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논란의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김 의원은 앞서 윤석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을 비판하던 과정에서 이를 충북 오송 지하차도 참사에 빗대 빈축을 샀다. / 뉴시스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논란의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김 의원은 앞서 윤석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을 비판하던 과정에서 이를 충북 오송 지하차도 참사에 빗대 빈축을 샀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충북 오송 지하차도 사고’에 빗댄 것을 사과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재난을 정쟁에 이용하고 있다며 공세의 날을 거두지 않았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의원의 발언과 관련해 “어떻게든 윤석열 정부를 흔들려는 정치 꼼수인 건 알겠는데 소중한 가족을 잃고 슬픔에 빠져있는 유족의 아픔도 이용해야 했는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문제의 발언은 전날 민주당 소속 국방위·외통위·정보위 위원들이 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나왔다. 김 의원은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중국과 러시아가 마치 범람하는 강과 같은데 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가서 한 행동과 말은 우리 조국과 민족의 운명을 궁평 지하차도로 밀어 넣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행보를 비판하기 위해 총 14명의 사망자를 낸 ‘오송 지하차도 참사’를 비유로 든 것이다.

즉각 정치권에서는 김 의원의 발언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황규환 국민의힘 수석부대변인은 전날 논평에서 “목숨을 잃은 이들의 절절한 사연을 읽어보기라도 했다면, 빈소에서 오열하고 있는 유가족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헤아렸다면 차마 입에 담을 수 없었을 것”이라며 “이번 수해로 목숨을 잃은 분들과 유가족께 석고대죄해야 할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이에 김 의원은 전날(17일) 페이스북에 “오송 지하차도 참사 유가족께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며 “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을 비판하며 부적절한 언급을 한 것은 제 불찰”이라고 사과했다. 이어 “윤 대통령의 대 러시아 정책의 위험성을 강조하려던 마음이 앞서 유가족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며 “거듭 사과드린다”고 했다.

그럼에도 국민의힘은 이번 김 의원의 발언을 고리로 민주당을 겨눴다. 참사의 정쟁화를 통해 정치적 반사이익을 얻으려고 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민주당에게는 단합된 힘으로 재난을 극복하는 일보다 정부 힐난으로 정치적 반사이익을 얻는 일이 더 중요한가”라고 했다.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도 “불행한 사고를 정쟁에 이용하는 것은 국민을 향한 도리가 아니다”라며 “사고 수습과 복구, 대책 마련보다 정쟁이 먼저인 정당과 정치인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야 한다”고 쏘아붙였다.

한편, 김한규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김 의원) 본인이 사과한 걸로 알고 있고 여러 의원들이 적절치 않았다고 한 걸로 알고 있다”며 “당에서 공식 입장을 낼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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