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국내 배달앱 업계는 2위 자리를 둘러싼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 뉴시스
2024년 국내 배달앱 업계는 2위 자리를 둘러싼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치열한 경쟁이 이어지고 있는 국내 배달앱 업계에서 예사롭지 않은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후발주자로서 업계 3위에 위치해왔던 쿠팡이츠가 업계 2위 요기요를 턱밑까지 추격한 것이다. 거침없이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쿠팡을 등에 업은 쿠팡이츠가 마침내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을지, GS리테일을 모기업으로 둔 요기요가 반격과 함께 2위 수성에 성공할지 배달앱 업계의 2024년이 주목된다.

◇ 확 좁혀진 MAU 격차… 2024년, 누가 웃을까

지난 10여 년간 가파르게 성장하며 우리의 사회상을 크게 바꿔놓기까지 한 국내 배달앱 시장은 우아한형제들의 ‘배달의민족’과 위대한상상의 ‘요기요’, 그리고 쿠팡이츠서비스의 ‘쿠팡이츠’가 1·2·3위에 위치하며 3파전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그밖에도 각 지역별 공공배달앱과 ‘위메프오’, ‘땡겨요’ 등도 배달앱 사업을 영위 중이지만, 아직까진 존재감이 크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예사롭지 않은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후발주자인 업계 3위 쿠팡이츠가 돋보이는 성과를 내면서 2위 요기요를 턱밑까지 추격한 것이다.

빅데이터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쿠팡이츠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519만1,378명을 기록했다. 이는 직전인 지난해 11월 대비 12.8%, 전년도 12월 대비 35% 증가한 수치다. MAU는 배달앱 업계 특성상 성과나 순위 등을 판단하는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지만, 상당히 중요한 지표 중 하나로 여겨진다.

반면, 요기요의 지난해 12월 MAU는 583만442명으로, 직전인 지난해 11월보단 2.4% 증가했으나 전년 12월보단 15.6% 감소했다.

이에 따라 요기요와 쿠팡이츠의 격차도 크게 좁혀졌다. 지난해 12월 MAU 차이는 63만9,064명에 불과하다. 한때 400만명 이상 벌어지기도 했던 것과 비교해보면 상당히 큰 변화다.

두 배달앱의 흐름도 뚜렷하게 대비된다. 쿠팡이츠는 지난해 초만 해도 MAU 감소세가 두드러진 바 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며 마지막 12월에 모처럼 500만명을 회복했다. 그에 반해 요기요는 MAU 흐름이 전반적으로 둔화되면서 쿠팡이츠와의 격차가 눈에 띄게 좁혀져왔다. 업계 1위 배달의민족이 여전히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 중인 가운데, 2·3위간 격차는 희미해지고 있는 모습이다.

쿠팡이츠의 이 같은 약진은 ‘모기업 효과’로 풀이된다. 쿠팡이츠는 지난해 4월을 기해 쿠팡의 구독서비스인 ‘로켓와우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할인혜택을 제공하는 연계에 나선 바 있다. 쿠팡이츠의 뚜렷한 상승세는 바로 이때를 기점으로 시작됐다.

쿠팡이 지닌 존재감과 위상을 고려하면, 쿠팡이츠의 상승세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유통업계 전반을 뒤흔들며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쿠팡은 로켓와우 멤버십 회원이 현재 1,100만명에 이른다. 또한 로켓와우 멤버십 회원들에겐 쿠팡이츠 할인혜택 뿐 아니라 OTT서비스인 ‘쿠팡플레이’도 무료로 제공되고 있다. 쿠팡플레이는 다양한 콘텐츠는 물론 대형 스포츠이벤트 개최로 OTT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중이다. 

이렇듯 쿠팡 및 쿠팡플레이와의 연계를 통해 경쟁 배달앱과 차별화를 꾀하는 한편, 보다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점은 쿠팡이츠의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이는 MAU 증가를 통해 입증되고 있기도 하다.

물론 요기요가 쿠팡이츠의 추격을 마냥 지켜만 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요기요는 지난해 5월 배달앱 업계 최초의 구독서비스인 ‘요기패스X’를 선보인데 이어 11월에는 가격을 반값으로 깎는 강수를 둔 바 있다. 이러한 변화 이후 구독서비스 회원과 주문이 크게 늘었다는 게 요기요 측 설명이다.

또한 요기요 역시 GS그룹 계열사인 GS리테일을 든든한 모기업으로 두고 있다. GS리테일이 확보하고 있는 1만6,000여개 이상의 GS25 편의점과 300여개 이상의 GS더프레시 슈퍼마켓은 경쟁사가 갖지 못한 요기요만의 중요한 기반이다. 실제 요기요는 이를 바탕으로 ‘요편의점’과 ‘요마트’ 서비스를 운영 중이며, 향후 더 많은 협업 가능성도 열려 있다.

이처럼 배달앱 업계 2위 자리를 둘러싼 요기요와 쿠팡이츠의 맞대결은 올해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후발주자인 쿠팡이츠가 마침내 업계 2위 자리를 꿰차며 2024년을 ‘지각변동의 원년’으로 장식할 수 있을지, 요기요가 또 다시 쿠팡이츠의 도전을 뿌리치고 2위 수성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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