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윤석열정부 오염수 투기 반대 촉구 결의대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윤석열정부 오염수 투기 반대 촉구 결의대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연일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관련한 공세에 나서고 있지만, 여권 지지율에는 큰 변화가 없는 모양새다. ‘반일 정서’가 지지율 상승을 견인했던 그간의 상황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민주당의 후쿠시마 오염수 공세가 사실상 ‘정치권 내의 이슈’에 그치면서 지지율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7일 한국갤럽이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직전 조사와(6월 5주) 별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전주와 동일하게 33%를 그대로 유지했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국민의힘은 직전 조사(6월 4주)에서 1%p 하락한 34%를 기록했다. 야권의 맹공에도 지지율의 변동 추이는 크지 않았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2.2%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이러한 분위기는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이날 한국갤럽의 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직무 수행과 관련해 ‘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2%p 상승한 38%로 나타났다. ‘부정 평가’ 또한 2%p 하락한 54%였다. NBS에선 직전 조사 대비 부정 평가가 3%p 하락한 51%, 긍정 평가는 2%p 상승한 38%였다.

그간 민주당은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에 대해 우리 정부의 안일한 대응을 질타해 왔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최종 보고서가 발표되고 일본의 방류 시점 결정만을 앞둔 상황에서 공세는 더욱 거세졌다. 오염수 방류 반대 규탄대회는 물론 국제해양법재판소 제소 등 ‘외교적 대응’ 방안도 만지작거리고 있다.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한 ‘총공세’에 나섰다.

한국갤럽이 7일 공개한 정당지지율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이 33%였고 민주당은 32%를 기록했다. /그래픽=이주희 기자
한국갤럽이 7일 공개한 정당지지율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이 33%였고 민주당은 32%를 기록했다. /그래픽=이주희 기자

◇ 극단적 ‘진영 대결’이 원인

국민의힘은 사실상 ‘괴담’ ‘선동정치’라고 반박하면서도 내심 불안한 기류가 역력했다.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국민 여론이 높은 상황에서 이러한 기류가 여권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했다. 실제로 한국갤럽이 지난달 27일부터 29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걱정하는 여론이 78%로 나타나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민주당의 공세는 지지율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사실상 진영 간 대결 구도 속에서 지지층 결집 그 이상의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은 이날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수능 출제 이슈도 그렇고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 역시 진영 간 프레임 성격을 띌 수밖에 없다”며 “이렇다 보니 이게 지지율 상으로는 반영이 안 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도층이 이번 사안을 정치적으로 연결 짓지 않고 있다는 점도 원인으로 거론된다. 이날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자신을 ‘무당층’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30%였다. 무당층 비율이 여야의 지지율과 비슷한 수준이다. 배 소장은 “중도층의 탈정치화 현상”이라며 “오염수 방류를 안 하는 게 낫다고 판단은 하는 데 이걸 정치권하고 연결을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실질적 피해를 예단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판단을 유보하는 분위기가 존재하고 있다는 점도 이유 중 하나다.

공세에 집중한다고는 하지만 민주당이 대안 세력으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민주당 내부에선 정책 이슈보다 우선적으로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러는 사이 ‘혁신’의 깃발을 꽂고 쇄신에 힘을 실었던 분위기조차 동력을 잃고 있다는 점이다. 당내 변화가 없다 보니 중도층을 유인할 요인도 사라지고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날 통화에서 “국민들은 민주당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볼 때 후쿠시마 문제를 가지고 지지를 하기엔 내부에 풀어야 할 문제가 너무 많다”고 말했다.

근거자료 및 출처
데일리 오피니언 제549호(2023년 7월 1주)
https://www.gallup.co.kr/gallupdb/reportContent.asp?seqNo=1403
2023.07.07. 한국갤럽
전국지표조사 리포트 제100호 (2023년 7월 1주)
http://nbsurvey.kr/archives/5626
2023.07.06. 전국지표조사(N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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