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전두성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14일 박민 KBS 사장 취임 이후 방송 프로그램 진행자가 교체된 것과 관련해 “과거 5‧16 쿠데타처럼 군사쿠데타가 일어난 줄 알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박 사장의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그가 프로그램 편성과 관련해 편성 규약과 단체협약 위반 행위를 했다는 것이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방송 진행자나 방송 개편이 이렇게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을 듣도보도 못했다”며 “박 사장이 취임하자마자 KBS 점령 작전이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군사쿠데타를 방불케 한다. 박 사장의 취임과 동시에 ‘KBS 9시 뉴스’와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 등 시사 보도 프로그램의 앵커와 진행자는 시청자한테 인사도 못 하고 교체됐다”며 “진행자가 불법행위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런 경우가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원내대표는 “그리고 젊은 세대들한테 인기가 높았던 시사 프로그램 ‘더 라이브’는 아예 폐지했다”며 “어제(13일) KBS 9시 뉴스를 보면서 얼마나 준비 안 된 뉴스를 황당하게 하고 있는지를 보면서 어이가 없었다”고 직격했다.

이어 “박 사장 취임 첫날 보도‧시사‧교양‧라디오 총괄 책임자 5명이 물갈이돼 현재 공석인 상황이다. 박 사장 취임 첫날부터 편성 규약과 단체협약 위반 행위가 잇따르고 있다”며 “정권의 낙하산 사장이라고 오직 정권에 충실하고 KBS를 이렇게 무참하게 유린해도 괜찮다는 건가”라고 꼬집었다.

또 “도대체 박 사장은 뭐 하는 사람인지 모르겠다. 박민 KBS 사장에게 분명하게 경고한다”며 “방송은 국민의 것이지 권력의 것이 아니다. 당장은 자신의 방송 장악 시나리오가 성공하는 것 같지만 반드시 심판받을 것”이라고 했다.

홍 원내대표는 “법적‧정치적 책임은 물론 역사적 심판도 반드시 받을 것”이라며 “그것을 책임지기 싫으면 하루빨리 내려오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야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도 박 사장 비판에 가세했다. 그는 “방송 편성의 자유와 독립을 보장한 방송법과 KBS 편성 규약, 단체협약을 헌신짝 취급하며 마치 점령군처럼 방송 현장을 짓밟고 있다”며 “여권의 비판적인 목소리는 전부 차단하고 KBS를 정권의 나팔수로 바꾸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조 의원은 “이것이 정상적인 공영방송 경영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라며 “박 사장 같은 낙하산을 방지하고, 소모적인 갈등을 예방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가 방송3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한다”며 “방송3법의 조속한 공포와 시행으로 공영방송의 독립을 바로 세우는 것이 국민의 명령이라는 것을 윤 대통령은 명심하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