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10회국회(정기회) 제7차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10회국회(정기회) 제7차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위기의 원인으로 “후진적 정치 문화와 극단적 대립 구조”를 지목했다. 김만배-신학림 허위 인터뷰 의혹을 비롯해 부동산 통계 조작 등을 일일이 지적하며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고 꼬집었다.

윤 대표는 20일 국회에서 열린 교섭단체대표연설에서 “거꾸로 가는 정치가 자유민주주의의 후퇴를 불러오고 우리 사회의 위기를 증폭시키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근 드러난 ‘가짜 인터뷰 대선 공작 게이트’는 우리 민주주의의 위기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며 “가짜 뉴스 정치 공작으로 실제 대선 결과가 뒤집어졌다면 이야말로 민주주의 붕괴가 아니고 뭐겠나”라고 지적했다.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방송법 개정과 관련해서도 “공정성과 독립성의 역행”이라며 “그렇게 꼭 필요한 법이면 정권을 잡았던 5년 동안은 왜 하지 않았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유민주주의 본질은 국민주권의 원칙에 있고, 국민주권은 선거를 통해 실현된다”며 “선거를 방해하고 조작하는 이런 범죄야말로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테러이며 국민주권을 찬탈하려는 시도에 다름 아니다”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문재인 정부의 ‘통계 조작’ 의혹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윤 원내대표는 “최근 감사원 감사로 드러난 부동산 통계 조작 역시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며 “정부가 국민이 부여한 권력을 이용해 가짜 통계와 가짜 뉴스를 생산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명명백백하게 진실을 밝혀 관련자들을 엄단하는 것은 물론 다시는 정치권력이 국가통계에 손댈 수 없도록 해야 한다”며 “이 문제 또한 정치적 유불리를 따질 사안이 아니다. 민주당의 적극적 협력을 촉구한다”고 했다.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단식 과정에서 불거진 강성 지지층의 ‘흉기 소동’에 대해서도 윤 원내대표는 ‘의회민주주의의 위협’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같은 ‘팬덤 정치’가 극단 대결 구도를 만들면서 민주주의 붕괴로 이어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윤 원내대표는 “내 편, 내 진영만 만족시키면 되는 팬덤 정치에는 합리적 대화와 타협이 들어설 공간이 없다”며 “이대로 가면 머지않아 우리 의회민주주의는 종언을 고하고 말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것이 어느 한 정당만의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의회민주주의 복원이라는 거시적 시각에서 팬덤정치의 폐해를 살피고 여야가 지혜를 모아 해결책을 찾아나가자”고 했다.

윤 원내대표는 “언제부터인가 본회의장에서도 상임위 회의장에서도 욕설과 막말을 주고받는 일이 성숙한 풍경이 되고 말았다”며 “낮에는 치열하게 싸워도 저녁에는 흉금을 털어놓고 함께 나라를 걱정했다는 선배 의원님들의 그 시절이 그리울 정도”라고 했다. 이어 “우리 스스로 욕설과 막말부터 자제하고 여야 소통도 늘려나가자”며 “이제부터라도 우리 국회의 정치문화를 바꿔보자”고 했다.

한편 윤 원내대표는 21대 마지막 정기국회에서 여야가 ‘정책 경쟁’을 할 것을 강조하며 8대 민생 과제를 제시했다. △사회적 약자 지원 △인구 위기 극복 △기업과 경제의 활력 제고 △좋은 일자리 창출 △부동산 시장 안정 △기후변화 대응 △국민 안전 △지방 살리기와 균형 발전 등이다. 

윤 원내대표는 “다수의 힘을 밀어붙이는 입법 폭주, 정쟁 유발용 탄핵, 특검, 국정조사와 같은 극단적 정치 행위들이 당장은 지지층의 눈길을 끌지는 몰라도 결국 우리 의회민주주의를 망가뜨리는 것”이라며 “여당과 야당이 서로 다른 정책을 갖고 경쟁하면서도 국민과 나라를 위해 일한다는 공동의 목표만큼은 잊지 않기를 그리고 대화와 타협의 노력을 멈추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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