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범도 장군 등 독립전쟁 영웅 5인 흉상 이전을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국방부는 특히 홍 장군의 이력을 문제삼으면서 홍 장군과 관련된 논쟁은 격화되는 상황이다. 사진은 2018년 제99주년 삼일절인 1일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에서 열린 독립전쟁 영웅 5인 흉상 제막식 모습. 독립전쟁 영웅 홍범도(왼쪽부터), 지청천, 신흥무관학교 설립자 이희영 선생, 독립전쟁 영웅 이범석, 김좌진 장군의 흉상은 장병들이 훈련한 탄피 300kg(소총탄 5만 여발 분량)을 녹여 제작하였다. / 뉴시스
홍범도 장군 등 독립전쟁 영웅 5인 흉상 이전을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국방부는 특히 홍 장군의 이력을 문제삼으면서 홍 장군과 관련된 논쟁은 격화되는 상황이다. 사진은 2018년 제99주년 삼일절인 1일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에서 열린 독립전쟁 영웅 5인 흉상 제막식 모습. 독립전쟁 영웅 홍범도(왼쪽부터), 지청천, 신흥무관학교 설립자 이희영 선생, 독립전쟁 영웅 이범석, 김좌진 장군의 흉상은 장병들이 훈련한 탄피 300kg(소총탄 5만 여발 분량)을 녹여 제작하였다. /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국방부가 육군사관학교에 설치된 홍범도 장군 등 독립군-광복군 영웅 5인의 흉상 이전을 추진한 것을 두고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국방부에서 홍 장군이 소련 공산당 가입 및 활동 이력 등 여러 논란이 있어 육사에서 기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강조했지만, 반발의 강도는 높아지는 상황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육사는 “소련 공산당 가입 및 활동 이력 등 여러 논란이 있는 분을 육사에서, 특히 생도교육의 상징적인 건물의 중앙현관에서 기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홍 장군 등 독립전쟁 영웅 5인의 흉상을 철거해 독립기념관으로 이전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게다가 국방부는 지난 28일 “국방부 앞에 설치된 홍 장군 흉상에 대해서도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육사가 이전을 추진하는 해당 흉상은 홍 장군 외에 김좌진·지청천·이범석 장군, 이회영 선생 흉상이다. 이 흉상들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8년 3·1절 99주년을 맞아 육사 내부에 설치됐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29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흉상 이전과 관련한 당 입장을 묻는 질문에 “국방부와 육사가 국민적 여론을 충분히 감안해서 합리적인 결정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답했다. 

유 수석대변인은 “이 문제는 육사에 있었던 흉상을 독립운동가로서의 그분의 자취를 생각해 독립기념관으로 이전하는 것인데, 철거라는 완전히 잘못된 프레임으로 논란이 야기된 것”이라며 “홍 장군은 자유시참변에서 공산당 가입을 거부한 무장항일투쟁을 해왔던 독립가들이 학살 및 체포되는 과정에서 역할에 대한 논란이 있어 (이전) 얘기가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각 기관이 자체적으로 판단해서 어떤 흉상과 같은 기념물을 적절한 장소에 이관하는 문제에 불과한 것”이라며 “이것을 갑자기 철거라는 이슈를 잘못 만들어서 역사적 논쟁을 만들어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같은당 전주혜 원내대변인도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홍 장군의 동상을 부수자는 건 아니잖느냐. 이전하는 것”이라며 “홍 장군은 독립운동을 통해 기여하신 바가 있기 때문에 거기에 맞는 독립기념관으로 옮긴다는 것이다. 철거가 아닌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원내대변인은 “(홍 장군이) 소련 공산군에 가입을 했고, 자유시참변에 연관이 돼 있다는 의혹도 나오지 않느냐”며 “우리의 아군이 아니라 적을 위해서 일했던 기록이 있는 분들은 육사 생도들에게 혼선을 충분히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반면 흉상 이전 대상 중 한명인 이회영 선생의 손자인 이종찬 광복회장은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이 정치 출범을 시작할 때 제일 먼저 간 데가 어디냐. 우당 (이회영) 기념관이었다”며 “그 다음에 정치 시작하는 선언을 어디서 했나. 매헌 윤봉길 기념관에서 했다. (대통령의 정치는) 독립운동이 모든 것의 베이스”라고 지적했다. 

이어 홍 장군의 소련 공산당 가입 전력을 문제 삼는 데 대해 “공산당에 참여했다는 것은 1920년대”라며 “그 당시에 독립운동을 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수단을 다 동원했던 시기인데, 무슨 이념적으로 꼭 공산당이라고 보기에는 좀 너무나 어려운 일이 아니냐”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그분의 그러한 경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1962년에 대한민국의 제2등 훈장을 줬다”며 “그 당시의 심사위원들이 다 그런 것까지 감안해서 훈장을 줬을 거다. 그런데 이제 와서는 그 훈장은 가치는 어디로 갔는지 없고, 공산주의 이력만 자꾸 따지게 되면 그동안 그분에게 훈장 중 대한민국 정부는 무슨 꼴이 되냐”고 일갈했다. 

역시 우당의 손자인 이종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28일)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홍범도 장군은 광복되기 전에 돌아가신 분”이라며 “공산주의 역사에 나오는 레닌을 방문해서 약소국의 대한민국 독립을 도와줄 수 있느냐, 항일무장 독립을 도와줄 수 있냐 이런 논의를 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분이 공산당 제복을, 소련의 제복을 입게 된 것도 항일독립투쟁의 효과적인 진전을 위해서 했던 것”이라면서 “그래서 박정희 대통령도 1962년 건국훈장을 수여하게 된 것이다. 이제 와서 북한이 생기기도 전에 소련 공산주의 제복을 입었다는 게 이념전쟁의 근거가 된다는 건 소가 봐도 웃을 일”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홍 장군이 함께 한 봉오동, 김좌진 장군의 청산리 전투의 많은 전사들이 신흥무관학교 출신”이라며 “누구는 공산당으로 폄하되고 누구는 항일의 전사로 기려지는, 어떤 정치적 입장에서 좌우가 왔다 갔다 하는 그런 모습은 진실에 가깝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홍범도 기념사업회 이사장인 우원식 민주당 의원도 이날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홍 장군은 독립을 위해 소련 공산당에 가입했다"면서 “집단농장 지도자로 같이 독립운동했던 동지를 보호하기 위한 측면이 있고, 고령인 상태에서 연금 상태로 들어가기 위한 생활상 부득이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우 의원은 “이미 박정희 대통령 시기에 충분히 검증을 해서 독립유공자로 선정된 것”이라며 “이것을 다시 꺼내는 이유는 우리 국민들을 이념적으로 가르고 국민들을 분열시키겠다는 의도로밖에 보여지지가 않는다. 국민들을 갈라치기 하는 이 정부의 조치에 대해서는 저희들이 동의할 수가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서 거론된 홍 장군의 흉상만 철거·이전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무장독립운동 하셨던 분들을 육사에 설치한 이유는 국군의 뿌리가 독립군, 광복군이라는 것을 선언한 것인데, (이전은) 국군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홍 장군만을 이전한다고 하는 것은 국민들의 비판 여론을 갈라치기 하겠다는 것 같고, 매우 부당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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