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혁신위가 내년 총선 비례대표 당선권에 청년 50%를 의무 할당하는 방안을 건의하기로 했다. 또 당이 우세를 보이는 지역구를 ‘청년 전략 지역구’로 정하고, 후보자는 공개 경쟁을 통해 선발하기로 했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 혁신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송호영 기자  국민의힘 혁신위가 내년 총선 비례대표 당선권에 청년 50%를 의무 할당하는 방안을 건의하기로 했다. 또 당이 우세를 보이는 지역구를 ‘청년 전략 지역구’로 정하고, 후보자는 공개 경쟁을 통해 선발하기로 했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모두 발언에서 “‘헬조선’이라는 말을 듣고 38선 위(북한)의 이야기가 아닌가 착각했다. 젊은이들의 취업이 얼마나 심각한가를 이번에 와서 진정으로 깊이 이해했다”며 3호 혁신안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날 혁신안은 최안나 혁신위원이 발표했다. 최 위원은 “오늘 주제, 키워드는 ‘청년은 우리의 미래다’”라며 “능력 있는 청년들이 우리 당에 오셔서 공정한 경쟁을 통해 확실한 실력을 보여주시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했다. 이날 발표된 세 안건은 △ 당선권 가능한 순번의 비례대표 청년 50% 의무화 △ 당선 우세 지역에 청년 전략 지역구를 선정 △ 전 정부 기구 및 지자체 전 위원회의 청년위원 일정 비율 참여 의무화다.

최 위원은 비례대표 당선권에 청년 50%를 할당하는 방안과 청년 전략 지역구를 설정하는 방안에 대해 “공개경쟁을 통해서 투명하고 공정하게 선발할 것”이라며 “공개 오디션 등의 방법을 채택하려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의 오디션 개최는 처음이 아니다. 국민의힘은 이준석 대표 때인 2021년부터 2022년까지 주도로 당 대변인과 부대변인을 선발하는 토론 오디션 '나는 국대다'를 개최한 바 있다. 

김경진 혁신위원은 “청년은 (국민의힘) 당헌 당규상 45세 미만으로 되어 있다. 45세 미만의 유권자가 대략 37.8%로 추정이 된다”며 “우리나라의 청년 유권자 비율에 상응하는 국회의원, 정치인이 있는 게 산술 평균적으로 적합한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청년 국회의원은 4% 남짓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세 지역 중에서 일정 지역구를 45세 이하의 청년들만 공개 경쟁을 할 수 있는 청년 공개 경쟁 특별 지역구로 선정한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20대 총선 당시 17석의 비례대표를 확보했고, 지난 21대 총선 당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영향으로 창당된 미래한국당의 경우 19석을 확보했다. 두 사례를 대입해 당선 안정권을 16석으로 상정하면, 이번 비례대표의 경우 8석이 청년에게 돌아간다.

1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병민 최고위원은 “현재 있는 선거제도 아래서 지역구에 일반 청년이 도전하고 또 거기에서 선거 공천 이후 당선에 이르는 길까지는 굉장히 험난한 과정”이라며 “원내에 진입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장치인 비례대표에서 우선적으로 등용할 수 있는 공간을 청년들에게 널리 열어주겠다는 점에 대해서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은 비례대표 문제에 대해 “당선권 50% 내에 청년들을 우선 배치하겠다는 건 저는 의결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면서도 “여성 우선추천 지역, 청년 우선추천 지역 등으로 지역구를 규정하게 됐을 때 나타나는 부작용들도 얼마든지 문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의 발언은 당 내 반발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출마 예정 지역구가 청년 우선 추천 지역으로 할당될 경우, 각 지역구에서 출마를 준비하고 있던 인사들은 경선을 거치지 못한 채 출마를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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