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수입 자동차 시장에서 최고 인기 세그먼트는 준대형급(E세그먼트)의 ‘비즈니스 세단’이다. 이에 수입차 업계 1·2위를 다투는 BMW는 지난해 10월, 메르세데스-벤츠는 올해 1월, 각각 준대형 세단의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을 선보였다. 그러나 한때 ‘독3사(독일차 3개 브랜드)’로 불리던 아우디는 A6 모델을 약 5년째 큰 변화 없이 판매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뒤처지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현재 국내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아우디 A6는 2019년 10월말 국내 시장에 투입된 8세대 풀체인지 모델이다. 당시 아우디 코리아 측의 설명에 따르면 아우디 A6는 2003년 국내 시장에 출시된 후 누적 판매대수가 7만6,000대 이상에 달하는 베스트셀링 카로 알려졌다.

이후 8세대 아우디 A6가 본격적으로 판매되기 시작한 2020년부터 연간 판매량을 살펴보면 △2020년 1만1,612대 △2021년 1만2,274대 △2022년 8,229대 △2023년 7,902대 등으로 집계됐다. 국내 시장에 처음 출시된 2003년부터 지난해 연말까지 누적 판매대수는 10만대 이상에 달한다.

그러나 2021년 이후 2년 연속 하락세다. 지난해의 경우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수입차 대부분의 판매량이 감소했다. 다만 시장 경기가 얼어붙은 것 외에도 아우디 측이 A6의 상품성 개선 모델을 선보이지 않은 점도 부진한 성적에 일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2020년 10월 5일 BMW는 7세대 5시리즈의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F/L) 모델을 국내에 투입했다. 이어 같은 달 13일 벤츠에서도 10세대 E-클래스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선보였다. 공교롭게 아우디가 A6를 출시하고 약 1년이 흐른 후 경쟁사들이 자사 준대형 세단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출시한 꼴이다.

경쟁자들이 상품성을 개선한 모델로 돌아왔음에도 아우디 A6의 판매량은 2021년까지 준수했다. 그러나 2022년 들어 판매량이 1만대 밑으로 추락했다. 이어 지난해는 8,000대 벽까지 깨졌다.

반면 2022년 경쟁 모델인 벤츠 E클래스(10세대)는 2만8,318대가 팔렸고, BMW 5시리즈(7세대)도 2만1,166대가 판매되며 두 차종의 판매량은 전년(2021년) 대비 증가했다. 이어 BMW는 지난해 10월 전 세계에서 한국에 가장 먼저 8세대 5시리즈를 투입한 덕에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았음에도 5시리즈의 판매량을 전년 대비 소폭 끌어올렸다.

경쟁자는 날개를 펴고 날아오르고 있는데, 아우디 A6는 난관에 봉착한 모습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는 렉서스 준대형 세단 ES 모델이 7,839대 판매되면서 수입차 베스트셀링카 5위에 이름을 올렸다. 렉서스 ES와 아우디 A6의 판매량 차이는 단 63대에 불과하다. 올해는 판매량이 역전될 가능성도 적지 않아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 아우디 코리아는 A6의 상품성 개선 모델을 연내 투입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아우디 코리아 관계자는 “올해 안에 A6의 상품성 개선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지만, 아직 출시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아우디 A6도 아닌 ‘상품성 개선 모델’로 최근 세대 변경을 거친 신차 ‘BMW 8세대 5시리즈’ 및 ‘벤츠 11세대 E클래스’와 경쟁을 해야 하는 만큼 힘겨운 한 해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아우디 A6가 올해 판매량을 끌어올려 브랜드의 성장에 이바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