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츠의 일간활성이용자수(DAU)가 요기요를 처음으로 추월했다. / 뉴시스
쿠팡이츠의 일간활성이용자수(DAU)가 요기요를 처음으로 추월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국내 배달앱 업계가 연초부터 예사롭지 않은 흐름을 보이며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후발주자로서 업계 2위 ‘요기요’를 거세게 추격해왔던 ‘쿠팡이츠’가 핵심 지표에서 첫 추월에 성공한 것이다. 배달앱 업계의 지각변동이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안팎으로 뒤숭숭한 요기요의 고심이 깊어지게 됐다.

◇ 2위 올라선 쿠팡이츠… 배달앱 업계 지각변동 본격화 

우리의 일상을 크게 바꿔놓으며 가파르게 성장해온 배달앱 시장은 3파전 구도를 형성해왔다. 압도적 1위 ‘배달의민족’와 2위 요기요가 오랜 세월 경쟁하며 업계를 주도해온 가운데, 후발주차 쿠팡이츠의 가세로 한층 치열한 양상이 펼쳐진 것이다. 그밖에도 신한은행의 ‘땡겨요’를 비롯해 각 지역별 공공배달앱도 존재하지만, 업계 내 입지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이 같은 배달앱 3사는 그동안 각종 할인 및 프로모션, 그리고 여러 운영정책 등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쳐왔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 순위만큼은 공고하게 유지되는 모습이었다.

그런데 최근 배달앱 업계에 지각변동이 본격화하고 있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의 집계에 따르면, 쿠팡이츠는 일간활성이용자수(DAU)가 85만5,934명을 기록하며 82만7,901명을 기록한 요기요를 제치고 배달앱 업계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쿠팡이츠가 활성이용자수 지표에서 요기요를 앞지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하루만 반짝한 것도 아니다. 쿠팡이츠는 21일과 22일에도 요기요를 제치고 DAU 2위 자리를 사수했다. 특히 21일엔 쿠팡이츠가 83만2,384명, 요기요가 71만6,646명의 DAU를 기록하며 격차가 10만명 이상 벌어지기까지 했다.

활성이용자수는 일정 기간 동안 앱을 한 번이라도 실행시킨 이용자를 의미하며 집계기간에 따라 크게 DAU와 월간활성이용자수(MAU)로 나뉜다. 

물론 DAU와 MAU가 배달앱의 성과를 판단하는 절대적인 지표인 것은 아니다. 앱을 실행시켰으나 주문하지 않은 경우나 한 이용자가 여러 차례 주문한 경우 등 세부적이고 실질적인 상황까지 반영되진 않기 때문이다. 다만, DAU와 MAU는 그 특성상 업계 점유율 등을 산출하기 쉽지 않은 앱 기반 서비스 업계에서 전반적인 입지 및 흐름을 파악하는 중요한 지표로 꼽힌다. 또한 DAU와 MAU는 대체로 해당 앱의 매출규모 등 실적과도 일맥상통하는 양상을 보이곤 한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건 흐름이다. 쿠팡이츠는 지난해 12월 요기요와의 MAU 격차를 63만9,064명까지 좁히며 턱밑까지 추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새해 들어 곧장 DAU를 처음으로 추월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에 따라 1월 MAU 역시 추월에 성공할 가능성에도 상당한 무게가 실린다.

공고했던 배달앱 업계 순위에 지각변동을 몰고 온 요인으로는 쿠팡이츠가 선보인 쿠팡 멤버십과의 연계 할인 정책이 지목된다. 쿠팡이츠는 지난해 4월부터 특정 지역의 쿠팡 ‘로켓와우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할인혜택을 제공했으며, 지난해 11월부터는 이를 전국으로 확대했다. 쿠팡 멤버십 회원 입장에선 추가적인 구독서비스 가입이나 비용 지출 없이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요기요 역시 이에 맞서 구독서비스 가격을 반값으로 할인하는 강수를 두기도 했다. 하지만 1,100만명에 달하는 멤버십 회원을 거느리고 있는 쿠팡을 등에 업은 쿠팡이츠의 기세를 꺾진 못한 모습이다.

더욱이 요기요는 최근 안팎으로 뒤숭숭한 상황에 놓여있다. 지난해 11월 서성원 전 대표가 취임한지 1년 반 만에 돌연 물러나면서 주주 간 갈등설이 그 배경으로 지목된데 이어 최근엔 이정환 대표마저 취임 두 달 만에 사임설에 휩싸인 것이다. 이런 가운데, 연초부터 쿠팡이츠에게 추월까지 허용하면서 요기요 앞에 켜진 ‘빨간불’이 한층 더 선명해지게 됐다.

반면, 쿠팡이츠의 거침없는 행보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앞서도 업계 내 입지 확대를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왔던 쿠팡이츠는 쿠팡 멤버십과의 연계라는 가장 확실한 방법을 찾게 됐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더욱 적극적인 공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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