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이준석 전 대표를 겨냥 ”버르장머리가 없다“, ”부모의 잘못“이라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 이 전 대표가 발끈했다. 이 전 대표는 “정치를 12년 동안 하면서 여러 가지 일로 날 선 대화를 주고받은 사람은 많지만, 부모를 끌어들여서 욕하는 건 본 적이 없다”고 쏘아붙였다.

이 전 대표는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나이 40 먹어서 당 대표를 지녔던 정치인한테 ‘준석이’라고 당 행사에 가서 지칭한다는 거 자체가 어디서 배워먹은 건지 모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이 전 대표는 인 위원장이 이 전 대표의 ‘부모’를 언급한 것에 대해 “소위 젊은 사람들이 이걸 ‘패드립’이라 그런다”고 직격했다.

<오마이뉴스> 단독 보도에 따르면, 인 위원장은 지난 26일 충남 태안군 소원면 만리포해수욕장에 위치한 한 연수원에서 국민의힘 서산·태안당원협의회가 주최한 ‘청년 및 당원 혁신 트레이닝’에서 이 같은 발언을 했다. 

인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준석이가 버르장머리가 없지만 그래도 끌어안는 통합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한국은 온돌방 문화와 아랫목 교육을 통해 도덕을 배우게 되는 데 준석이는 도덕이 없다”며 “그것은 준석이 잘못이 아닌 부모의 잘못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즉각 페이스북에 “정치하는데 부모 욕을 박는 사람은 처음 본다”며 “패드립이 혁신인가”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이날 라디오에서 “제가 아는 한 인 위원장과 문화가 닿아 있는 것 중 한국에서도 그렇고 좁혀 들어가서 순천에도 이런 문화가 없다”며 “저도 미국에 살아봤지만 미국에서도 제 생각에는 어머니, 아버지 이야기하면서 남을 비난하면 좋은 평가를 못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 위원장의 발언에 당내에서도 부적절했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이런 일은 벌어지지 말았어야 된다는 안타까운 생각을 한다”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개인을 비판하기 위해 부모를 끌어들이는 것은 선을 넘은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건 가족 명예에 대한 모욕”이라며 “사과하는 게 저는 옳다고 본다”고 했다.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갑 당협위원장도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 전 대표가 정치권에서는 상대적으로 젊어서 그렇지만 한 달 있으면 마흔”이라며 “나름대로 존재감이 큰 정치인이고 국민의힘 전직 당 대표까지 했는데 ‘준석이가 도덕이 없다’, ‘부모님이 잘못 키운 것 같다’는 너무도 존중이 없는 K꼰대스러운 발언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