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은 지난해 12월 자사 게임인 '메이플스토리M'에 대한 중국 판호를 발급 받았다. 중국 서비스명은 '메이플스토리: 더 레전드 오브 메이플'이다. / 넥슨
넥슨은 지난해 12월 자사 게임인 '메이플스토리M'에 대한 중국 판호를 발급 받았다. 중국 서비스명은 '메이플스토리: 더 레전드 오브 메이플'이다. / 넥슨

시사위크=조윤찬 기자  최근 국내 게임사들의 게임이 중국 출시에 성공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중국 당국이 국내 게임에 대한 판호(서비스 허가권)를 발급하면서 게임 부문에서 먼저 한한령(한류콘텐츠 금지령)을 완화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대표 게임사인 넥슨도 중국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어 이에 대한 관심이 모아진다.

◇ 넥슨 2분기 중국 매출, 전체의 19%… 3분기 매출 확대 목표

넥슨은 오는 17일 대표 IP(지식재산권)게임인 ‘메이플스토리M’을 중국에 출시할 예정이다. ‘메이플스토리M’은 중국의 세기천성이 서비스한다. 넥슨은 이번 기회로 중국시장에서 매출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연결기준 올해 2분기 넥슨의 지역별 매출 비중을 보면 △한국 66% △중국 19% △일본 2% △북미·유럽 6% △기타 7%로 구성됐다. 넥슨은 중국 시장에서 일정하게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08년 중국에 출시된 ‘던전앤파이터’는 장기간 중국에서 안정적인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영향으로 넥슨의 지난 2분기 중국 매출은 1,676억원으로 나타났다.

게임업계는 신작을 출시하고 나서 시간이 지나면 매출이 하향되기 때문에 다른 신작을 출시해야 하는 경우가 다수다. 그러나 중국은 외국산 게임에 대한 규제가 강해 신작을 제때 출시하기 어려운 시장이다. 이에 국내 게임사들은 중국 매출 비중이 ‘기타’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던전앤파이터는 중국에 출시된 지 15년이 넘었음에도 중국 이용자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올해는 다른 게임들도 중국에서 출시돼 기대를 받고 있다. 넥슨게임즈는 지난 3일 서브컬처 수집형 RPG(역할수행게임)장르의 ‘블루 아카이브’를 중국에 출시했다. 블루 아카이브는 중국 출시에 앞서 사전 예약자 수가 425만명을 기록하는 등 중국 내 반응이 긍정적이다.

넥슨은 올해 3분기에는 ‘던전앤파이터’, ‘블루아카이브’, ‘메이플스토리M’으로 중국 매출을 높일 계획이다. 넥슨의 2분기 중국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5% 감소했다. 넥슨은 해당 게임들을 통해 전년동기 대비 두 자릿수 성장률을 달성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3분기 중국매출 전망에 대해 우에무라 시로 넥슨 CFO(최고재무책임자)는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던전앤파이터는 3분기에 지속적으로 이용자를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3일 출시된 블루 아카이브와 17일 출시 예정인 메이플스토리의 성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3분기 중국매출은) 226억엔(2,080억원)에서 255억엔(2,346억원) 사이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 넥슨, ‘메이플스토리H5’ 판호발급… “던파 모바일 출시는 협의 중”

지난 2020년 8월 예정됐던 넥슨의 던전앤 파이터 모바일 중국 출시가 연기되고 현재까지 출시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넥슨은 지난해 12월 판호를 발급 받은 '메이플스토리M'과 던파 모바일의 중국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은 던전앤 파이터. /넥슨
지난 2020년 8월 예정됐던 넥슨의 던전앤 파이터 모바일 중국 출시가 연기되고 현재까지 출시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넥슨은 지난해 12월 판호를 발급 받은 '메이플스토리M'과 던파 모바일의 중국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은 던전앤 파이터. /넥슨

메이플스토리의 중국 출시가 이뤄지면서 과거 출시가 연기된 바 있는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중국 출시도 가능할지 주목된다.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지난 2020년 8월 중국 출시가 진행되다가 취소되고 잠정 연기됐다. 중국의 청소년 규제에 맞춰 게임을 다시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였다. 그러나 게임업계에선 던파 모바일의 중국 출시가 연기된 정확한 이유는 아직 모른다는 말이 나온다. 당시 던파 모바일은 6,000만명의 중국 사전예약자를 모집했다.

넥슨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메이플스토리M이 출시되지만, 던파 모바일 출시 진행상황은 이전과 같다”며 “텐센트와 계속 협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던전앤파이터’가 장기간 중국에서 흥행하는 것에 대해 넥슨 관계자는 “‘던파’는 2008년 6월 현지 퍼블리셔 텐센트를 통해 중국 서비스를 시작했다. 국내 성공 경험으로 당시 중국 각 지역에 맞게 네트워크 환경을 조정하고, 중국전용 대규모 업데이트를 주기적으로 단행하는 등 현지 유저를 적극 공략한 결과 중국 온라인게임 시장 선점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메이플스토리M 이후에도 넥슨의 중국 출시 노력은 이어진다. 넥슨은 올해 3월 ‘메이플스토리H5’에 대해 중국 판호를 발급받았다. 넥슨에 따르면 ‘메이플스토리H5’의 출시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 중국 내 게임순위 부진에 게임업계 “아직 업데이트 부족한 상태”

앞서 국내 게임들에 대한 판호가 발급되자 게임업계에선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중국 게임시장의 경쟁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에선 “고도화된 현지화 등을 통해 자체 경쟁력 제고에 힘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스마일게이트의 에픽세븐과 넥슨게임즈의 블루 아카이브 등의 게임들이 애플 앱스토어에서 매출순위가 각각 60위대, 50위대를 기록하는 등 중국에서 성적이 좋지 못한 상태다. 중국이 판호를 발급한 게임들은 최신 게임들이 아니라는 것도 부진한 이유로 제시된다. 에픽세븐은 지난 2018년, 블루 아카이브는 2021년 출시된 게임이다.

그러나 언제 출시됐는지가 게임 순위를 결정하지는 않는다는 의견이 나온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 출시 시점이 흥행을 좌우하지 않는다. 던전앤파이터는 중국에 출시된 지 15년이 됐는데 여전히 중국 이용자들한테 사랑 받고 있다. 게임성이나 서비스 품질 등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최근 중국 출시된 게임들은 국내와 글로벌 서비스되고 있는 게임만큼 업데이트가 진행되지 못했다는 점도 있다. 이 관계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 현재 중국 블루 아카이브에는 과금 요소가 적은 상태다. 이 게임은 새로운 캐릭터가 업데이트될 때마다 매출이 오르는 경향이 있다. 한국과 일본에서 서비스하고 1년 6개월 정도가 지나 매출순위가 상위권에 올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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