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뉴델리 바라트 만다팜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갈라 만찬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나란히 앉아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뉴델리 바라트 만다팜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갈라 만찬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나란히 앉아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 대통령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5박 7일간의 인도네시아·인도 순방을 마치고 11일 귀국했다. 윤 대통령은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정상회의 후 처음으로 열린 다자회의 무대에서 ‘한미일 밀착 외교’를 과시했다. 또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의 책임있는 역할을 강조하고, 북중러에 대한 경고도 이어갔다. 가치외교의 범위를 한미일에서 글로벌로 넓히는 모양새다. 

◇ 한미일 협력 바탕으로 아세안 손잡아

윤 대통령은 5~11일 5박 7일간의 인도네시아와 인도 순방에서 아세안(동아시아국가연합·ASEAN), 아세안+3(한중일),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주요 20개국(G20), 믹타(MIKTA) 등 다자회의와 중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인도, 캐나다 등 총 20개국과 정상회담을 포함한 양자회담을 했다.

대통령실은 지난달 미국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 이후 3주 만에 열린 다자회의를 계기로, 자유·평화·번영을 위한 글로벌 중추 외교의 지평을 인도·태평양(인태) 지역에서 글로벌로 확장했다고 보고 있다. 

윤 대통령이 한미일 협력체계를 3국만의 이익이 아닌 인태지역, 나아가 글로벌 사회 공익에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한 바 있는데,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와 G20 정상회의에서 이를 이행한 계기를 마련했다는 것이다. 

일단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아세안 중심성’에 대한 한미일 3국의 전적인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한미일이 이러한 지지를 바탕으로 각국의 인태전략을 조율하겠다는 의미다. 윤 대통령은 “한-아세안 연대구상은 아세안 중심성과 인도·태평양에 대한 아세안의 관점을 대한민국이 확고하게 지지하는 것을 근간으로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한미일정상회의를 통해 한미일 협력이 새로운 시대를 열었고, 한미일은 아세안이 주도하는 지역구조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윤 대통령은 뉴델리에서 이어진 G20 정상회의에서도 한미일 협력체계 공고화가 인태지역과 글로벌 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여러 차례 드러냈다. 

◇ 한미일 협력에서 글로벌 외교까지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한미일 밀착 관계를 과시했다. 우선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에서 북한의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을 겨냥해 “국제사회의 평화를 해치는 북한과의 군사협력 시도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에게는 “북핵 문제가 악화하면 악화할수록 한미일 공조가 강화될 수밖에 없다”며 “북한 문제가 한중 관계에 걸림돌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한미일 3국 밀착은 G20 정상회의에서 직접적으로 드러났다. 윤 대통령은 지난 9일(현지시간) G20 정상회의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세 차례 만나 환담했다. 지난달 미국에서 만난 지 3주 만에 재회한 셈이다. G20 계기 한일정상회담도 열렸다. 한일 정상이 지난 3월 만난 후 6개월간 총 6번의 만남을 가진 것이다. 한미일 정상이 굳건한 협력 관계라는 점을 다자회의 무대에서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에서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의 평화 회복과 재건 지원을 위해 총 23억달러(한화 약 3조75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이는 지난 7월 우크라이나 방문 당시 공개한 ‘우크라이나 평화 연대 이니셔티브’의 실행 방안 중 하나다. 그리고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책임있는 역할을 보여주는 것이며, 그만큼 가치 외교의 범위가 넓어졌다고 평가된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에 대해 “세계의 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우크라이나의 평화 회복 지원에 앞장서는 책임있는 역할을 보여주는 한편 향후 우크라이나 재건 본격 참여를 위한 기반 조성 작업”이라며 “우리나라는 국제사회의 우크라이나 재건 관련 논의에도 적극 동참할 예정으로 향후 개발 경험과 역량이 풍부한 한국 기업과 인력의 진출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채널A ‘뉴스A 라이브’에 출연해 윤 대통령의 이번 순방에 대해 “글로벌 중추 외교의 시작은 가치와 원칙의 따른 외교를 주춧돌로 놓는 것인데, 그것(주춧돌)이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라며 “그걸 기초로 상호 존중을 전제로 한 국익 외교를 편 것”이라고 평가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