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벨트호벤 반도체장비 생산기업인 ASML 본사에서 빌럼(왼쪽 두번째) 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과 클린룸을 시찰하며 크리스토프 푸케(왼쪽 세번째) ASML 최고사업책임자의 설명을 경청하고 있다. (공동취재) / 뉴시스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벨트호벤 반도체장비 생산기업인 ASML 본사에서 빌럼(왼쪽 두번째) 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과 클린룸을 시찰하며 크리스토프 푸케(왼쪽 세번째) ASML 최고사업책임자의 설명을 경청하고 있다. (공동취재)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방문의 주요 과제 중 하나로 ‘반도체 협력’을 꼽았다. 네덜란드 방문 첫 공식 일정인 동포 간담회에서도 윤 대통령은 반도체 분야를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라고 언급했다. 이러한 의지는 한국과 네덜란드 간 ‘반도체 동맹’을 명문화하기로 하면서 구체화 된 모습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12일(현지시간) 암스테르담에 마련된 프레스센터 현지 브리핑에서 “한-네덜란드 정상 간 공동성명에 긴밀한 협의를 거쳐 ‘반도체 동맹’이라는 용어를 기입해 넣었다”고 밝혔다. 정부 차원에서 공동성명 문안에 반도체 동맹을 명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윤 대통령은 13일 마르크 뤼터 총리와 정상회담에서 해당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반도체 동맹’은 반도체 분야에서 양국 간 기술 격차를 유지하고, 공급망 위기를 함께 돌파하는 관계를 의미한다. 가치를 기반으로 사이버·안보 분야 등에서 협력을 추진하듯 첨단 기술과 경제 안보 이익에 밀접한 반도체 분야에서도 심도 있는 협력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정부는 반도체 동맹 관계를 통해 위기 상황시 즉각적이고 효율적인 반도체 공급망 위기 극복 시나리오를 집행할 수 있다는 점을 기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반도체 공급망을 안정시키겠다는 구상이다. 구체적으로 양국은 경제·안보·산업 분야에서 양자 협의체를 신설하기로 했다. 아울러 핵심품목 공급망 협력 양해각서(MOU)를 바탕으로 한 공급망 협의체도 구성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빌렘-알렉산더 네덜란드 국왕과 함께 벨트호벤에 위치한 ASML 본사를 방문해 양국 기업간 반도체 협력에 힘을 실었다. ASML은 초미세 공정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독점 공급하는 만큼, 우리나라 기업들의 반도체 생산에 매우 중요한 기업으로 꼽힌다. 이번 윤 대통령의 방문을 계기로 반도체 협력이 강화되면서 장비 공급이 수월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ASML은 삼성전자와 1조원을 공동 투자해 한국에 ‘차세대 반도체 제조 기술 R&D 센터’를 건립하기로 하고, SK하이닉스와는 EUV용 수소가스 재활용 기술을 공동 개발하는 내용의 MOU를 체결했다. 아울러 양국은 ‘첨단 반도체 아카데미 신설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로 하면서 반도체 인력 양성에도 힘을 합치겠다는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ASML 본사를 방문한 자리에서 “ASML, ASM 등 이 자리에 참석해 주신 반도체의 기업들도 한국에 생산, R&D, 인재 양성을 위한 시설을 새로 건설하는 등 투자에 동참하고 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아울러 “세계 반도체 산업을 끌고 갈 미래 세대를 양국이 함께 키워낸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크다”며 “한국과 네덜란드의 반도체 동맹이 더욱 굳건해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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