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지난 2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혁신위원회 10차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지난 2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혁신위원회 10차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국민의힘 지도부와 혁신위원회의 갈등이 고조되는 형국이다. 혁신위가 전날 지도부·친윤·중진 의원들의 불출마 혹은 험지 출마 압박 권고안을 공식 제안하겠다고 하면서다. 사실상 혁신위의 ‘최후통첩’에도 불구하고 당내에서는 김기현 체제 ‘안정’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여기에 더해 일부 혁신위원회가 ‘시간 끌기용 혁신위’ 발언에 반발하며 사퇴했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혼란은 가중되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혁신위는 전날(23일) 불출마 권고안을 두고 격론을 벌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김경진 혁신위원은 전날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불출마 권고안을) 오늘 혁신 안건으로 의결해서 최고위원회에 송부할 것인지 아니면 다음 주에 송부할 것인지를 가지고 위원들 사이에 뜨거운 토론이 있었다”며 “결론은 일단 한주의 시간을 더 드리고 다음 주에 정식으로 최고위로 송부하자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러한 혁신위원회의 결정이 일종의 ‘최후통첩’이라고 평가했다. 그간 당 혁신위원회의 여러 차례 ‘권고’에도 불구하고 지도부는 물론 중진 의원들까지 사실상 거부 의사를 내비치자 혁신위의 인내심도 한계에 다다른 것이란 설명이다. 김근식 전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은 전날 YTN ‘나이트포커스’에 출연해 “혁신위와 김 대표의 기싸움은 이제는 제로섬 게임으로 돌입했다고 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러한 전망은 최근 김 대표의 행보와 맞물려 더욱 증폭되고 있다. 앞서 국민의힘은 전날 전국위원회를 열고 김재원 전 최고위원의 사퇴로 공석이 된 최고위원직에 김석기 의원(경북 경주)을 선출했다. 영남 출신인 김 의원이 최고위원직을 맡게 된 것 자체가 김 대표의 체제를 공고히 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4명이 사퇴하면 비대위로 전환이 되는 당헌·당규를 원천 봉쇄하는 효과를 냈다.

김 대표가 오는 25일 울산에서 의정보고회를 여는 것과 관련해서도 정치권에서는 불출마·험지출마 요구를 일축한 것 아니냐는 시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여기에 당내에서는 김 대표를 지지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용 의원은 전날(23일)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김기현 대표 체제로 똘똘 뭉쳐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안팎에서 횡행하는 ‘비대위 전환설’을 일축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혁신위는 내부 갈등에도 직면했다. 앞서 <시사저널>은 전날 박소연·이젬마·임장미 등 혁신위원은 전날 혁신위 회의 후 사퇴 의사를 전했다고 단독 보도했다. 김경진 혁신위원으로부터 ‘혁신위는 김기현 지도부 체제 유지를 위한 시간 끌기용’이라는 발언을 들었다고 전했다.

김 위원은 24일 기자들에게 메시지를 통해 “사실관계 확인 중”이라며 “인 위원장은 사의 표명을 들은 사실이 없다고 한다”고 했다. 다만 이준석 전 대표는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지루한 협상 끝에 아마 일정이 확정됐다고 본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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