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홍영표-설훈 의원과 김종민 새로운미래 공동대표와 박영순 의원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공동기자회견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종민, 홍영표, 설훈, 박영순 의원. /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홍영표-설훈 의원과 김종민 새로운미래 공동대표와 박영순 의원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공동기자회견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종민, 홍영표, 설훈, 박영순 의원. / 뉴시스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제에 반발하며 탈당한 현역 의원 4명이 ‘진짜 민주당’을 만들겠다며 ‘민주연대’ 출범을 공식화했다. 여기에 더해 조국 대표가 이끄는 조국혁신당까지 지지율에서 선전하면서 야권은 세 갈래로 갈라지는 형국이 됐다.

◇ 민주연대 띄운 ‘탈당파 4인’

민주당의 공천 관리에 반발하며 전날 탈당을 선언한 홍영표 의원을 포함해 설훈 의원, 새로운미래의 김종민‧박영순 의원은 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연대 결성을 공식화했다.

이들은 제왕적 대통령제와 제왕적 당 대표를 끊어내겠다며 ‘진짜 민주당’으로 김대중‧노무현의 정신과 다당제 민주주의의 꿈을 실현해 내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4월 10일 총선에서 반드시 윤석열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국민의 열망이 크다. 그런데 지금 국민은 윤석열 정권 심판이 물거품이 될지도 모른다며 불안해하고 계시다”며 “심판에 앞장서야 할 민주당이 우리가 알던 그 민주당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가족 방탄 이슈는 이 대표의 본인 방탄으로 상쇄됐다. 범죄혐의자를 옹호하고 방탄한 이재명의 민주당이 윤석열 검찰 독재를 가능하게 한 것”이라며 “지금의 민주당은 ‘이재명 당’”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진짜 민주 세력, 정치개혁을 추구하는 세력이 모두 함께할 수 있는 민주연대 결성을 추진하겠다”며 “새로운미래를 포함해 윤석열 심판, 이재명 방탄 청산을 바라는 모든 분들과 힘을 합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새로운미래와 논의를 통해 내주까지 공식 출범하겠다고 설명했다. ‘4‧10 총선’까지 34일밖에 남지 않은 만큼 홍 의원과 설 의원이 새로운미래에 입당한 후 민주연대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홍 의원은 기자회견 후 취재진과 만나 “새로운미래라는 당이 만들어져 있다”며 “우리가 각자 선거를 하는 것보다는 정당의 형태로 국민에게 우리가 하고자 하는 것을 말씀드리는 게 좋은 것 같다”고 밝혔다. 

홍 의원과 설 의원이 새로운미래에 합류하면 당명을 교체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김 의원은 “당명도 바꾸는 게 필요하다는 제안이 있다. ‘민주연대’나 ‘새로운민주당’ 등 여러 의견이 있다”며 “만약 (기존대로) 새로운미래로 가면 당 안에서 민주연대 추진위원회를 만들어서 취지를 살리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민주당 내에서는 민주연대 추진에 큰 위기감을 느끼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정부 심판’을 위해 지지층이 분열하는 선택은 하지 않을 것이란 판단이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시사위크>와 만나 “윤석열 정부를 심판한다는 점에서 민주 세력을 지지하는 어떤 분들도 (민주당을)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분열 가능성에 대해선 “그럴 일이야 있겠는가”라며 선을 그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지난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 더불어민주당 당대표회의실에서 공개 접견을 마친 후 당대표실로 이동하고 있다. /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지난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 더불어민주당 당대표회의실에서 공개 접견을 마친 후 당대표실로 이동하고 있다. / 뉴시스

◇ ‘지민비조’ 외치는 조국당… 민주당 ‘견제’

민주연대와 반대로 민주당 내에선 조국혁신당에 대해 견제하고 있는 분위기다. 조국혁신당이 지지율 면에서 선전하는 배경에 민주당 중심의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의 표를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국혁신당은 ‘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혁신당(지민비조)’이라는 구호를 내걸고 당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전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1대1은 국민의힘과 야권 단일 후보가 경쟁하는 것이다. 대부분 민주당이 될 것”이라며 “(이재명 대표가) ‘윤석열 정권 심판해서 같이 승리해야죠’라는 말씀을 하셨기 때문에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는 데 있어서 라인업을 보시고 ‘야무지다, 괜찮다’고 생각하는 곳을 선택해 주시면 된다”고 했다.

이러한 전략을 구사하는 상황에서 조국혁신당의 지지율도 선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발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로 조국혁신당을 선택하겠다는 응답은 4%를 기록하면서, 국민의힘(35%)과 민주당(31%)의 뒤를 이었다. 또한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에서 조국혁신당을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14%였다. 이 또한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28%)와 더불어민주연합(17%)의 뒤를 이었다.

이에 김성환 민주당 의원은 조국혁신당에 대한 견제구를 날렸다. 그는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비례 선거에서는 경쟁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일반 주민들이 최대한 민주당이 참여하고 있는 더불어민주연합을 투표하실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캠페인을 해야 한다”며 “그건 선의의 경쟁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보여진다”고 강조했다. 또 ‘민주당에 표를 몰아주는 ‘몰빵’ 쪽‘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당연히 민주당 몰빵을 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민주당 내 현역 의원들 사이에서는 조국혁신당을 돕겠다는 의원들이 나오고 있다. 전날 공천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김한정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내가 10여 년  전 남양주시장에 출마할 때 조국 (대표)은 나의 후원회장을 맡아 주었다. 이제는 내가 갚아야 할 때”라며 조국혁신당의 지원을 시사했다.

한편 조국혁신당이 선전하는 것에 대해 민주당의 공천 논란이 영향을 줬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의 공천 상황에 실망한 지지자들이 조국혁신당으로 지지를 옮겼다는 것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민주당 공천 상황에 실망한 강성지지층이 조국혁신당으로 옮겨갔을 수도 있고, 이재명 대표를 지지하지 않았던 친문(친문재인) 세력들도 옮겨갔을 수 있다”고 해석했다.

기사에 나온 여론조사는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사흘간 만 18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른 것으로,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조사로 이뤄졌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17.2%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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