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판매량 12위… 전년 대비 –93%, 감소율 업계 최고
전시장 40개, 전시장 평균 약 4.5대 판매… 딜러사 울상
임현기 사장 ‘책임론’ 확산… 폭스바겐그룹코리아 결정에 관심

임현기 폭스바겐그룹코리아 아우디 부문 사장(사진)은 지난 2022년 7월부터 사장 임기를 시작했다. 그러나 1년 6개월 기간 동안 판매량 회복은 고사하고 2022년과 2023년 연이은 역성장을 기록했다. 또 올해 1월에는 최근 3년 월간 판매 실적 최저치를 경신해 그의 경영 능력에 물음표가 따라 붙고 있다. / 아우디코리아
임현기 폭스바겐그룹코리아 아우디 부문 사장(사진)은 지난 2022년 7월부터 사장 임기를 시작했다. 그러나 1년 6개월 기간 동안 판매량 회복은 고사하고 2022년과 2023년 연이은 역성장을 기록했다. 또 올해 1월에는 최근 3년 월간 판매 실적 최저치를 경신해 그의 경영 능력에 물음표가 따라 붙고 있다. / 아우디코리아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아우디코리아의 지난달 국내 시장 신차 판매대수가 179대로 집계됐다. 아우디는 최근 3년간 국내 시장에서 월 평균 1,000∼2,000대쯤 판매를 이어오며 업계 3인자 자리를 지켰으나 최근 부진한 실적을 연이어 기록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임현기 아우디코리아 사장의 경영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으며, 대표이사 교체설까지 피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발표한 1월 수입 승용차 등록자료에 따르면 아우디는 지난달 179대를 판매해 업계 12위까지 내려앉았다. 전년 동월(2023년 1월) 대비 92.7% 감소한 실적이다. 그간 월간 판매량이 업계 3∼4위를 오가며 상위권에서 맴돌던 것에 비하면 사뭇 다른 모습이다. 아우디 바로 뒤에는 177대를 판매한 혼다가 위치한다.

아우디의 부진은 올해 1월 국내 수입차 시장 실적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점도 일부 고려해야 하지만, 전년 동월 대비 판매량 감소율이 업계 최고를 기록한 점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특히 지난달 판매 실적은 최근 3년 동안 아우디가 기록한 월간 판매실적 최저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디젤게이트 사태로 아우디의 차량 판매가 정상적이지 않았던 2017년부터 이 여파가 이어진 2019년까지 실적을 제외하고, 최근 3년 월간 판매 실적을 살펴본 결과 이전까지 최저 판매 성적은 ‘2021년 5월 229대’다. 그나마 이 당시 부진한 실적은 2021년 4월말쯤 아우디 독일 본사에서 아우디코리아 측에 ‘A4·A7 외에 전 차종 출고 중단’ 요청에 따른 것으로, 외부 요인이 존재했다.

다만 올해 1월 판매 부진의 영향은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는다. 업계 일각에서는 아우디의 이번 저조한 실적에 대해 “독일의 본사 차원에서 한국 시장에 물량 배정을 최소화하는 등 투자를 줄인 영향”이라는 얘기까지 퍼져나가고 있다. 한국 시장이 크지 않아 예전 디젤게이트 이전만큼 물량을 배정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더불어 ‘아우디코리아의 무분별한 할인 프로모션 전략’에 대한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실제로 아우디는 들쭉날쭉한 프로모션으로 인해 월별 신차 판매 가격이 오락가락하는 것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는 결국 차량을 구매한 소비자가 중고로 되팔 때 제값을 받지 못하는 상황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는데 , 아우디가 1월 할인 프로모션을 최소화하자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아우디 신차를 ‘제값주고 사지 않는’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아우디 A6의 판매량이 2년 연속 감소했다. 현재 국내에 판매 중인 아우디 A6는 지난 2019년 10월 국내 시장에 출시된 8세대 모델로, 약 5년 동안 부분변경도 거치지 않아 경쟁 모델 대비 상품성이 뒤처진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이에 아우디 코리아는 올해 A6의 상품성 개선 모델을 투입할 계획이다. / 아우디
아우디 A6의 판매량이 2년 연속 감소했다. 현재 국내에 판매 중인 아우디 A6는 지난 2019년 10월 국내 시장에 출시된 8세대 모델로, 약 5년 동안 부분변경도 거치지 않아 경쟁 모델 대비 상품성이 뒤처진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이에 아우디 코리아는 올해 A6의 상품성 개선 모델을 투입할 계획이다. / 아우디

여기에 아우디의 핵심 볼륨 모델인 A6가 경쟁사의 동급 모델에 비해 상품성 및 경쟁력이 떨어지는 점도 부진한 실적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BMW와 메르세데스-벤츠는 각각 자사 준대형 세단을 완전변경(풀체인지)한 모델로 바꿔 판매를 개시했다.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한 아우디의 판매 부진은 단순히 아우디코리아의 실적 감소뿐만 아니라 아우디 차량을 판매하는 딜러사들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점이 더 큰 문제로 지적된다. 현재 아우디 신차 전시장은 전국에 40개가 존재한다. 지난달 전시장당 평균 4∼5대를 판매한 셈이다.

아우디의 딜러사인 고진모터스나 코오롱아우토 등에서 딜러사별 월간 판매량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명확히 집계할 수는 없으나, 특정 전시장에 판매량이 집중돼 있을 경우를 고려하면 일부 전시장은 지난달 차량을 단 1대도 팔지 못했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실제로 아우디의 국내 최대 딜러사인 고진모터스는 지난해 아우디의 판매 부진으로 인해 실적에 타격을 입었고 재무구조에 악영향을 끼쳐 청주전시장을 폐점했다. 이어 올해 초 전남 순천전시장을 폐점하는 것으로 확정됐으며, 목포·천안·수원전시장도 정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우디의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임현기 아우디코리아 사장의 ‘책임론’이 거론되고 있다. 2022년 7월부터 사장 임기를 시작한 임 사장은 당시 아우디코리아 최초의 ‘한국인 사장’이면서 동시에 ‘브랜드 첫 여성 리더’라는 타이틀을 달고 등장했다. 본사 차원에서는 임 사장이 한국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시장을 잘 공략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임 사장은 1년 6개월 동안 이렇다 할 경영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오히려 파트너인 딜러사와 갈등을 키운 CEO로 평가돼 그가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는 형국이다.

이러한 여론이 형성되는 이유로는 최근 폭스바겐그룹코리아(VWGK)에서는 틸 셰어 대표이사가 폭스바겐 부문 사장까지 겸임할 것이라고 발표하며 폭스바겐코리아 사장 교체 카드를 빼들었기 때문이다. 그룹 차원에서 실적이 부진한 아우디코리아의 임 사장을 경질하고 새로운 대표를 선임하거나, 틸 셰어 대표가 두 브랜드를 모두 총괄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다만 아우디코리아 관계자는 “임 사장의 경질과 관련해서는 들은 바 없으며, 신차가 없는 상황에서도 지난해 1만7,000대 이상 판매를 한 점은 유의미한 성적”이라고 말했다.

향후 임 사장 거취와 관련해 폭스바겐그룹코리아 및 아우디코리아의 결정에 관심이 쏠린다.

 

근거자료 및 출처
아우디 1월 판매실적
2024. 2. 6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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