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가 13일(현지시간) 헤이그 총리실 중앙홀에서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 뉴시스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가 13일(현지시간) 헤이그 총리실 중앙홀에서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3박 5일간의 네덜란드 국빈 방문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번 순방을 계기로 한국과 네덜란드는 ‘반도체 동맹’을 명문화하며 ‘반도체 초격차’라는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적 연대를 구축하게 됐다. 비단 반도체 분야뿐만 아니라 원전·해상풍력 등 무탄소 에너지 분야, 물류 분야 등 산업 전반의 협력을 강화하게 됐다.

◇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연대 평가

14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번 순방을 계기로 양국 정부·기관·기업 간에 체결된 문서는 양해각서(MOU) 30건, 투자의향서(LOI) 1건, 계약 1건 등 총 32건이다. 그중 반도체 분야에서 ASML과 삼성전자·SK하이닉스 간 MOU를 포함해 총 6건 문서가 체결됐다.

반도체 분야는 이번 순방의 핵심 성과다. 윤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반도체 동맹’을 명문화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공동기자회견에서 “그동안 한국과 네덜란드의 반도체에 관한 관계가 긴밀한 협력 관계였다고 하면 이번 방문을 계기로 협력 관계를 동맹 관계로 끌어올렸다”고 평가했다.

반도체 동맹은 양국이 반도체 초격차를 목표로 정부, 기업, 대학이 기술·인력·공급망을 아우르는 반도체 전 산업 영역에 걸쳐 강력한 연대를 구축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양국 외교당국은 연례 경제안보대화를 신설하기로 했다. 산업 당국 간에는 반도체 정책 조율을 위한 반도체 대화를 신설한다. 

대통령실은 이번 반도체 동맹을 통해 △기술경쟁 △인재양성 △공급망 안정성 등 세 가지 측면에서 기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박춘섭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이날 암스테르담에 마련된 프레스센터 현지 브리핑에서 “ASML과 삼성전자가 공동으로 설립 운영하게 될 ‘차세대 반도체 제조기술 R&D 센터’는 3nm를 넘어 2nm를 향하는 초미세화 공정 경쟁에서 우리 기업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교두보가 마련됐다”고 했다.

아울러 “네덜란드 산학연과 첨단 반도체 아카데미 협력은 그동안 국내에서는 접근이 어려웠던 노광공정을 중심으로 우리 반도체 교육의 질적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며 “양국 정부 간 반도체 협력채널을 신설하고 핵심품목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기로 함에 따라 미국, 일본, 영국에 이어 네덜란드로 연결되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연대가 완성되는 의미가 있다”고 했다.

반도체 분야의 협력뿐만 아니라 원전·해상풍력 등 무탄소 에너지 분야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탄소중립을 공동의 목표로 두고 원전건설·운영,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 원전 연료 등 원전 전 주기에 걸친 협력을 구체화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해상 풍력, 수소 분야에서 정부, 기업, 연구기관 간 협력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정부 간 ‘원전협력’, ‘무탄소에너지 협력’ 등을 포함한 총 다섯 건의 양해각서(MOU)가 이번 방문을 계기로 체결됐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한-네덜란드 비즈니스 포럼에서 “오늘 체결된 원전협력 MOU를 기반으로 세계 최고 시공 경쟁력을 갖춘 한국 기업이 네덜란드 신규 원전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해 나가겠다”고 했다. 해상 풍력·수소 분야에 대해서도 정부의 적극 지원을 약속했다.

물류 분야에서는 부산항만공사와 로테르담항만공사 간의 ‘콜드체인 물류센터 구축 투자의향서(LOI)’ 등 3건의 문서가 체결됐다. 이를 통한 한국 기업의 물류비용 절감 효과를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향후 로테르담항과 부산신항, 물류기업 간 지속적 협력을 위한 정부의 적극 지원도 약속했다. 국빈 초청에 대한 답례로 진행된 ‘순방 답례 문화행사’를 끝으로 네덜란드에서의 공식 일정을 마무리 한 윤 대통령은 15일 오전 공군 1호기 편으로 귀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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