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오른쪽부터) 전 국민의힘 당 대표와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대표,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있다. / 뉴시스
이준석(오른쪽부터) 전 국민의힘 당 대표와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대표,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의 출판기념회에 제3지대 주요 인사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기득권 양당 정치의 폐해를 지적하며 정치 지형 변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구체적 논의가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방향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총선 전 제3지대 빅텐트 구성이 본격화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된다.

◇ 밀착한 제3지대… ‘거대 양당’ 비판 한목소리

이준석 개혁신당(가칭) 정강정책위원장과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대표 등은 9일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의 ‘퍼스트 무버 한국의 희망’ 출판기념회에 일제히 참석했다. 신당을 꾸리거나 꾸릴 예정인 이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개별적으로 연대 가능성을 열어두었던 만큼, 이번 만남은 그 자체만으로 정치적 해석을 불러일으켰다.

이 자리에서 이들은 기득권 양당 정치 타파에 한목소리를 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축사에서 “양당의 철옹성 같은 기득권 구조를 깨지 않고는 대한민국이 주저앉겠다는 절박한 위기의식을 갖고 이 자리에 우리가 모여 있다”고 했다.

이같은 공감대는 연대의 가능성으로도 이어진다. ‘정치 개혁’이라는 공통분모가 형성된 만큼, 힘을 합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금태섭 대표는 “이준석 위원장과 이낙연 전 대표가 양향자 대표를 축하하러 온 건 단순히 책을 축하하러 온 게 아니다. 대한민국이 나아갈 길을 찾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제3지대의 파급력에 집중한다. 각종 여론조사 지표상 30%에 이르는 중도층의 표심을 끌어안게 된다면 거대 양당과 견주었을 때도 밀리지 않는 싸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야가 앞다투어 제3지대 빅텐트의 중심이 될 이준석 위원장과 이낙연 전 대표의 연대를 견제하고 나선 것도 이러한 이유다. 

연대의 가능성은 열어뒀지만, 실제 움직임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총선을 단 90여 일 앞둔 상황에서 연대까지 가기엔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준석 위원장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정상적인 총선 시즌은 1월 20일경부터 공천이 시작된다”며 “그 사이에 이낙연 전 대표가 주도하는 세력이 창당을 마무리할 수 있겠나, 그래서 어떤 대화의 장을 만들 수 있겠느냐 이런 것부터 불투명하다”고 했다.

아울러 이준석 위원장과 이낙연 전 대표 간 ‘정치적 지향점’이 잘 맞춰질지도 문제다. 서로 다른 노선을 추구하는 만큼, 화학적 결합을 이뤄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바른미래당 사례도 결국 이념적 차이 때문에 갈라서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준석 위원장이 이날 기자들과 만나 “결코 바른미래당을 반복하지 않겠다”고 한 것도 이러한 우려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당초 연대에 대해 적극적 자세를 취했던 것과는 달리 두 인사는 최근 ‘속도 조절’에 들어간 모습이다. 속도에만 치우친 연대가 오히려 효과를 반감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낙연 전 대표는 앞서 개혁신당과의 연대와 관련해 “지금은 그런 논의를 먼저 꺼낼 단계는 아니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준석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결코 서두르지 않아야 한다”며 “최대한 많은 국민들의 공감을 끌어내는 과정”이라고 했다.

이준석 위원장이 ‘느슨한 연대’ 등 다양한 연대 방식을 띄운 가운데, 어떠한 연대 방식을 취할 것인지도 관심의 대상이다. 각 정당이 개별적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상황에서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방식을 찾아내긴 쉽지 않을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이낙연 전 대표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협력의 방법이 무엇이냐 하는 것은 앞으로 차차 드러날 것”이라며 “협력을 해야 한다는 원칙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