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균용 신임 대법원장 내정자가 2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김명수 대법원장과 면담을 위해 향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뉴시스
이균용 신임 대법원장 내정자가 2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김명수 대법원장과 면담을 위해 향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김명수 대법원장 후임으로 지명한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해 “평생을 재판과 연구에만 집중해 온 신망 두터운 정통 법관”이라고 치켜세웠다. 이 후보자의 정치적 성향이 보수색을 띠고 있다는 야당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은 ‘사법부 정상화’의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후보자는) 33년 법관 생활 거의 전부를 각급 현장 법원에서 재판업무에 종사했으며 법과 원칙에 충실한 판결로 법원 안팎에서 대쪽 같은 원칙론자라는 평가를 받는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2일 신임 대법원장에 이 후보자를 지명했다. ‘정통 법관’으로서 원칙과 정의, 상식에 기반해 사법부를 이끌어갈 수 있는 적임자라는 이유를 들었다. 여권은 이에 더해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에서 무너진 사법 신뢰를 회복할 적임자라고도 주장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지난 22일 “잃어버린 사법부의 신뢰를 되찾고 사법부 비정상의 정상화를 실현해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그간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에서 ‘정치적 판결’이 횡행했다는 점에 대해 볼멘소리를 내왔다. 김 대표 역시 이날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에서 사법부에 대한 국민 신뢰는 바닥까지 추락했다”며 “김 대법원장은 자신이 과거 회장으로 있던 우리법연구회를 포함해 국제 인권법연구회, 민변 등 ‘우국민’ 출신 인물들을 사법부 주요 요직에 배치했고 이들의 상당수는 사법 정의보다 자신들의 개인적 이념과 사상에 맞는 정치편향 판결을 주도하면서 주요 재판마다 민주당 사법부 출장소 역할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판 지연도 심각한 수준”이라며 “김 대법원장 취임 이후 1년이 넘도록 1심조차 처리되지 못한 재판이 형사사건은 68%, 민사사건은 65%나 늘어났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법부가 정의를 제대로 실현하지 않고 오히려 정의 실현을 방해하는 수준까지 이르고 있다”며 “오죽하면 내부에서도 지금의 사법부는 중병에 걸렸다는 자조 섞인 한탄이 나올 정도겠나”라고 했다.

한편 이 후보자는 전날(2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에서 김 대법원장을 면담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무너진 사법 신뢰와 재판의 권위를 회복해 자유와 권리에 봉사하고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바람직한 법원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성찰하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및 임명동의안 표결에 대해서 야당 역시 적극 동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향후 있을 인사청문회와 임명동의안 표결에서 우리당은 비정상적인 사법부를 정상화시키길 바라는 국민의 시각에서 임할 것”이라며 “민주당도 자신들의 범죄 혐의 때문에 사법부 정상화가 두려운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지 않도록 국민의 시각에서 임해주시길 당부드린다”고 했다.

다만 야당은 이 후보자의 정치적 성향을 문제 삼아 우려의 뜻을 내비치고 있다. 이소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전날(23일) 서면브리핑에서 “이 후보자는 보수 성향이 짙은 것으로 알려져 있고 사법농단에 관여한 판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던 인물”이라며 “이 후보자가 정의와 공정은 물론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을 반영해 대법원을 이끌어갈 수 있는 적임자가 맞는지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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