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를 두고 여야가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지도부 및 의원들이 16일 오후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정치테러 은폐수사 규탄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를 두고 여야가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지도부 및 의원들이 16일 오후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정치테러 은폐수사 규탄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를 두고 여야가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은 경찰 수사의 부실함을 지적하며 ‘전면 재수사’를 촉구했고, 국민의힘은 이러한 민주당의 비판을 ‘음모론’이라며 맞받았다.

민주당은 16일 오후 국회에서 '경찰이 피습 사건에 대한 은폐‧축소 수사를 했다'며 규탄대회를 열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규탄대회에서 피의자의 신상과 변명문 등을 공개할 것을 경찰에 요구했다.

그는 “이 사건은 명백한 정치적 테러”라며 “중대 범죄자의 신상과 변명문을 공개하고, 이 사람의 모든 사회적 커리어(경력), 통화기록, 인터넷 검색기록, 사회적 관계망 등 모든 사실을 한 점 의혹 없이 경찰 당국은 반드시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찰은 더 이상 은폐‧축소로 제2의 정치 테러를 야기하거나 우리 사회를 음모론과 혼란으로 끌어가는 것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며 “이후의 사태는 명백하게 정부‧여당과 경찰 수사당국에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경고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경찰이 피습 현장을 물청소해 증거 인멸을 했다는 비판도 이어갔다. 전현희 정치테러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대책위 회의에서 “사건 진상 규명이 안 되고 실체가 안 밝혀진 상태에서 사건 현장을 보존하지 않고 출혈 현장을 경찰서장 지시로 청소했다”며 “명백한 증거 인멸”이라고 지적했다.

또 “야당 대표에 대한 끔찍한 암살 미수 사건에 대해 정부와 수사 당국의 수사 은폐 의혹 증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며 “축소‧왜곡하려는 주최가 총리실과 수사당국, 정부 기관”이라고 주장했다. 총리실 산하 대테러종합상황실이 이 대표가 습격을 받은 당시 ‘1cm 열상으로 경상’, ‘출혈량 적은 상태’ 등의 내용을 전파하며 사건을 축소시켰다는 것이다.

대책위 위원인 류삼영 전 총경은 “피의자의 신상 공개를 요구한다”며 “만약 피의자 신상이 공개되면 전 국민이 피의자의 그동안 정치적 행태나 행적을 샅샅이 확인할 수 있기에 실체적 진실을 밝혀내는 데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당내 친명계(친이재명계) 의원들도 이러한 목소리에 힘을 싣고 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누가‧왜 찔렀는지, 총리실 산하 대테러종합상황실은 왜 그런 문자를 보냈는지, 왜 물청소를 했는지 (공개하라)”며 “범인 신상‧당적‧8쪽짜리 변명문을 즉각 공개하라”고 압박했다. 

양의원영 의원도 “‘이 대표 정치 테러’가 발생한 지 벌써 2주가 흘렀다”며 “그러나 관련된 자료는 아직 하나도 공개되지 않고, 왜 공개되지 않는지도 밝히지 않고 있다. 이는 국민의 알 권리를 정면으로 침해한 것”이라고 했다.

◇ 국민의힘 “민주당의 음모론”

하지만 국민의힘은 이러한 민주당의 주장을 음모론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이 제기하는 문제들에 대한 내용을 수사기관에서 해명했다는 것이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에서 문제 제기하는 내용들 몇 가지가 있는데, 수사기관에서 해명했고 또 해명이 충분히 이해되는 내용들”이라며 “지금 경찰이 절대다수 의석을 가진 제1야당 대표 관련 사건 수사를 미진하게 해서 그 후과를 어떻게 감당하겠나”라고 강조했다.

윤 원내대표는 “경찰이 수사를 미진하게 할 이유도 없고 은폐할 이유도 없다. 백주대낮에 일어난 사건을 국민들이 다 지켜보고 계시고 야당이 얼마나 매의 눈으로 보겠는가”라며 “수사기관이 그걸 감출 수도 없고 수사를 미진하게 할 이유도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민주당이 당내 문제라든지 여러 국민적 우려나 국민적 비판에 대한 출구전략으로 음모론을 계속 얘기하고 있지 않느냐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도 “음모론을 먹고 사는 정당이 어떻게 공당일 수 있겠나”라고 일갈했다. 그는 전날(15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이 대표의 피습 사건과 관련해서 희한한 음모론들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며 “일종의 이 상황을 출구 전략으로 이용하려고 하는 것 같다. 지지자들을 결집시키고 위기에서 탈출하려는 비이성적 음모론을 그만두시길 요청드린다”고 촉구했다.

한 위원장은 “어떻게 보면 자기 당에서 탈출구를 만들기 위해서 충실히 임무를 수행하는 경찰 공무원과 의사들, 공직자들을 욕보이는 행동”이라며 “어떤 걸 상상하는 건지 제가 묻고 싶다. 총리실 고발도 얘기하던데, 이 얘기를 총선용으로 계속 끌고 가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고 직격했다.

한편 이러한 민주당의 공세가 총선을 앞두고 중도층 민심을 잡는 데 불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성호 전 건국대 행정대학원장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은 계속 특검과 국정조사 얘기를 하는 상황”이라며 “(이번 상황이) 중도층에게 안 좋게 비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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