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혁신위원 인선 배경 기자회견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 뉴시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혁신위원 인선 배경 기자회견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12명의 혁신위원 구성을 완료했다. 청년과 여성, 당과 관계없는 외부 인사들을 전면에 내세운 가운데 향후 60일간 국민의힘 혁신의 고삐를 당긴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참신한 인물이 없는 상황에서 혁신위가 제대로 된 성과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한 부정적 기류도 감지된다.

국민의힘은 26일 최고위원회를 열고 혁신위원 인선 등 혁신위 구성안을 의결했다. 혁신위의 명칭은 ‘국민의 뜻으로 국민과 함께 혁신위원회(국민과 함께 혁신위원회)’다. 혁신위 활동기간은 오는 12월 24일까지 60일간이다.

잡음이 터져 나왔던 혁신위원도 인선을 완료했다. 현역의원으로는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이 유일하게 참여했고, 국민의힘 동대문갑 당협위원장인 김경진 전 의원과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낸 오신환 전 의원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로 촉발된 수도권 위기론을 극복하기 위한 인선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해용 대구광역시 경제부시장도 위원으로 활동한다.

두드러진 것은 ‘여성’과 ‘청년’이다. 여성위원으로는 정선화 전주시병 당협위원장, 이소희 세종시 의원, 이젬마 경희대 국제학과 교수, 임장미 마이펫플러스 대표, 박소연 서울아산병원 소아치과 임상조교수, 최안나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 송희 전 대구 MBC 앵커 등이다. 아울러 청년위원으로 박우진 경북대 농업생명과학대학 학생회장이 이름을 올렸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세대교체를 해야 하기에 청년을 인선했다”며 “당하고 관계없는 외부 사람을 많이 배려했다”고 인선 기준을 밝혔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다양한 분야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것이 이번 인선의 주된 목적이라는 게 당의 설명이다. 호남과 충청 인사들이 합류하며 ‘지역 안배’의 모양새를 갖춘 것과 관련해 인 위원장은 “우선 실력 있고 능력 있는 사람을 뽑았다”며 “그러다 보니 아주 만족스럽게 지역 안배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 충격 없는 혁신위원 인선

일단 모양새를 갖추고 활동 채비를 마쳤지만, 혁신위에 대한 우려가 쉽게 사라질 것인지는 미지수다. 이번 위원 구성과 관련, 눈에 띌 만한 변화의 모습이 없다는 평가가 벌써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다른 성격이긴 하지만 이명박 정부 시절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김종인, 이준석을 인선했을 때 같은 충격이 없다”며 “(위원 인선에) 노력한 흔적은 보이나 국민이 이게 혁신이라고 충격을 받기엔 다소 미흡한 듯하다”고 평가했다.

이번 인선 과정에서 ‘비윤계 인사’들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은 우려의 한 축이다. 환부를 도려내야 할 혁신위가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 위원장은 “제가 쓴소리를 많이 할 것”이라고 언급했지만, 이미 김기현 대표 체제의 혁신위라는 태생적 한계에 대한 부정적 시선을 극복하기엔 충분치 않아 보인다.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앞서 혁신위원 제안을 거부한 사실을 알리며 “허수아비 혁신위원”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날 인선 된 혁신위원 중 다수가 내년 총선 출마가 점쳐지는 인물이라는 점도 논란이다. 혁신위의 논의에 공천룰이 포함될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현실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만큼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인 위원장은 “플레이어의 이야기도 듣고 다양한 의견을 들어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공천과 혁신은 교집합 같은 부분”이라며 “(인 위원장의 발언은) 혁신을 위한 공천의 방향을 고민할 순 있지만, 구체적 공천에 대해선 관심이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혁신위는 내일부터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과도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 위원장은 “(회의를) 내일 바로 개최하려 한다”며 “쓴 약, 꼭 먹어야 될 약을 조제해서 여러분이 시원하게 느낄 수 있도록 바른길을 찾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