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트코코리아 노사의 단체교섭이 3년 넘게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시사위크
코스트코코리아 노사의 단체교섭이 3년 넘게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시사위크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올해 20대 근로자 산재사망 사건으로 거센 후폭풍에 휩싸였던 코스트코의 노사 단체교섭이 여전히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이에 노조 측에서는 파업까지 거론되고 있다. 6조원이 넘는 연매출을 기록하는 등 가파른 성장 및 확장세 속에서 갈등과 잡음 또한 꼬리에 꼬리를 무는 모습이다.

◇ 단체교섭 3년 넘게 답보, 산재사망 파문에도 태도 변화 없어

마트산업노조(마트노조) 코스트코 지회(이하 코스트코 노조)는 최근 내년 설 명절 직전 파업을 결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체교섭을 진행 중인 사측이 향후 두 달여 사이에도 진전된 모습을 보이지 않을 경우 파업에 돌입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코스트코 노조 관계자는 “파업에 나서는 것이 확정적인 건 아니고, 여러 가지 투쟁 방안 중 하나로 검토된 것”이라며 “현재는 교섭이 진행 중인 단계이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다만, 상황에 따라서는 내년 설 명절이 아닌 그 전에도 언제든 파업에 돌입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코스트코 노조는 2021년 10월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중지 결정이 내려지고,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해 쟁의행위가 가결되면서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다.

문제는 코스트코 노사의 단체교섭이 여전히 지지부진하다는 데 있다. 코스트코는 한국 시장에 1998년 상륙해 25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지만, 국내 대형마트 3사와 달리 노사관계의 가장 기본이라 할 수 있는 단체협약조차 아직 체결돼있지 않다.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은 3년 넘게 답보 상태다. 2020년 8월 노조가 출범해 같은 해 10월부터 단체교섭을 시작했지만 출발부터 갈등과 진통으로 점철된 끝에 1년여 만에 중단됐고, 이후 2년간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재개되지 못했다.

그렇게 중단됐던 교섭이 재개된 건 올해 9월이다. 지난 6월 코스트코 하남점에서 20대 근로자가 사망하면서 교섭이 재개됐다. 하지만 이후 석 달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교섭은 지지부진하기만 하다. 노조는 교섭 재개 이후 임금 인상 등에 대한 요구는 철회하고 노조활동 보장 및 안전·보건 관련 내용을 중심으로 요구안을 수정했다. 그러나 사측의 입장 및 태도엔 이렇다 할 변화가 없다는 게 노조 측 입장이다.

특히 거센 파문을 일으켰던 근로자 사망사고와 직결되는 혹서기·혹한기 대비 휴게시설 및 휴게시간 등 안전·보건 관련 사항에 대해서도 사측은 여전히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올해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했던 조민수 코스트코코리아 대표가 날선 질타를 받고 사과 및 개선의지를 밝혔음에도 실질적인 움직임은 없는 것이다.

코스트코 노조 관계자는 “교섭에 임하는 사측의 태도는 정말 단 하나도 변한 것이 없다”며 “특히 근로자 사망사고와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도 전향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코스트코는 20대 근로자가 폭염 및 열악한 근무여건 속에서 안타깝게 사망하고, 이후 산재 승인이 내려졌음에도 공식적인 사과문을 낸 적이 없다. 심지어 언론 취재에도 응하지 않으며 불통을 이어왔다.

또한 지난 사업연도에 역대 최대인 연매출 6조원을 돌파한 코스트코는 기부금은 11억원으로 오히려 전년 대비 줄이고, 미국 본사에는 당기순이익을 뛰어넘는 무려 2,000억원을 배당해 더욱 싸늘한 시선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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