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광주시의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 계획을 강하게 비판했다. 중국과 북한 공산당 하에서 다양한 군가를 작곡했던 인물을 기념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이유다. / 뉴시스
국민의힘이 광주시의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 계획을 강하게 비판했다. 중국과 북한 공산당 하에서 다양한 군가를 작곡했던 인물을 기념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이유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광주광역시의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 계획에 대해 국민의힘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중국과 북한 공산당에서 여러 군가를 작곡한 인물을 기념하는 공원을 조성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이유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혈세가 들어가는 사업은 반드시 헌법 가치와 국민 다수의 뜻에 부합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그렇기 때문에 광주시의 정율성 공원 조성 사업에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윤 원내대표는 “정율성이 항일운동을 했다고는 하나 6‧25 전쟁이 우리 국민에게 남긴 깊은 상흔을 생각한다면 북의 남침에 부역한 과가 공보다 크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에 따르면, 광주시는 지난 2020년 5월 동구 불로동 일대에 사업비 48억원을 들여 올해 말까지 정율성 기념공원을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정율성은 조선의열단에서 출신으로 이후 중국공산당에 가입한 뒤 현재 중국 인민해방군의 행진곡으로 사용되는 ‘팔로군 행진곡’을 작곡했다. 해방 후에는 북한으로 귀국해 조선인민군 구락부장 등을 지냈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지난 22일 페이스북에 “‘중국 영웅’ 또는 ‘북한 영웅’인 그 사람을 위한 기념 공원이라니, 북한의 애국열사능이라도 만들겠다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즉각 여당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어떤 미사여구로 정율성을 치장하더라도 그가 대한민국을 침략한 인간이라는 건 변치 않는 사실”이라고 했고,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 역시 “6‧25의 주범인 김일성과 중공군을 위해 헌신한 정율성 기념공원을 짓겠다는 광주광역시가 대한민국의 지방자치단체라고 할 수 있는가”라고 힐난했다.

이와 관련해 강기정 광주시장은 “그에 대한 평가와 공과(功過)는 역사에 맡겨 두는 것이 지혜로운 일”이라고 말했다. 강 시장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정율성 선생은 그 아버지와 5남매, 친가와 외가 모두 호남을 대표하는 독립운동을 한 집안”이라며 “광주가 정율성 동요제를 이어온 것은 18년이고 지금의 정율성 공원은 6년 전에 조성키로 계획됐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국민의힘은 해당 사업에 대한 전면 철회는 물론 강 시장의 사과까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민수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북한군과 공산주의 영웅을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 국민이 낸 세금으로 기리겠다는 정신 나간 소리는 대체 어떠한 개념을 머릿속에 장착해야 할 수 있는 것인가”라며 “대한민국을 전쟁의 잔해로 뒤덮고 수많은 선조의 피를 이 땅에 뿌리게 했던 자들의 선봉에 섰던 자를 기념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대체 정체가 무엇인가”라고 비판했다.

윤 원내대표는 “정율성이라는 이름은 다수 국민에게 6‧25 전쟁의 고통과 치욕을 상기시키는 이름”이라며 “만약 공원이 있어도 철거해야 하는 데 신설하는 건 국민 통합에 도움 되는 일일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광주시는 균형 잡힌 시각에서 정율성의 역사적 행각을 평가하고 공원을 만들 계획을 철회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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