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2,087대… 판매가 인하에도 5·6월 부진 지속
중간이 없는 라인업, 소비자 선택지 제한적
신차 계획 미정, 개소세 인하 종료… 하반기 실적도 보합세 전망

지프가 올해 상반기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연이은 가격 인상의 여파로 분석하고 있다. 사진은 올해 상반기 새롭게 오픈한 지프 송파 전시장 내부. / 스텔란티스 코리아
지프가 올해 상반기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연이은 가격 인상의 여파로 분석하고 있다. 사진은 올해 상반기 새롭게 오픈한 지프 송파 전시장 내부. / 스텔란티스 코리아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지프가 올해 상반기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역성장을 기록했다. 지프는 지난해 차량 가격을 연이어 인상해 소비자와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이에 지프는 최근 신차의 국내 시장 판매가격을 인하하고, 개별소비세(개소세) 혜택 축소 이전에 추가 할인 공세를 퍼부었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가 발표한 6월 수입 승용차 등록자료에 따르면 지프의 상반기 누적 판매대수는 2,087대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36.4% 감소한 성적이다.

특히 2분기 판매실적이 부진한 점이 부각된다. 지프는 지난해 전 차종 가격을 줄줄이 인상한 후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됐고, 이에 위기의식을 느껴 지난 5월부터 전 차종 가격을 일제히 인하했다. 가격 인하폭은 10% 내외며, 차종에 따라 적게는 700만원부터 최대 1,000만원 정도 저렴해졌다.

여기에 6월 들어 모델별 프로모션으로 △레니게이드 500만∼700만원 △그랜드 체로키(L 포함) 500만∼890만원 △그랜드 체로키 4XE 480만∼620만원 △랭글러 루비콘·오버랜드 370만∼409만원 △랭글러 4XE 857만∼863만원 △글래디에이터 200만원 등 할인 혜택을 제공했다. 또한 개소세 인하 혜택이 적용되는 6월 내 즉시 출고까지 보장했음에도 6월 판매실적은 크게 늘어나지 않았다.

지프의 2분기 월간 판매실적은 △4월 207대 △5월 288대 △6월 475대 등을 기록했다. 5월 대비 6월 판매대수가 소폭 상승했으나, 지난 2월 판매대수 599대를 넘지 못했다. 5월부터 판매가격을 인하하고 대대적인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했음에도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역부족인 모습이다.

지프의 판매 부진은 단순 가격 문제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지프가 판매하는 모델은 엔트리급(입문 모델) 레니게이드와 플래그십(기함급) 그랜드 체로키 라인업, 오프로드 모델 랭글러와 글래디에이터 등 크게 4개 차종뿐이다. 차체 길이를 늘린 롱바디(L) 모델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 4XE 라인업을 개별 모델로 분류하더라도 7종이다.

6월 기준 차량 판매 가격은 할인 혜택을 전부 적용했을 시 레니게이드가 3,500만∼4,300만원 수준이며, 그 바로 위 모델이 그랜드 체로키 리미티드 6,990만원으로 사실상 7,000만원부터 시작이다. 랭글러도 6,619만∼7,341만원, 글래디에이터는 7,990만원이다.

이러한 지프의 라인업 구성은 중간이 없는 모습이다. 4,500만∼6,500만원 사이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모델이 없는 만큼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제한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지프 라인업이 단출해진 이유는 지프가 국내 시장에서 판매하던 체로키와 컴패스 모델의 판매를 중단했기 때문이다. 중간이 없는 라인업이지만 지프는 올해 신차 출시 계획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사실상 연말까지 4종의 모델만으로 버텨야 하는 상황이다.

앞서 지프 측에서는 “올해 아이코닉 모델 3종(레니게이드·랭글러·글래디에이터)과 프리미엄 모델 ‘그랜드 체로키(L 포함)’, 그리고 전동화 모델(4xe)에 집중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전한 바 있다.

종합해보면 지프는 하반기에도 실적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7월부터는 정부가 개소세 3.5% 혜택을 종료하고 기존의 5%를 적용하고 나선 만큼 소비자들의 신차 구매가 주춤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근거자료 및 출처
지프 상반기 판매 실적
2023. 07. 10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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