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야권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의 비례대표 후보 선정 과정이 혼란스러운 가운데, 비례대표 후보군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사진은 윤영덕, 백승아 공동대표가 지난 5일 오전 국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해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범야권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의 비례대표 후보 선정 과정이 혼란스러운 가운데, 비례대표 후보군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사진은 윤영덕, 백승아 공동대표가 지난 5일 오전 국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해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범야권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에 추천할 비례대표 후보자 20인을 공개하면서 야권 비례대표 후보군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하지만 후보 추천 과정이 매끄럽지만은 않았다. 시민사회 몫으로 추천된 후보 중 한 명인 전지예 금융정의연대 운영위원이 ‘반미 논란’에 휩싸이자 후보직을 사퇴했기 때문이다. 이에 더불어민주연합은 시민사회 측에 다른 후보를 추천할 것인지 다른 판단을 할 것인지에 대해 결정해 줄 것을 요청한 상태이다.

◇ 민주당, 비례 후보 20인 추천

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회에서 비례대표 추천 분과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성환 의원은 12일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비례대표 후보군 20명을 더불어민주연합에 추천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연합은 총 30인의 비례 후보를 내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 중 민주당은 20인의 후보를 내기로 돼 있다. 당선 안정권인 비례 순번 20번 이내에 10명의 후보를, 예비후보 격인 21번부터 30번까지 10명의 후보를 배치하기로 한 것이다.

당선권인 1그룹엔 남녀 각각 5명씩 포함됐다. 우선 여성 후보로는 민주당의 영입 인재이자 전국 교사노조가 추천한 백승아 전 교사가 추천됐다. 백 전 교사는 현재 더불어민주연합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또한 소상공인 몫에 오세희 전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이, 문화예술계 몫으로 강유정 강남대 교수가 추천 받았다.

아울러 전략 지역으로 분류된 대구‧경북 몫에는 임미애 경북도당위원장이 추천을 받았고, 고재순 전 노무현재단 사무총장도 비례 후보에 포함됐다.

1그룹 남성 후보에는 △위성락 전 주러시아 대사(외교‧안보 몫) △영입 인재인 임광현 전 국세청 차장‧김준한 전 국정원 차장 △박홍배 한국노총 전국금융산업노조 위원장(한국노총 추천) △정을호 전 민주당 총무국장(당직자 몫) 등이 포함됐다.

예비후보 격인 2그룹에도 남녀 후보가 각각 5명씩 추천됐다. 이들은 비례 순번 21번에서 30번 사이에 배정된다.

여성 후보의 경우 곽은미 민주당 국제국 국장, 백혜숙 민주당 농어민위원회 부위원장, 전예현 우석대 대학원 객원교수, 허소영 전 강원도의회 의원, 강경윤 민주당 여성국 국장 등이 추천을 받았다.

남성 후보는 조원희 민주당 경북도당 농어민위원장, 서승만 코미디언, 서재헌 대구시당 청년위원장, 최영승 전 대한법무사협회장, 송창욱 전 청와대 제도개혁비서관 등이다. 

다만 최종 순번 결정은 더불어민주연합에서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발표된 대로 비례대표 순번이 배치되는 건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럴 가능성이 높긴 하다”면서도 “최종 판단은 더불어민주연합에서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과 함께 비례위성정당에 참여하는 새진보연합과 진보당, 시민사회는 이미 후보를 선정해 더불어민주연합에 추천한 바 있다. 새진보연합과 진보당 몫은 3석이고, 시민사회 측에 배정된 몫은 4석이다.

더불어민주연합은 오는 13일부터 후보자들에 대한 서류‧면접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윤영덕 더불어민주연합 공동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서류 접수가 오늘까지 완료됐기 때문에 서류 검증 작업을 거쳐서 내일부터 서류 심사를 진행 한다”며 “면접 심사는 오는 14일에 진행한다”고 말했다.

◇ ‘반미 논란’ 전지예, 비례 후보 사퇴

이러한 가운데 더불어민주연합에 비례 후보를 추천하는 과정에서 일부 혼란도 있었다. 국민후보 오디션을 통해 시민사회 몫으로 추천된 전지예 금융정의연대 운영위원이 이른바 ‘반미 논란’으로 후보직을 사퇴한 것이다.

전 위원이 비례 후보로 결정될 경우, 더불어민주연합 비례 1번에 배정될 예정이었다. 국민후보를 비례 순번 1번에 배정하고 여성을 우선 배치한다는 원칙 때문이다. 하지만 전 위원이 과거 ‘겨레하나’에서 활동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됐다. 겨레하나는 한미연합훈련 반대 시위 등을 하는 반미 단체로 알려졌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민주당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재명 대표는 전날 충남 천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부적으로 이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논의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정치는 현실의 장이기 때문에 국민 눈높이에 맞는 합리적 의사결정, 합리적 인선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 위원은 논란이 커지자 이날 입장문을 내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오늘 더불어민주연합 비례후보로 등록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시민사회 측에 전달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국민후보 경선에 도전하게 된 것은 불평등 해소와 소외계층, 약자를 위한 후보를 선발한다는 것 때문이었다. 청년이 주도하는 정치,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를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저의 도전으로 22대 국회가 세대 다양성 국회, 젊은 국회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리고 정말 뜻밖의 결과로 1등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 위원은 “그러나 국민후보 오디션이 끝나자마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한미연합훈련 반대, 주한미군 철수를 외치던 단체 대표 출신’, ‘노골적인 종북 인사’라며 사실과 다른 주장으로 국민경선의 취지를 폄훼했다”며 “낡은 색깔론을 꺼내 들어 청년의 도전을 왜곡하는 국민의힘에 분노한다. 정말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22대 총선은 반드시 윤석열 정권 심판 총선이 돼야 한다. 민주진보시민사회의 연합정치 성과가 훼손되지 않길 바란다”며 “저는 윤석열 정권 심판을 바라는 국민들께 일말의 걱정이나 우려를 끼치고 싶지 않다. 국민후보를 사퇴한다”고 했다.

전 위원의 사퇴로 시민사회 추천 몫 1석이 공석이 됐다. 이에 더불어민주연합은 우선 시민사회 측의 설명을 듣겠다는 입장이다. 윤 공동대표는 “오늘 언론 보도에 따르면 국민후보로 추천된 한 분이 후보 사퇴를 하셨다”며 “추천한 시민사회 측의 최종적인 의사들을 확인해서 시민사회가 추가로 (후보를) 추천할 것인지 아니면 다른 판단을 할 것인지를 결정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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