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중국 국가신문출판방송총국은 게임 내 지출을 완화하도록 하는 내용의 신규 규제 방안을 발표했다. / 넥슨
 22일 중국 국가신문출판방송총국은 게임 내 지출을 완화하도록 하는 내용의 신규 규제 방안을 발표했다. / 넥슨

시사위크=조윤찬 기자  올해 국내 게임업계의 중국 진출이 활발했다. 지난해 말 중국 판호(서비스 허가권)를 발급 받은 게임들이 차례로 중국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러나 중국 게임 시장은 경쟁력이 높아져 흥행이 어려워졌다. 여기에 최근 중국당국이 내년 게임 시장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히면서 게임업계의 고민이 깊어졌다.

◇ 게임업계 “신규 규제에 따라 매출구조 맞춤 전략 필요”

중국 국가신문출판방송총국(이하 광전총국)이 지난해 말부터 다수의 한국 게임에 대한 판호를 발급하면서 국내 게임업계는 중국 출시에 박차를 가했다. 최근에는 엔씨소프트와 위메이드가 각각 ‘블레이드앤소울2’와 ‘미르M’의 중국 외자 판호를 발급 받았다.

출시된 게임들은 △‘메이플스토리M’(넥슨) △‘블루 아카이브’(넥슨게임즈) △‘A3: 스틸얼라이브’, ‘신석기시대’, ‘석기시대: 각성’, ‘일곱개의 대죄’(넷마블) △‘로스트아크’, ‘에픽세븐’(스마일게이트) 등이다. 데브시스터즈는 오는 28일 ‘쿠키런:킹덤’을 중국에 정식 서비스할 예정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 규모의 게임 시장이다. 중국 출시는 호재로 여겨졌지만 올해 중국 게임 시장에서 성과를 얻는 게임이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에픽세븐’과 ‘블루 아카이브’ 등은 출시 초기에는 게임 순위 상위권을 차지했지만 이후 50위 밖으로 순위가 밀려났다. 이에 국내 게임업계에선 “자체 경쟁력 제고에 힘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중국 시장의 경쟁력이 높아진 가운데 22일 광전총국이 새로운 규제를 발표해 게임업계가 비상이다. 그동안 중국은 정부의 강한 규제로 변수가 많은 시장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번 규제는 게임 내 지출을 완화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광전총국은 △이용자들의 일일 지출 한도 설정 △매일 로그인 등 유도성 보상 금지 △합리적인 확률형 아이템 확률 설정 △미성년자에게 확률형 아이템 제공 금지 △게임머니로 게임 이외 서비스 이용 금지 등의 내용을 밝혔다. 광전총국은 오는 1월 22일까지 게임업계 의견을 수렴하고 보완작업을 거쳐 규제를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26일 미래에셋증권의 임희석 연구원은 “이번 규제는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와 수집형 RPG 장르 게임이 주요 대상이 된다”고 분석했다. 올해 중국 출시된 국내 게임들은 이 유형의 장르가 다수다. 임희석 연구원은 “ARPU가 수만원 수준인 수집형 RPG나 수십만원 수준인 MMORPG 이외의 게임은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중국에서 게임사들의 매출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기존 비즈니스 모델(BM)을 수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유진투자증권의 정의훈 연구원은 “중국 내 게임들은 배틀패스, 확률형 아이템 등의 BM을 통한 수익이 크게 감소하게 된다”며 “특히 상대적으로 ARPU(유저 한명당 지불하는 금액)가 높은 RPG 게임들은 더 큰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정의훈 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중국 게임시장 규모는 규제 완화 정책으로 인해 약 3,030억위안(약 55조원)으로 전년(2,660억위안) 대비 1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는 “다시 규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내년도 중국 게임시장의 회복 기대감은 불투명해졌다”고 덧붙였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이번 규제가 분명 중국 시장에서의 성과 확보에 긍정적 영향은 아니지만 게임의 본질인 ‘양질의 게임성’에 집중하면 잘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예전과 달리 ‘중국 진출이 게임사의 성공’이라는 법칙에 변수가 생겼다. 현지 규제에 따라 게임 내 매출 구조, 이용자 확보 등 맞춤형 전략을 세워야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규제가 강한 중국시장에서 장기간 성과를 내고 있는 게임들이 있다. 2004년부터 중국에서 서비스된 넥슨의 ‘메이플스토리’는 ‘던전앤파이터’와 함께 중국에서 장기간 인기를 얻고 있다. 센서타워에 따르면 ‘메이플스토리M’은 지난 8월 중국출시 이후 35일 동안 7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넷마블의 ‘스톤에이지’ IP 도 2000년대 초부터 중국 이용자들로부터 장기간 인기를 얻고 있다.

넥슨 측은 중국전용 대규모 업데이트를 주기적으로 진행해 현지 이용자를 적극 공략한 것이 장기 흥행의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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