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에어부산, 사상 최대 분기 실적 기록… 日·동남아 수요 급증 덕
상반기 국제선 탑승률 88%, 2019년 웃돌아… 국내선 포함 시 90% 육박
소비자 74% 하반기 해외여행 예정… 인기 여행지는 여전히 日·동남아

국내 주요 저비용 항공사(LCC)가 항공업계 비수기로 꼽히는 2분기에도 호실적을 달성하며 날아올랐다. LCC의 비상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 각 사
국내 주요 저비용 항공사(LCC)가 항공업계 비수기로 꼽히는 2분기에도 호실적을 달성하며 날아올랐다. LCC의 비상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 각 사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2분기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항공업계에서 2분기는 비수기로 꼽히는 기간임에도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터지며 올해 상반기 국제선 탑승률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상반기 탑승률을 웃도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3분기와 4분기는 추석 연휴와 연말 여행 수요가 늘어나는 여행 성수기인 만큼 LCC 업계의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LCC 업계 1위인 제주항공은 올해 2분기 별도 재무제표 기준 매출 3,698억원, 영업이익 231억원, 당기순이익 199억원 등을 기록해 2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제주항공은 지난해 4분기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흑자전환을 이뤄내고 3분기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제주항공이 지난 8일 공시한 올 상반기 별도기준 누적 잠정 영업실적에 따르면 △매출 7,921억원 △영업이익 939억원 △순이익 68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2019년 상반기 누계 실적 △매출 7,026억원 △영업이익 301억원 △순이익 128억원 대비 매출은 12.7% 늘었고 영업이익은 3배(212%), 순이익은 5배(431%) 이상 증가했다. 특히 2019년 상반기 누적 기준 매출 7,000억원대를 돌파한 후 4년 만에 7,000억원을 다시 넘어섰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에어부산도 올해 2분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올렸다. 에어부산은 지난 8일 잠정 영업실적 공시를 통해 2분기 △매출 1,983억원 △영업이익 339억원 △당기순이익 15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에어부산이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던 2019년 1분기와 비교했을 때보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517%, 717% 증가한 수치다.

에어부산의 올 상반기 누적 실적도 △매출 4,114억원 △영업이익 817억원 △순이익 311억원 등을 달성해 2019년 상반기 매출 3,302억원을 넘어섰다. 상반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2018년 상반기 이후 5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진에어도 2분기 △매출 2,590억원 △영업이익 178억원 △당기순이익 108억원 등 잠정 실적을 기록해 상반기 누적 실적이 △매출 6,116억원 △영업이익 1,027억원 △순이익 708억원 등으로 2019년 상반기 실적을 넘었다. 티웨이항공도 올 상반기 누적 △매출 6,449억원 △영업이익 1,023억원 △순이익 572억원 등을 달성해 2019년 실적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티웨이항공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2019년 상반기 영업이익 105억원의 10배에 근접하는 수치라는 점에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대목이다.

LCC 업계에서는 올 상반기 호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던 주요 요인으로 ‘일본과 동남아시아 노선 중심으로 탄력적인 노선 운영’을 꼽았다.

일본과 동남아시아 국가는 우리나라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 여행지로 손꼽힌다. 사진은 관서지방 교토에 위치한 기요미즈데라(청수사) 가을 야경(왼쪽)과 태국 방콕 왓아룬 야경(오른쪽). 교토 청수사는 2017년 2월쯤 보수 공사를 시작해 2021년 수리를 완료했다. / 픽사베이, 트립닷컴
일본과 동남아시아 국가는 우리나라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 여행지로 손꼽힌다. 사진은 관서지방 교토에 위치한 기요미즈데라(청수사) 가을 야경(왼쪽)과 태국 방콕 왓아룬 야경(오른쪽). 교토 청수사는 2017년 2월쯤 보수 공사를 시작해 2021년 수리를 완료했다. / 픽사베이, 트립닷컴

일본과 동남아 국가의 경우 무비자·자유여행이 가능하면서 항공편 가격이 저렴한 곳으로 손꼽힌다. 특히 일본은 최근 엔저(엔화 가치 약세) 현상이 이어지고 있어 여행객들 사이에서 관심이 높다. 이에 항공사들도 한때 단항하거나 항공편을 대거 축소했던 일본 노선을 다시 증편하고 일본 소도시 노선도 새롭게 취항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항공정보포털시스템 항공통계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와 일본을 오간 여객수는 총 846만7,898명(유임+환승여객, 출도착)으로, 동기간 전체 국제선 이용객 2,950만6,492명의 28.7%에 달한다. 환승여객을 제외한 유임여객만 비교하면 전체 국제선 이용객은 2,644만7,037명이며, 이 가운데 한일노선 여객은 821만9,134명으로 31.1%에 달한다. 해외여행객 3명 중 1명은 일본을 방문한 셈이다.

