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김준우 신임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취임 기자회견을 열고 “기호 순번 1, 2번을 열 생각”이라고 밝혔다. / 정의당 제공
 정의당 김준우 신임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취임 기자회견을 열고 “기호 순번 1, 2번을 열 생각”이라고 밝혔다. / 정의당 제공

시사위크=송호영 기자  정의당 김준우 신임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취임 기자회견을 열고 “기호 순번 1, 2번을 열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김 비대위원장은 “정의당이 기존의 틀을 깨고, 새로운 체제로 2024년 총선을 치를 수 있도록 하는 임무를 맡게 되었다”며 “지난 20년 동안 진보정당을 지켜온 많은 이들을 생각하며 한발 한발 나아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김 비대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 기득권 포기 △ 진보정당 정체성 공고화 △ 혁신 방향에 대한 당원들의 발언권 확대 △ 을의 권리를 위해 싸우는 정당 △ 애정 어린 질책 수용 등 다섯 가지 과제를 수행하겠다고 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3% 봉쇄조항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다양한 진보정당, 노동조합, 제3지대 정치세력과 연합하여 다양한 정치세력이 의회에 진입할 수 있도록 선거 연합정당을 제안한다”며 “필요하다면 선거 연합정당이 정의당이라는 이름을 내려놓고 당명 개정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어 “선거 연합정당을 통해서 정의당 몫의 의석이 줄어들더라도 비례명부의 상위 순번을 과감히 포기할 각오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봉쇄조항과 관련해 정의당이 자력으로 의석 진출조차 어려울 것이란 우려에 대해 김 비대위원장은 “지난 석 달 동안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9월 7%, 10월, 11월에는 6%씩 정의당 지지율이 나와 있었다”고 일축했다.

봉쇄조항은 비례대표제에서 과도한 군소정당 난립을 막기 위해 일정 비율 이상을 득표하지 못할시 의석 배분 대상에서 제외하는 제도이다. 공직선거법 제189조 1항에 따르면,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에서 전국 유효투표 총수의 3% 이상을 득표한 정당이거나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에서 5석 이상을 차지한 정당만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받을 수 있다. 지난 21대 총선 당시 정의당은 비례대표 선거에서 9.67%를 득표해 5석을 확보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진보정당의 정체성을 공고히 하겠다”며 “한국 사회의 가장 선도적인 문제제기 집단이자 해결 능력을 보여준 진보정당의 역량을 정의당이 다시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당원들의 목소리를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공론화 방식의 당원 설문조사부터 당원 총투표까지 모든 방식을 열어놓고, 정의당의 미래를 당원들과 어울려 결정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을의 권리를 위해 싸우는 정당’에 대해서는 “노란봉투법, 방송법을 비롯하여 주요 개혁 입법이 21대 국회 내에서 반드시 마무리될 수 있도록 폭넓은 연대를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최대한 많은 시민과 유권자들의 목소리를 듣겠다. 녹색당, 민주노총, 다양한 진보 정치세력 뿐 아니라 시민사회, 학계 등의 목소리를 더 경청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분명 정의당은 어딘가 많이 부족했지만, 저처럼 평당원으로만 있던, 응원석에만 있던 ‘우리’도 같이 정의당의 미래를 책임졌으면 한다”며 “정의당에 애정 어린 질책, 사려 깊은 비판을 더 많이 부탁드리겠다”고 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준석 신당과의 연합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이준석 신당이 개혁적 보수 신당으로 잘 가기를 바란다. 보수 정당과 저희가 같이 연합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 기자회견 이후 김 비대위원장은 녹색당 당사를 찾았다. 당 지도부가 취임하면 일반적으로 집권 여당과 제1야당부터 방문하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유에 대해 “지금 그럴 때가 아니라 오히려 기후위기 또는 다양한 정치 세력이 원내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녹색당부터 방문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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