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을 5개월여 앞두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개 행보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의 속내는 복잡해 보인다. 왼쪽 사진은 송 전 대표가 지난달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 마련한 릴레이 농성장에서 검찰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오른쪽 사진은 조 전 장관이 지난달 16일 감찰 등 관련 항소심 4차 공판을 하기 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출석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총선을 5개월여 앞두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개 행보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의 속내는 복잡해 보인다. 왼쪽 사진은 송 전 대표가 지난달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 마련한 릴레이 농성장에서 검찰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오른쪽 사진은 조 전 장관이 지난달 16일 감찰 등 관련 항소심 4차 공판을 하기 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출석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총선을 5개월여 앞두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개 행보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의 속내는 복잡해 보인다. 지도부는 두 사람이 당 소속이 아니라며 선을 긋고 있지만, 당내 청년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비판이 나오기 때문이다. 또 국민의힘은 조 전 장관과 송 전 대표가 총선에 나오면 ‘감사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어 고민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공개 행보 늘리는 조국‧송영길… 총선 출마 시사도  

조 전 장관과 송 전 대표는 최근 라디오‧유튜브 방송에 출연하거나 북 콘서트를 개최하는 등 공개 행보를 늘리고 있다. 조 전 장관의 경우, 지난 9일 경남 양산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나고 사인회를 개최했다. 오는 29일에는 세종시에서, 다음 달 4일에는 광주광역시에서 북 콘서트를 개최할 예정이다.

조 전 장관은 내년 총선 출마를 시사하는 발언도 했다. 그는 지난 6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현행 법체계 내에서 어떤 한 사람이 자신의 소명과 해명이 전혀 받아들여지지 못했을 때, 그 사람은 비법률적 방식으로 자신을 소명하고 해명해야 될 본능이 있을 것 같다. 그러한 것이 시민의 권리라고 생각한다”며 총선 출마를 시사했다.

송 전 대표의 행보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는 지난 9일 서울 대한불교조계종총무원에서 북 콘서트를 개최했다. 앞으로도 천안‧목포‧광주‧세종 등에서도 북 콘서트를 개최할 계획이다. 

또한 송 전 대표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향한 강경한 발언도 서슴지 않고 있다. 그는 서울에서 열린 북 콘서트에서 한 장관을 향해 “내년 총선을 위해서라도 한동훈을 반드시 탄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건방진 X가 어디 있는가”, “이 어린X가 국회에 와서 검찰 선배를 조롱하고 능멸한다. 이런 X를 그대로 나둬야 되겠는가” 등 막말을 쏟아냈다.

송 전 대표 또한 내년 총선에 출마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송 전 대표는 14일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총선이)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가게 되면 여야 모두 공감대가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위성정당을 다시 만들 수는 없다”며 “그러면 전국구용 신당이 만들어질 수밖에 없고, 저 역시 이것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 민주당, 의견 ‘분분’… 국민의힘은 “감사”

두 사람의 출마설에 민주당의 의견은 분분하다. 지도부는 “민주당 소속이 아니다”라며 말을 아끼고 있지만, 당의 청년 정치인을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 내고 있기 때문이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전날(13일)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나와 “조 전 장관에 대해서는 어떠한 얘기도 직접 들어보지 못했다. 아직 출마를 확정적으로 말씀하신 것도 아니다”라며 “지금 이 상황에서 뭐라고 말씀드릴 수는 없다. 조 전 장관 개인의 판단이고 아직 우리 당에 들어오신 것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정청래 최고위원도 지난 7일 KBS ‘최강시사’에서 “조 전 장관이나 송 전 대표 같은 경우는 당원이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고, 지도부의 한 관계자도 <시사위크>와 만나 “두 분은 우리 당 소속이 아니다”라고 했다. 다만 그는 “강제로 두 사람의 출마를 막는다면 그것 또한 비민주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두 사람의 출마를 두고 당의 청년 정치인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조 전 장관과 송 전 대표가 출마할 경우 당의 외연 확장에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이다.

박성민 전 최고위원은 지난 13일 YTN ‘이슈&피플’에서 “저는 이분들을 데리고 민주당이 총선을 치르겠다고 생각을 한다면 ‘그건 총선을 망하자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조 전 장관 같은 경우에는 특히 최근에 화제의 중심에 계신다. 이분을 데리고 외연 확장을 할 수 있냐(고 묻는다면) 저는 아니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선을 그어야 될 시점이지 함께 가자 이런 메시지는 절대 나와선 안 된다고 본다”고 했다.

권지웅 전 최고위원도 지난 8일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조 전 장관께서 개인적으로 아주 과도한 수사를 받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런데 그것을 해소하기 위해서 출마한다는 것에는 민주당을 생각한다면 그러지 않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자녀 입시 비리 등으로 진보 진영 도덕성에 큰 타격을 주고, 이를 회복하기 위해 출마하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두 사람의 출마설에 국민의힘은 내심 ‘미소’를 짓고 있다. 전략적으로 봤을 때 두 사람이 총선에 출마할 경우 국민의힘에는 이득이라는 판단에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조 전 장관과 송 전 대표가 나올 경우 저희로서는 감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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