일본과 동남아 노선 이용객이 급증함에 따라 올해 상반기 주요 LCC들의 국제선 탑승률은 약 88%에 달했다. 항공사별로는 △제주항공 87.6% △티웨이항공 88.0% △진에어 88.3% △에어부산 85.28% △에어서울 89.79% 등을 기록했다. 전부 2019년 상반기 국제선 탑승률(제주항공 85.2%, 티웨이항공 81.7%, 진에어 85.3%, 에어부산 81.4%, 에어서울 89.3%)을 넘어섰다.

국내선까지 포함 시 LCC들의 올 상반기 탑승률은 89.7%로 90%에 육박한다.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 에어서울은 이 기간 탑승률이 91%를 넘어섰다. 협동체 항공기 보잉 737 계열이 대체로 189석임을 감안하면 1편당 170명의 여객이 꾸준히 이용한 셈이다. 2019년 상반기 국내선+국제선 평균 탑승률 86.3%과 비교해도 증가했다.

국내 LCC들의 호실적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분석된다. 7∼8월은 여름휴가를 해외로 떠나는 여행객들 수요가 꾸준하며, 9월에는 추석 연휴로 여행수요가 급증하는 요인이 존재한다. 10월에도 개천절과 한글날 등 공휴일이 존재해 여행수요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4분기부터는 일본과 동남아 국가들이 여행하기 좋은 시기로 꼽힌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8월말까지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고 9월은 평균 11일 정도 비가 내리면서 더위가 조금씩 꺾이기 시작한다. 이후 10월부터 평균 최고 기온이 20∼23℃로 온화하며 본격적인 단풍철에 돌입한다. 대만 타이페이나 태국 방콕도 11월쯤부터 여행하기 좋은 시기로 평가된다. 베트남도 지역에 따라 10∼11월부터 건기에 접어들어 우기 대비 여행객이 집중되는 시기다.

실제로 진에어가 지난달 실시한 ‘하반기 진마켓’ 행사에서 일본 오사카와 후쿠오카 노선이 전체 판매 좌석 중 각각 12.5%, 12.3%를 차지하며 하반기 인기 해외여행지에 등극했다. 진에어 측에서는 일본이 한국에서 멀지 않아 접근성이 좋고, 엔저의 영향 등으로 여행객들의 관심이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이어 괌 노선에 대한 관심이 3번째로 높았으며, 대만 노선과 태국 방콕이 그 뒤를 이었다.

여기어때 자체 설문에서도 하반기 여행 수요가 꾸준할 것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었다. 여기어때는 지난달 11∼14일 기간 동안 고객 경험 관리 솔루션 ‘피드백’을 활용해 여기어때 앱 사용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하반기 해외여행 계획과 관련해 설문을 진행했다.

여기어때 설문 결과 상반기 해외여행을 다녀온 인원은 40%로 집계됐고, 이 가운데 86%의 설문 참여자는 하반기에 해외여행을 또 한 번 떠날 계획이라고 답했다. 해외여행을 다녀오지 않은 응답자 60% 중 ‘연내 여행을 떠나겠다’는 답변은 66%로 집계됐다. 최종적으로 설문참여자 1,000명 가운데 740명이 하반기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셈이다.

이들은 모두 동일하게 △일본 △베트남 △태국 순의 결과를 보였다. 가까우면서 현지 물가가 저렴한 게 강점인 아시아 국가 수요는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점을 종합하면 LCC들의 호실적은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근거자료 및 출처
항공정보포털시스템 항공통계 상반기 지역/국가별 자료
2023. 7. 20 국토부 및 한국항공협회
항공정보포털시스템 항공통계 상반기 국내선+국제선 이용객 자료 종합
2023. 8. 9 국토부 및 한국항공협회
제주항공·티웨이항공·진에어·에어부산 2분기 잠정실적 공시
2023. 8. 9 각 사 및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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