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오는 11일부터 15일까지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다. 이번 국빈 방문에서 윤 대통령은 반도체 협력을 통한 글로벌 공급망 회복력 강화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오는 11일부터 15일까지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다. 이번 국빈 방문에서 윤 대통령은 반도체 협력을 통한 글로벌 공급망 회복력 강화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네덜란드 국빈 방문 예정인 윤석열 대통령이 한국과 네덜란드 간 ‘반도체 협력’에 방점을 찍었다. 이번 방문을 통해 반도체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고, 인재 양성 및 공동 연구개발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이번 방문에서 반도체 초미세 공정에 필요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생산 업체인 ASML ‘클린룸’도 둘러볼 예정이다.

◇ 반도체 대화체 신설 등 협력 방안 모색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오는 11일부터 15일까지 3박 5일간 일정으로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다. 이번 국빈 방문은 빌렘-알렉산더 네덜란드 국왕 초청으로 이뤄진 것으로 1961년 한-네덜란드 수교 이후 처음이다. 

오는 11일 암스테르담에 도착하는 윤 대통령은 가장 먼저 동포 만찬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12일에는 암스테르담에서 공식 환영식, 전쟁기념비 헌화, 국왕 내외와의 친교 오찬, 국빈 만찬 등의 일정을 소화한다. 13일에는 헤이그로 이동해 상·하원의장 합동 면담 및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단독 회담 등을 갖는다. 이어 헤이그에 위치한 이준 열사 기념관을 방문한 뒤 암스테르담으로 돌아와 참전용사 간담회 등을 소화할 계획이다.

이번 국빈 방문과 관련해 대통령실은 한국-네덜란드 간 ‘반도체 동맹 구축’을 첫 번째 목표로 꼽았다. 박춘섭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전날(7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네덜란드는 반도체 설계·제조 장비 등 주요 반도체 밸류체인마다 다양한 기업들이 포진해 있는 세계적 반도체 강국”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론 이번 순방을 통해 △반도체 대화체 신설 △양해각서(MOU) 체결 △공동사업 발굴 협의 등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회복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정부, 기업, 대학을 아우르는 반도체 동맹을 구축하기 위한 방안을 집중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순방의 핵심 중 하나는 윤 대통령이 직접 반도체 장비 생산 기업인 ASML 본사를 방문한다는 점이다. ASML은 반도체 초미세 공정에 필요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생산하는 전 세계 유일의 기업이다. 반도체 생산의 안정성을 꾀하기 위해선 빼놓을 수 없는 기업이다. 이렇다 보니 윤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장비 안정성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외국 정상으로서는 처음으로 ‘클린룸’을 둘러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윤 대통령이 취임 이후 방한한 피터 베닝크 ASML 회장을 두 차례 만나 한국에 대한 투자 확대를 당부하는 등 반도체 협력에 대한 심도있는 대화를 나눈 만큼, 이를 계기로 협력 강화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우리 정부로서는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 전략의 일환으로 화성에 조성 중인 반도체 클러스토 조성과 관련해서도 이번 방문이 나름대로 힌트와 통찰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뤼터 총리와의 회담 및 업무 오찬에서도 이와 관련한 논의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김 차장은 “네덜란드의 첨단장비와 한국의 첨단 제조 역량을 결합해 반도체 가치사슬상 상호보완성을 극대화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러한 노력들은 국제사회의 지정학적 갈등과 경제 안보 위기 속 우리 반도체 기업들에 대한 장비 안정성을 제고하고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회복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동맹 구축 외에도 한-네덜란드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심화하는 것도 이번 순방의 주된 목표다. 앞서 양국은 지난해 11월 뤼터 총리의 공식 방한을 계기로 양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한 바 있다. 김 차장은 “앞으로 만들어 나갈 한국과 네덜란드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는 가치의 연대에 기반한 안보협력, 그리고 첨단기술 연대에 기반한 경제 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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