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광온 원내대표 및 의원들이 29일 오전 강원 원주시 오크밸리에서 열린 워크숍에서 정기국회 결의문을 채택하고 있다. /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광온 원내대표 및 의원들이 29일 오전 강원 원주시 오크밸리에서 열린 워크숍에서 정기국회 결의문을 채택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9월 정기국회 준비를 마쳤다. 민주당은 1박2일 간의 워크숍에서 윤석열 정부의 실정을 비판하며 정기국회에서 민생 입법을 처리하겠다고 약속했다. 당내에서는 이번 워크숍이 대체로 무난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 정부 ‘3독’ 비판한 민주당… ‘8대 약속’ 결의문 채택 

민주당은 29일 오전 강원도 원주 오크밸리 리조트에서 열린 워크숍 마지막 세션에서 윤석열 정부의 국정 운영을 ‘독단‧독선‧독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민주당이 국민께 드리는 8대 약속’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결의문에는 △후쿠시마 오염수로부터 대한민국 주권 보호 △사회 불안으로부터의 국민 생명 보호 △ 윤석열 정부의 권력 사유화 및 권력형 게이트 진상 규명 △민생 중심 예산과 세법 개정 추진 △기술 혁신과 미래산업 육성 △균형 외교와 실리 외교 △선거제도 개혁 △자기 개혁을 통한 신뢰 회복 강조 등이 담겼다.

민주당은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소속 의원들이 처리할 과제를 마련하기도 했다. 우선 국회 법사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 주력할 계획이다. 또 정무위원회에서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권한 남용을 집중 추궁한다는 입장이다. 

김한규 원내대변인은 워크숍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무위에서는 이복현 금감원장이 금감원장의 권한을 넘어서는 통화 정책 관여와 금감원의 정치적 행태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며 “이를 국정감사에서 지적하고 바로잡겠다는 의원들의 발표가 있었다”고 전했다.

아울러 기획재정위원회에서는 실질적 재정 건전화를 위해 정부의 세수 확보 방안을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인사청문회 과정에서의 자료 미제출 문제에 대한 후속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재명 대표도 결의문 내용과 상임위 과제를 언급하며 당의 단합을 강조했다. 그는 워크숍 마무리 발언에서 “의원들께서도 이구동성으로 지적하셨지만, 정부‧여당의 국정은 그야말로 방향타가 고장 난 난파선처럼 표류 중”이라며 “민생경제, 외교‧안보, 국민 안전 등 모든 부분에서 나라가 퇴보하고 있고 국민의 삶이 바람 앞의 등불 같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흘 뒤부터 시작되는 21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에서 민주당의 손으로 폭주하는 권력과 탈선 중인 국정을 바로잡아야 할 것 같다”며 “168명의 국회의원 전원이 똘똘 뭉쳐서 함께 나아간다면 어떤 시련과 역경도 반드시 극복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 ‘윤석열-이재명 대결 구도 지속’은 숙제

이처럼 민주당은 이번 워크숍에서 윤석열 정부의 실정을 비판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데 주력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와 혁신안에 대한 성토가 쏟아질 것이라는 일각의 예상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이러한 배경에는 당내 문제보다는 정기국회 대비를 우선순위에 둬야한다는 의원들의 생각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당내 비명계(비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이상민 의원은 이날 오전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워크숍 분위기에 대해 “정기국회를 대비하는 워크숍이었기 때문에 정기국회에서의 예산안이라든가 법률안이라든가 저희 당이 꼭 해야 될 부분에 집중해서 이뤄졌다”며 “자유 토론과 상임위별 분임 토의가 있었지만, 언론인들이 기대하는 예민한 당내의 문제 (논의는) 거의 없었다”고 밝혔다.

정청래 의원도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제가 (어제) 중간에 쉬는 시간에 기자들에게 그랬다. ‘기자들이 생각하는 분란과 분쟁 이런 거 ’ㅂ‘자도 없다’”라며 “왜냐하면 할 이야기가 너무 많고 그런 거로 싸우기는 시국이 너무 엄중하고 그래서 기자들한테 제가 ‘쓸 거리가 없어서 어떻게 하냐’라고 했다”고 말했다.

다만 당내 현안에 대한 발언이 전혀 없던 것은 아니었다. 전날(28일) 비공개 자유토론에서 친낙계(친이낙연계)인 설훈 의원은 이 대표를 향해 “심청이처럼 인당수에 몸을 던지면 왕비가 될 수 있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이 대표가 당을 위해 희생해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반면 친명계로 분류되는 양경숙 의원은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을 당론으로 부결시켜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의원의 발언을 제외하고는 이번 워크숍은 정부에 대한 비판과 민주당의 정기국회 전략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다만 당내에서는 몇 년째 이어져 온 이 대표와 윤석열 대통령의 대결 구도에 피로감을 느끼는 목소리도 나왔다. 특별한 것 없이 정부‧여당 비판에 주력하는 모습이 지난해와 별 다른 것이 없다는 지적으로 볼 수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시사위크>와 만나 “몇 년 동안 이어져 온 이 대표와 윤 대통령의 대결 구도를 깨야 한다”며 “국민도 지겹고 지지자들과 언론도 지겨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의 한 의원도 대화에서 “이번 워크숍은 설 의원과 양 의원 발언밖에 생각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워크샵에서 논의된 의제들이 수년간 비슷하고, 획기적인 대여투쟁 방안이나 당 쇄신 등에 대한 이야기가 없었음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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