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이 56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에 ‘인적 쇄신’ 바람이 불고있다. 하지만 이와 함께 공천을 둘러싼 잡음도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사진은 이재명 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소상공인연합회에서 열린 소상공인 정책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4‧10 총선’이 56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에 ‘인적 쇄신’ 바람이 불고있다. 하지만 이와 함께 공천을 둘러싼 잡음도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사진은 이재명 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소상공인연합회에서 열린 소상공인 정책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4‧10 총선’이 56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에 ‘인적 쇄신’ 바람이 불지 정치권의 관심이 쏠린다. 인적 쇄신 움직임은 이재명 대표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새 술은 새 부대에”라고 적으면서 가시화됐다.

이 대표는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인적 쇄신 의지를 다졌다. 그는 “민주당이 국민의 희망이 되겠다”며 “뼈를 깎는 심정으로 우리 안의 과거를 극복해 가겠다. 단결과 통합을 통해서 민주당의 역량을 하나로 묶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떡잎은 참으로 귀하다. 그러나 떡잎이 져야 새순이 자란다”며 “새 가지가 또 다른 새 가지를 위해서 양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장강의 물은 뒷물결이 앞 물결을 밀어낸다. 국민께 새로운 희망을 드리는 총선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는 당내 중진 의원들과 출마를 준비하는 이른바 올드보이 인사들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도 전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대표는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치 쇄신 의지가 강하다”며 “소위 말하는 올드보이 청산에 대한 의지도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러한 인적 쇄신 바람의 일례로 이 대표는 최근 당의 중진인 인재근 의원과 총선 불출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인 문학진 전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불출마를 권유했다고 한다.

이 핵심 관계자는 “이 대표가 문 전 의원 등과 통화한 사실은 맞다”며 “이 대표가 통화한 취지는 선배‧중진급 후보자들이 새로운 후배들에게 정치입문의 길을 터달라는 당부의 취지였다”고 전했다.

인 의원도 이 대표와 논의한 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주의자 김근태상 시상식’ 후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정권의 심판과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22대 총선 불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인 의원은 민주화 운동의 대부로 알려진 고(故) 김근태(GT) 전 민주통합당(더불어민주당 전신) 상임고문의 배우자다. 그는 김 전 상임고문이 지난 2011년 타계한 후 서울 도봉갑에서 세 번 연속 당선됐다.

인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하며 “윤석열 정권 2년 동안 대한민국은 후퇴하고 있다”며 “민생‧민주주의‧대한민국이 파탄 공화국이 되고 있다. 윤석열 정권 심판은 국민의 절대명령”이라고 강조했다. 또 민주당 지도부를 향해 “당에 대한 국민의 평가가 달라져야 한다”며 “국민 눈높이에 맞는 당의 혁신과 국민 보시기에 합당한 통합 공천을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 ‘공천 잡음’ 시작된 민주당

하지만 이러한 인적 쇄신 바람 속에서 ‘공천 잡음’도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문학진 전 의원이 이 대표와 통화한 후 “이 대표가 불출마할 것을 종용했다”며 공개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문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표가) ‘친위부대’를 꽂으려다 보니 비선에서 무리수를 둔 것이고 누가 봐도 납득할 수 없는 수치를 조작한 것”이라며 “70년 전통의 공당인 민주당에서 가장 중요한 절차인 공천과 관련해 이런 초현실적인 작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당이 지금이라도 혼미한 상태에서 깨어나길 바란다”고 적었다.

이는 이 대표가 문 전 의원과 통화를 하면서 해당 지역구 여론조사를 언급한 적이 있는데, 이 여론조사가 조작됐다는 취지의 주장이다. 문 전 의원이 출마를 준비하는 곳은 경기도 광주시을로 친명계(친이재명계)인 안태준 당 대표 특보가 도전장을 낸 곳이다. 광주을은 임종성 전 민주당 의원의 지역구로 임 전 의원이 최근 의원직을 상실하면서 전략공천지로 분류되기도 했다.

이러한 문 전 의원의 주장에 이 대표는 “당의 공식 조사 결과”라며 반박했다. 그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그분(문 전 의원)이 아마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셔서 그런지 좀 과민하게 반응하시는 것 같다”며 “그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인재근 의원도 당내 공천 과정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그는 ‘지금 당 상황이 통합 공천과는 거리가 멀다고 보나’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런 측면이 있다”고 답했다. 또 ‘윤석열 정부 탄생 책임론’ 중심에 서 있는 임종석 전 비서실장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안고 가야 한다고 했다.

다만 인 의원은 도봉갑에 출마할 것으로 알려진 김남근 변호사에 대해선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이 대표가 영입한 인사이기도 하다.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이종걸 전 의원은 당 지도부와 공천관리위원회에 공정한 경선 관리를 요청했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공관위는 공정한 경선에 매진해 주시고, 당 지도부는 민주당의 철학과 정체성을 잃지 말길 당부드린다”며 “저는 민주당이 원칙과 상식에 의거해 공정한 경선을 진행하고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대표가 자신에게 전화해 불출마를 요청했다는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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