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트코코리아가 지난해 6조원이 넘는 매출액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 뉴시스
코스트코코리아가 지난해 6조원이 넘는 매출액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올해 20대 청년이 폭염과 열악한 근무여건 속에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던 코스트코코리아가 ‘매출 6조원’ 시대를 열어젖힌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미국 본사에 수천억원의 자금을 보내면서도 기부금 지출은 오히려 줄여 사회적 책임을 외면한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운 모습이다.

◇ 본사엔 2,000억원 보내고 기부금은 ‘11억원’

8월 결산법인인 코스트코코리아는 최근 제26기(2022년 9월~2023년 8월) 감사보고서를 공시했다. 이에 따르면, 코스트코코리아는 직전 사업연도 대비 9.6% 증가한 6조677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한국 시장 진출 이래 처음으로 연매출이 6조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은 1,887억원, 당기순이익은 1,416억원이다.

코스트코코리아는 이 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미국 본사에 당기순이익보다 많은 2,000억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배당성향은 141.15%에 달한다. 또한 배당 규모는 직전 사업연도의 709억원보다 3배가량 늘어난 것이기도 하다.

반면 코스트코코리아가 기부금으로 지출한 금액은 11억8,000만원에 불과했다. 이는 직전 사업연도 대비 8.1% 감소한 규모다. 사상 최대 매출액을 갈아치우며 본사에 2,000억원을 안겨주고도 가뜩이나 크지 않던 기부금 지출을 오히려 줄인 것이다.

코스트코코리아의 이 같은 모습은 올해 불거진 사망사고 파문과 맞물려 사회적 책임을 지속해서 외면한다는 지적으로 이어진다.

코스트코코리아는 지난 6월 하남점에서 주차장 내 카트관리 업무를 하던 20대 근로자가 쓰러져 숨진 바 있다. 이후 고인이 폭염과 열악한 근무여건 속에서 일해 온 점과 코스트코코리아의 관련 규정을 지키지 않은 점 등이 알려지며 파문이 확산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스트코코리아는 사과는커녕 어떠한 공식입장도 내놓지 않았고, 언론의 취재에도 응하지 않으며 침묵으로 일관했다. 또한 사후 대응에 비협조적이었다는 지적과 조민수 대표가 고인의 장례식장을 찾아 부적절한 언행을 했다는 지적 등이 제기되며 더욱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에 코스트코코리아는 지난 9월 사망사고 늑장신고로 3,000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았으며, 지난 10월에는 국회 국정감사에 불려나가 날선 질타를 받기도 했다. 또한 근로복지공단은 해당 사망사고와 관련해 이달 초 산재 인정 결정을 내렸다. 특히 이는 온열질환에 따른 사망사고에 대한 첫 산재 인정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컸다.

코스트코코리아가 사회적으로 불미스러운 논란을 일으킨 건 비단 사망사고에 그치지 않는다. 코스트코코리아는 국내 대형마트 3사와 달리 노조와 단체협약을 체결하지 않은 상태일 뿐 아니라, 교섭에 소극적으로 임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2021년엔 하남점에서 오수를 무단 방류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코스트코코리아는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의 목표는 코스트코가 책임있는 사회 구성원으로서 코스트코 사명과 윤리 준칙에 따라 올바른 방향으로의 판단과 사회적 가치를 지속적으로 실현해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이어지고 있는 일련의 행보는 이와 거리가 멀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근거자료 및 출처
코스트코코리아 ‘제26기 감사보고서’ 공시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31117000148
2023. 11. 17.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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