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코스트코 하남점 혹서기 노동자 사망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뉴시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코스트코 하남점 혹서기 노동자 사망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정현환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11일 지난달 코스트코(COSTCO) 하남점에서 근무하다 주차장에서 온열 질환으로 노동자가 목숨을 잃은 사건을 두고, 노동자 보호 대책과 진상조사를 요구했다.

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이날 국회에서 코스트코 하남점 유족 및 노동조합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부족한 인력과 고강도 노동, 열악한 휴게시설과 폭염 대책 부족으로 (노동자) 사망이 발생했지만 (코스트코가) 임시방편으로 사회적 시선을 가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사고 발생 후 (코스트코) 대책을 보면 사망사고를 은폐하려고 했던 정황이 포착된다”며 “유족들의 진술과 조사 과정에서 사실관계가 알려지자 결국 사망사고 사인이 변경되기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유족은 입장문을 내고 “29살의 젊고 건강했던 아들이 35도의 폭염 속에서 4만보를 걸으며 성실히 일하다 죽음에 이르렀다”며 “지병이 없던 아들이 회사에서 일하다가 죽었는데 왜 업무상 연관성이 없냐”고 물었다.

또 “아들은 열악한 주차환경이지만 숨이 끊어지기 전까지 회사의 지정된 업무를 성실히 수행하다 숨졌다”며 “그런데 회사는 산재 처리는 힘들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죽을 것 같은 상황에서 물 한 모금 제대로 마시지 못하고 죽어간 아들을 생각하면 목이 메고 원통하다”며 “저희는 돈 없고 빽(배경) 없고 아무것도 가진 게 없다. 코스트코라는 글로벌 거대기업과 우리나라 최고 로펌인 김앤장을 상대로 유가족이 산재 처리를 입증해야 하는 현실이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사는 지금이라도 아들과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부족한 인원부터 채우고 업무환경을 대대적으로 개선해 줄 것을 바란다”며 “폭염 하(온열) 업무 중 과다 탈수로 인한 사망을 인정하고 산재 처리에 적극적으로 임해 주실 것을 촉구한다”고 요구했다.

강규혁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사망하기 며칠 전부터 이미 고인은 가슴 조임과 호흡곤란으로 힘들어했다”며 “업무 중 땀을 비 오듯 흘리며 안색이 급격히 나빠져 동료 직원들은 걱정할 정도였다. 하지만 현장에서 고인을 위한 아무런 배려가 조치가 없었다”고 언급했다.

박주민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은 “해마다 반복되는 거 같다. 노동 현장에서 폭염으로 사망사고 등이 발생하는 일 말이다”라며 “폭염에 대한 예방수칙 위반 실무 규칙을 강화하고 실무 작업 중지에 대해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민정 민주당 의원은 “살기 위해서 일하러 갔다가 죽어서 돌아온 노동자들이 너무 많다”며 “산재 노동자들의 죽음은 다 사업주가 노동자를 비용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코스트코에 요구한다”며 “폭염 시 대책인 물, 그늘, 휴식 등 노동자 보호 대책을 마련하고 고용노동부는 유족들 CCTV 확인 요청도 거부하는 코스트코에 대해서 진상조사를 철저히 하는데 나서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1일 오후 3시 코스트 하남점을 찾아 ‘폭염 대비 노동자 안전대책 마련을 위한 현장 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지난달 19일 코스트코 하남점에서 근무하던 30대 김 씨가 주차장에서 쇼핑 카트를 정리하다가 갑자기 쓰러졌다.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목숨을 잃었다. 당시 낮 최고기온은 33도였고 폭염주의보가 내려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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