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까지 455조원 AI 경제 효과 창출 목표...
목표 달성 위해선 '데이터 3법' 통과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정부는 지난 17일 '인공지능(AI) 국가전략'을 발표했다./ 뉴시스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의 발전으로 인해 산업과 사회 전반의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세계 주요 선진국들은 이미 글로벌 AI 주도권을 선점하고 AI를 이용한 기술 발전에 매진하고 있다. AI 분야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요구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정부도 ‘AI 선진국’으로 나아가기 위해 국가적 차원의 전략을 수립했다.

지난 17일 개최된 ‘제 53회 국무회의’에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를 비롯한 전 부처가 참여해 ‘AI 국가전략’을 발표했다. 이번에 발표된 AI 국가전략은 지난 10월 28일 발표된 대통령 인공지능 기본구상을 바탕으로 구성한 경제·사회 전반 혁신 프로젝트다.

이번 전략을 통해 정부는 2030년까지 최대 455조원의 AI 경제 효과 창출, 삶의 질을 세계 10위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경쟁력 향상을 위해 AI 반도체 분야를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세계를 선도하는 AI 생태계 구축 △ AI를 가장 잘 활용하는 나라 △ 사람 중심의 AI 구현 등 3대 분야의 9대 전략과 100대 실행 과제를 마련한다.

정부가 발표한 '인공지능(AI)국가전략' 계획./ 과학기술정보통신부

◇ 세계를 선도하는 AI 생태계 구축

먼저 정부는 AI 생태계 구축을 위한 세부 전략으로 AI 인프라를  확충할 계획이다. 오는 2021년까지 양질의 데이터 자원 확충을 위해 공공데이터를 전면 개방하고 데이터 생산·유통·활용을 지원할 공공-민간 데이터 지도의 연계를 진행한다. 

또한 내년 전국 주요 거점 지역에는 거점 특성을 고려한 전국 단위의 ‘AI 거점화 전략’ 등을 수립할 계획이다. 이외 민간의 AI 개발 지원을 위한 AI 허브의 컴퓨팅자원 맞춤형 지원, 지역 산업과 AI융합을 위한 광주 AI 집적단지를 2024년까지 조성한다.

AI 기술경쟁력 확보를 위한 지원도 강화된다. AI 반도체 핵심기술 및 신개념 AI 반도체 ‘PIM’ 개발 등 AI 반도체 시장 세계 1위 달성 도약 목표를 위해 ‘차세대 지능형 반도체’ 사업에 오는 2020년부터 2029년까지 1조96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AI연구개발을 위해서는 차세대 AI 개발사업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핵심기술을 5개 이상 확보할 계획이다.

AI 생태계 구축을 위해 규제혁신과 법 제도 정비 역시 이뤄진다. 내년부터 AI 분야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 로드맵을 수립, AI 시대기본이념과 원칙, 역기능 방지 시책 등 기본법제 마련과 더불어 미래사회 법제정비단 발족을 통한 분야별 법제 정비한다.

또한 AI 스타트업 육성을 통해 누구나 AI 관련 창업을 할 수 있는 혁신 생태계 구축에 나선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밴처 펀드 자금 약 5조원 이상을 활용해 AI 투자펀드를 조성한다. 혁신성장 분야 중소‧스타트업 지원을 위해 약 3,000억원 규모의 ‘미래기술육성자금’도 신설해 지원한다. 또한 유망기술 보유 창업팀을 민간 주도로 선발‧육성하는 ‘TIPS’ 운영 사 선정 시 AI분야를 우대한다.

◇ AI를 가장 잘 활용하는 나라 

정부는 AI 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AI를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내년부터 AI 관련학과 신‧증설 및 교수의 기업 겸직을 허용한다. 또한 세계 최고 수준의 AI 인재 양성을 위한 학과 개설, 융합학과, 지역산업 융합트랙, 대학 내 AI센터 등 AI 대학원 프로그램을 확대‧활성화한다. 

초중등 교육시간에 소프트웨어(SW)‧AI를 필수교육으로 확대하고 교원의 양성‧임용과정부터 SW‧AI 과목 이수를 지원한다.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는 K-MOOC 등 온라인 플랫폼과 도서관·박물관 등 활용해 온·오프라인 AI 평생교육 기회를 확대할 방침이다. 아울러 ‘스마트 군’과 ‘스마트 공무원’ 육성을 위해 모든 군 장병 및 공무원 임용자 대상 AI소양교육도 필수화된다. 

산업 분야에서는 공공영역이 보유한 대규모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대형 AI 융합 프로젝트를 확대한다. 여기에 오는 2030년까지 2,000개의 AI 기반 스마트공장 보급하는 등 제조·중소기업에서부터 AI를 활용한 혁신을 주도할 계획이다. 바이오‧의료부문에서는 AI 신약개발 플랫폼·AI 의료기기 검증·심사를, 도시 건설 부문에서는 스마트시티 데이터 허브 조성, 농업 부문에서는 스마트팜 조성 등 산업 전 분야로 AI 활용 확산할 계획이다.

◇ 사람 중심의 AI 구현

아울러 정부는 AI 분야의 발전으로 인해 발생하는 일자리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모두가 AI 발전의 혜택을 고루 누릴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역기능 대응 및 AI 윤리 정립 등으로 안전한 AI 이용환경 조성한다.

먼저 고용형태 다변화에 대응해 사회보험을 확대하고 국민취업제도 도입 등으로 고용 안전망 사각지대 해소에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또한 사업현장 수요변화를 반영한 신기술 분야의 직업 훈련비중도 확대한다.

AI의 발달에 따라 지적되는 역기능에 대한 방지책 및 윤리체계도 마련한다. 딥페이크를 이용한 범죄 등 발생하는 신유형의 역기능 대응을 위해 범부처 협업체계 구축을 통해 AI 기반 사이버침해 대응체계를 고도화한다.

AI 신뢰성·안전성 등을 검증하는 품질관리체계 구축 추진과 더불어 OECD 등 글로벌 규범에 부합하는 AI 윤리기준도 내년에 마련할 예정이다.

◇ ‘데이터 3법’ 통과가 우선이라는 지적도

다만 일각에서는 정부가 이번에 AI 분야 정책을 다수 발표했지만 기존 정책들을 짜깁기해 나열한 것에 불과한 중복 정책일 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아직까지 여야 간 대치로 인해 국회에 계류 중인 ‘데이터 3법’이 통과되지 못한다면 AI 분야 발전에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데이터 3법은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의 개정안으로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불필요한 중복 규제를 없애고 개인과 기업이 정보를 빅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빅데이터와 AI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필수적인 법안이다. 

실제로 지난 16일 한국경제연구원에서 발표한 ‘AI 인재 현황 및 육성 방안 전문가 의견조사’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AI 전문가들의 21.1%가 국내 AI 인재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데이터 3법 등 신산업 규제 완화를 꼽았다. 

AI 업계 관계자는 “선진국들의 경우 AI기술 발전에 필수적인 빅데이터 기술 확보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있는데 반해 우리는 데이터 3법이 국회에 묶여있는 상태”라며 “데이터 3법이 하루빨리 통과돼 AI 산업 성장 생태계 조성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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