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오전 국회 사랑재에서 2024년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오전 국회 사랑재에서 2024년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4‧10 총선’을 70일 남겨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신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대표는 30여 분의 모두발언에서 윤석열 정부를 향한 비판을 쏟아냄과 동시에 기후 위기 대처 및 AI 투자‧남북 핫라인 복원‧출생 기본소득 등 대한민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도 제시했다. 이는 ‘정권 심판론’을 부각시키는 것과 함께 민주당이 줄곧 강조해 오던 ‘남북 협력’, ‘복지’ 등을 총선에서 국민들에게 호소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 “민생‧전쟁‧저출생‧민주주의 위기”

이 대표는 3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민생경제 △전쟁 △저출생(인구) △민주주의 위기 등 대한민국이 ‘4대 위기’에 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권의 독단과 무능으로 대한민국이 무너지고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지난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1.4% 기록한 것을 두고 ‘역대급 위기’라고 언급하며, 윤석열 정부의 초부자 감세 기조가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정부는) 초부자 감세로 경제가 성장할 것이라며, 있지도 않은 이른바 ‘낙수효과’를 내세웠지만 현실은 어떤가”라며 “성장은커녕 막대한 세수 결손만 초래했다. 또한 물가가 오르자 기업의 팔을 비틀고 이자가 부담되자 은행의 팔을 잡아당겼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대로 하는 일이 없는데 제대로 되는 일이 있겠는가”라며 “민생은 고사 직전이고 경제는 심각한 침체다. 먹고사는 문제를 등한시한 윤석열 정권 2년의 적나라한 성적표”라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북한의 연이은 도발에 대해서는 윤석열 대통령과 북한을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이러다 정말 전쟁나는 것 아닌가’라는 국민의 불안과 공포가 광범하게 퍼지고 있다”며 “국민이 전쟁을 걱정하는 상황은 정상이 아니다. 윤 대통령이 취임 시 밝힌 ‘담대한 구상’은 결국 온 국민의 머리 위에 놓인 ‘거대한 시한폭탄’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평화를 구축하고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며 “만에 하나 북풍 사건, 총풍 사건처럼 정략적 이익을 위해 국민생명을 담보로 전쟁게임을 시도하는 것이라면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했다.

저출생 위기에 대해선 지난 2006년부터 약 380조원의 예산을 투입하고도 문제가 개선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그는 “지금 국가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며 “윤석열 정권은 노동시간 연장을 시도하고 노동자의 비극적 죽음을 부르는 위험한 노동환경에 눈 감고 있다”고 직격했다. 이는 정부가 지난해 추진한 근로시간 개편을 겨냥한 것이다. 

또 “윤석열 정권의 권력남용으로 법치주의와 삼권분립, 언론자유와 시민참여 같은 우리 사회를 지탱하던 기본 시스템이 무너졌다”며 “정치와 민주주의의 기본인 대화와 타협, 공존과 존중은 실종됐다. 상생의 정치는 사라지고 상대를 제거하고 죽이겠다는 적대와 전쟁만 남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대한민국 문제 해결 위한 이재명의 ‘3가지 제안’

이 대표는 현재 대한민국의 문제를 진단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기후 위기 대처 및 AI 투자 △남북 핫라인 복원 △출생 기본소득 등 3가지 방안을 제안했다.

우선 경제 위기 해법으로 첨단 미래 산업과 기초과학에 대한 투자를 제시했다. 그는 “중소·중견기업의 기술경쟁력을 강화하고 신사업 진출 등 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지원도 필수적”이라며 “지금은 어느 때보다 R&D(연구개발) 투자를 늘려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전쟁 위기 극복을 위해선 ‘남북 핫라인 복원’을 우선 조건으로 내걸었다. 남북 관계가 얼어붙은 상황에서도 대화를 멈춰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저출생 위기 해결을 위해 ‘출생기본소득’도 제안했다. 이는 대학 등록금을 포함해 교육비를 정부가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단계적으로 사립대학교의 등록금 부담을 국‧공립대학교 수준으로 낮추고 장기적으로 대학교 교육비 부담도 무상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러한 정책에는 재원 마련 방안이 문제인 만큼 ‘범국민 저출생 대화 기구’를 구성할 것을 요구했다.

이 대표는 ‘4‧10 총선’에 대해 “무너져가는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는 마지막 기회”라며 “국민이 이뤄온 민생과 민주주의, 평화를 다시 일으켜 세우고 지속 가능한 대한민국을 다시 만드는 날이 돼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이 대표는 민주당의 총선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취재진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이번 선거가 민주당에 매우 어려운 선거라 생각한다”며 “목표는 1당이 되는 것이고 최대로 목표치를 올린다면 151석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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