 이어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윤석열 정권 오염수 투기 반대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책임 안 진다’는 그야말로 무책임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서를 믿고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허용해야 되겠는가”라며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라면 한국의 국익을 또 대한민국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지켜야 한다”고 비판했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도 정부‧여당을 향해 “국민의 편에 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는 “민주당이 제시한 외교적 대안에 귀를 기울이고 적극 추진하길 바란다”며 “한일 정상회담에서 우리 국민의 85%가 후쿠시마 핵물질 오염수의 해양투기에 반대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 해양투기 반대를 일본 총리 앞에서 단호하게 선언하길 바란다”고 했다. 

민주당은 정부가 국제해양법재판소 제소와 잠정조치를 청구와 런던협약·런던의정서 당사국 총회에서 이번 사안을 의제화 할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윤석열 대통령에게 ‘오염수 방류 반대 입장’을 요구하는 한편, 국민의힘을 향해선 국회 오염수 검증 청문회 실시를 촉구했다. 

◇ 민주당 ‘공세’ 비꼰 국민의힘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러한 민주당의 비상 행동을 평가 절하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철야농성에서) 일부 의원이 온갖 자극적인 가짜뉴스를 남발한 가운데 적지 않은 의원들이 도중에 자리를 비웠다”며 “밤새 진행하기로 했던 무제한 발언 또한 자정 무렵 중단했다고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마지못해 동원됐지만, 심적으로는 지금의 반대를 위한 반대에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일 것”이라고 혹평했다.

또 “공신력과 전문성을 가진 IAEA를 못 믿겠다면서 오염수 문제를 같은 UN 산하의 인권위원회로 끌고 가는 것 역시 유엔과 국제사회를 실소케 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며 “과학적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궁지에 몰리자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의 웃음거리가 되든 말든 영끌 선동을 통해 그 궁지를 빠져나가려는 출구전략”이라고 했다.

민주당이 ‘요구’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무조건 내지르고 보자는 식”이라며 “당리당략을 위해선 국제 망신도 불사하고 국제사회에서 고립되는 것쯤은 감내할 수 있다는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오죽했으면 세계한인과학기술인 대회에 참석한 한인 과학자들이 이구동성으로 과학 대신 미신을 쫓았어야 되겠냐며 개탄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이러한 민주당의 무분별한 공세가 오히려 국내 수산업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사실상 ‘정치적 이익’을 위해 무분별한 ‘괴담’을 유포하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면서다. 국회 교육위원회 간사인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은 “야당의 후쿠시마 오염수 공포 조장은 어민과 수산업 종사자 그리고 횟집 자영업자분들에 대한 테러”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주장이 거짓임을 모를 리 없지만, 얼굴색 하나 안 변하고 무차별적으로 괴담을 퍼뜨린다”고 맹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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