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이종석 헌법재판관을 신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로 지명한 가운데 야당이 반발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이미 야당의 동의를 받은 인물이라며 민주당의 반대를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이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9일 논평에서 “이 후보자는 정파에 치우치지 않고 원칙을 중시하는 법관이라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라며 “지난 2018년 헌법재판관에 임명될 당시 여당이었던 민주당뿐 아니라 야당으로부터도 동의를 받아 그 능력과 도덕성은 이미 검증된 바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데도 민주당은 이 후보자가 ‘대통령의 친구’라는 이유를 들며 시작부터 부정적”이라며 “또다시 ‘아니면 말고’식 폭로나 억지 논리로 발목잡기를 하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전날(18일) 신임 헌재소장 후보자로 이종석 헌법재판관을 지명했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전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뚜렷한 소신과 해박한 법률 지식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헌법 질서 수호에 앞장서 온 분”이라며 “확고한 헌법 수호 의지와 따뜻한 인권 보호를 실현하고 우리 사회의 복잡한 이해관계를 조정, 통합하는 역할을 빈틈없이 잘할 거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즉각 이 후보자 지명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브레이크를 밟으라고 했더니 엑셀을 밟았다”며 “윤 대통령의 사전에 ‘반성’이라는 단어는 없나”라고 했다.

윤 대통령과 ‘서울대 법대 동기’라는 점은 주된 비판의 대상이 됐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대통령 친구의 절친이라는 이유로 부적격자를 사법부 수장으로 지명하고 이번에는 아예 대학교 같은 과 동기 친구를 헌재 소장으로 지명하다니 공사 구분이 되지 않는가”라고 했다.

이 후보자의 헌법재판관 임기가 11개월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로 지목했다. 헌재소장의 경우 임기가 정해지지 않아 관례상 재판관으로서 남은 임기만을 채워왔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대체 잔여가 1년밖에 남지 않은 헌재소장을 낙점한 이유가 뭔가”라며 “개인적 인연에 더해 이상민 행안부 장관 탄핵소추 사건의 주심을 맡아 기각을 결정한 것에 대한 보은인가”라고 쏘아붙였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사법부 공백’을 우려하며 민주당이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대법원장이 한 달 가까이 공석인 상황에서 헌재소장마저 궐석이 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다면 민주당은 사법부를 볼모로 삼아 대의민주주의를 왜곡한다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며 “사법 공백 기간이 길어질수록 그 피해는 국민들이 떠안게 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신상털기식 흠집 내기가 아닌 국익을 위한 생산적인 정책 검증이 이뤄질 수 있도록 야당에 협조를 요청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