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7일 서울~양평고속도로 사업 전면 백지화에 대해 “‘놀부 심보’ 같은 것이 느껴진다”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0시쯤 ‘후쿠시마 핵오염수 반대 비상행동’ 첫날 일정을 마친 후 마무리발언을 하며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변경 관련, 김건희 여사 특혜 의혹이 불거지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사업을 전면 백지화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이같이 비판했다. 

이 대표는 “(원 장관이) 고속도로 종점을 옮기는 것에 대해 민주당이 문제제기를 하니까 아예 백지화 해버리겠다고 발표하면서 핑계를 민주당에 댔다고 한다”며 “문제가 없으면 그냥 (사업을 진행)하면 되고, 문제가 있다면 (변경 전인) 원안대로 하면 되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되지 않나. 전에 양서면으로 고속도로 추진할 때는 아무 문제 없었다. (제가) 경기도에 있을 때 그거에 대한 의사결정도 했지만 이 정권 들어서기 전까지 아무도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다”며 “그런데 갑자기 이 정권 들어서고 난 다음 양서면과 아무 관계없는 강상면으로 바꿔버렸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만약 (강상면으로) 바꾼 게 아무 문제가 없으면 그냥 하면 되지 않나. 또, 문제가 있어서 취소하면 원안대로 하면 되지 않나. 그런데 원안까지 다 폐지해서 백지화한다는 건가”라며 “보니까 ‘놀부 심보’ 같은 것도 느껴진다. 놀부가 지나다가 호박밭 호박에 말뚝 박으면서 ‘내가 못 먹으면 아무도 못 먹어’, 이런 행태를 보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국가의 미래, 기간산업 시설에 대해 화나니까 없애버리겠다, 이런 태도를 보이는 건 ‘이 분이 어린애인가’하는 생각이 좀 들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제가 이 정권에 대해서 우리가 뭐라고 규정을 할까 많이 검토를 했는데 저희가 조사를 해 보니까 제일 공감이 많이 가는 정권에 대한 규정이 ‘내 마음대로’였다고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지금 보니까 정말 ‘내 마음대로’하는 것 같다”며 "고속도로 옮기는 것도 ‘내 마음대로’하다가 안 되면 없애버리고. 정책도 내 마음대로, 법 시행도 내 마음대로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국민의힘과 정부는 지난 6일 ‘김건희 여사 일가 서울~양평 고속도로 관련 특혜 의혹’과 관련해 긴급 당정협의회를 열고 해당 노선 검토 뿐만 아니라 도로 개설사업 추진 자체를 전면 중단하겠다는 초강수를 꺼내들었다. 

원 장관은 같은날 당정협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아무리 팩트를 얘기하고 아무리 노선을 설명해도 이 정부 내내 김건희 여사를 악마로 만들기 위한 민주당의 가짜뉴스 프레임을 우리가 말릴 방법이 없다”며 사업 중단을 선언했다. 그러면서 야권의 공세를 가짜뉴스라고 규정하며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사업 중단으로 인한 사회적 손실을 야권에 넘긴 것이다. 

이에 이 대표는 ‘종점 변경에 문제가 있어서 취소한 것 아니냐’고 주장하며 화살을 정부여당에 돌린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민주당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 진상규명 TF 및 국토교통위원회 위원들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원 장관을 비판하면서 “독재적 발상이자 명백한 직권남용”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