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기요가 최근 대대적인 앱 개편을 단행했다. / 요기요
요기요가 최근 대대적인 앱 개편을 단행했다. / 요기요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배달앱 ‘요기요’가 대대적인 변화를 단행했다. 사용자 인터페이스(UI)와 사용자 경험(UX)을 전면 개편한 것이다. 이 같은 변화는 ‘쿠팡이츠’의 거침없는 행보로 업계 내 입지가 흔들리고, 연이은 수장 교체로 내부적으로도 뒤숭숭한 상황 속에서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요기요가 이번 변화를 통해 어떤 효과를 얻게 될지 주목된다.

◇ 인터페이스 확 바꾸고 AI 도입까지… 쿠팡이츠 추격 뿌리칠까

요기요는 설 명절연휴 직후 대대적인 개편을 실시했다. 2020년 1월 이후 4년 만에 단행한 큰 변화다. 이번 개편의 핵심 콘셉트는 ‘나를 가장 잘 아는 앱’이다. 이를 기반으로 UI는 물론 UX도 전면 개편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변화는 전반적인 화면 배치와 디자인이다. 우선, 메인 화면 최상단에 위치했던 광고 배너 대신 주문 현황이나 진행 중인 할인 이벤트, 기상 상황 등을 알리는 배너가 자리 잡았다. 이와 함께 전반적으로 간결하고 직관적인 디자인으로 변해 모든 메뉴가 한눈에 들어온다. 

서비스 측면에선 AI 기술 도입이 눈길을 끈다. AI를 기반으로 과거 주문 이력과 이용 패턴, 할인 이벤트, 트렌드 등을 반영해 각각의 소비자 특성에 맞는 음식점을 추천해주는 기능을 새롭게 선보였다. 이는 수많은 음식점 및 메뉴 속에서 선택에 어려움을 겪어왔던 소비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기능이다. 요기요는 이러한 AI기반 개인화 추천 서비스 기능을 정교화 과정을 통해 순차적으로 업데이트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요기요의 이 같은 대대적인 변화는 안팎으로 흔들리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승부수’로 풀이된다.

배달앱 업계 2위 자리를 공고히 지켜왔던 요기요는 후발주자인 ‘쿠팡이츠’의 거센 추격으로 지난해 말부터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배달앱 평가 지표 중 하나인 모바일인덱스의 월간활성사용자수(MAU)의 요기요와 쿠팡이츠 간 격차는 두 달 연속 100만명 이내로 좁혀졌다. 또한 일간활성사용자수(DAU)는 쿠팡이츠가 사상 처음으로 앞서기도 했다.

쿠팡이츠의 이러한 행보는 ‘모기업 효과’가 원동력으로 꼽힌다. 쿠팡 멤버십 회원에게 쿠팡이츠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연계 서비스가 큰 효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쿠팡의 거침없는 성장세와 보유 중인 멤버십 회원 규모 등을 고려하면, 쿠팡이츠의 공세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한편으론 요기요 내부 상황도 뒤숭숭하다. 지난해 11월 서성원 전 대표가 취임 1년 반 만에 돌연 사의를 표하고 물러나더니 그의 뒤를 이은 이정환 전 대표도 지난달 취임 두 달 만에 떠났다. 또한 연이은 대표 교체 배경으로 주주 간 갈등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가뜩이나 업계 전반의 정체된 성장과 업계 내 입지 위협으로 위기에 직면한 시기에 내부적으로도 상당한 진통과 혼란을 겪은 것이다.

관건은 요기요의 전면 개편이 얼마나 효과를 발휘하느냐다. 다만, 이번 앱 개편 정도로는 그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우선, 이번 개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AI 기반의 개인화 추천 기능은 경쟁앱들이 이미 운영 중인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배달의민족’은 각 고객의 주문 및 앱 사용 이력과 거리  등을 반영한 ‘맞춤 맛집’을, 쿠팡이츠도 ‘이츠 추천 맛집’을 운영 중이다. 

오히려 요기요의 AI 추천 맛집은 광고와 연계돼있다는 점에서 신뢰도에 물음표가 붙는다. 요기요의 AI 추천 맛집에 포함되기 위해선 입점 매장이 별도의 광고상품을 이용해야 한다. 이때 비용은 주문이 이뤄졌을 때에만 부과되고, 음식 주문금액을 기준으로 10~40% 중 이용료율을 선택할 수 있다. 

문제는 이용료율을 높게 설정할수록 구매 확률이 높은 고객에게 먼저 노출된다는 점이다. 또한 배달의민족이나 쿠팡이츠의 경우 추천 기능을 별도의 코너에서 메뉴를 가리지 않고 운영 중인 반면, 요기요는 각 메뉴 카테고리별로 AI 추천 맛집이 가장 상위에 배치돼있다. 

즉, 해당 광고상품을 이용하면서 이용료율을 높게 설정할수록 더 많이 노출될 가능성 또한 높아진다. 이는 주문 수와 매출 등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다. 반면, 해당 광고상품을 이용하지 않거나 이용료율을 낮게 설정할 경우, 소비자가 아무리 선호하는 매장이라 해도 가장 좋은 자리에 배치돼있는 AI 추천 맛집에 나타나지 않거나 덜 나타날 수 있다.

요기요는 이번 AI 추천 기능 도입을 ‘고객 중심’ 차원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그 이면엔 광고상품 성격도 짙은 셈이다.

이 뿐 아니다. 배달의민족이 지난해 10월부터 시범운영에 돌입한 AI 기반 개인화 추천 기능은 이보다 훨씬 앞서있다. 배달의민족은 오픈AI의 생성형 AI GPT-4 기술을 기반으로 리뷰들을 분석해 특정 키워드에 따른 추천을 제공하는 기능을 도입했다. 예를 들어, ‘아이와 함께’ 같은 키워드를 입력하면 이를 바탕으로 리뷰들을 분석해 메뉴를 추천해주는 것이다. 현재는 서울 송파구에서만 시범 운영 중인데, 향후 운영 지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한편으론, 배달앱의 경쟁력을 형성하는 가장 큰 요소가 비용부담 완화와 충분한 배달인력 확보를 통한 원활한 서비스에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대대적인 앱 개편만으로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현 상황을 타개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대대적인 변화를 단행한 요기요가 업계 2위 자리를 지켜내며 재도약에 나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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