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달 29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인민군 부대 합동타격훈련을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달 29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인민군 부대 합동타격훈련을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면서 일찌감치 국경을 폐쇄한 북한의 동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는 물론 이탈리아, 이란, 일본 등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북한도 확진자가 생겼을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여전히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의료체계가 취약한 북한에 코로나19 감염자가 생긴다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수 있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6일 VOA(미국의소리)에 따르면, WHO(세계보건기구) 마이클 라이언 긴급대응팀장은 지난 5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한은 역내 코로나19 발병 지역의 중심에 있어 위험하지만, 아직 확진 보고는 없다고 밝혔다.

북한은 코로나19의 진원지로 지적되는 중국과 코로나19가 퍼지고 있는 한국에 접해있고, 역시 코로나19 감염자가 공식 발표된 숫자보다 많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는 일본과는 바다를 사이에 두고 있다. 

이에 북한은 코로나19가 시작될 때 국경을 폐쇄하는 등 방역에 힘을 쏟고 있다. 북한이 코로나19 유입을 막기 위해 국경을 폐쇄한 지 한 달이 지났고, 그간 북한은 관영매체를 통해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거듭 주장하고 있다. 

북한은 중국에서 코로나19가 급속 확산하던 지난 1월 말부터 외국인, 외국 출장자, 관련 접촉자들에 대해 한 달가량 격리 조치를 실시한 바 있다. 이후 북한은 꾸준히 코로나19 방역에 대한 소식과, 외국인 일부를 격리 등의 소식을 전하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전염병 예방을 위한 의학적 감시와 물질적 보장 사업 강화’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격리돼 엄밀한 의학적 관찰을 받고 있던 380여명의 외국인들 중에서 221명이 격리 해제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북한의 의료 체계가 발달하지 못하고, 주민들의 영양 상태가 좋지 않아 질병이 널리 퍼져 있는 상황이다. 북한에 코로나19가 돌면 피해가 막심할 것이라는 의미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4일 “북한의 고립은 코로나19에 완충역할을 할 수 있지만 북한 내로 확산된다면 위험할 수도 있다”며 “취약한 보건의료시스템으로 이미 영양 부족과 결핵 등의 질병이 널리 퍼져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VOA는 지난 5일 전문가와의 인터뷰를 통해 “코로나19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천명한 ‘새로운 길’에 큰 장애가 되고 있다”며 “장기화 땐 체제 위협 요소”라고 주장했다.

반면 북한이 코로나19 방역 이후에 대한 계산이 어느 정도 끝났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최근 잠행에 가까운 행보를 보이던 김 국무위원장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우선 노동신문이 29일 김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중앙위 정치국 확대회의를 진행한 것을 보도했다.

또한 같은날 북한 매체는 동해안에서 진행된 인민군의 3군 합동타격훈련 사실을 보도하며 김 국무위원장이 훈련을 지도했다고 전했다. 평양을 떠나 강원도 원산을 방문한 것이다. 또 지난 2일 인민군의 동계 훈련 차원에서 진행된 탄도미사일 발사까지 지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지난 4일 코로나19와 관련해 응원을 전하는 친서를 보내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김 국무위원장이 코로나19 국면이 마무리된 후를 계산한 듯 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는 북한 내 코로나19 감염자가 공식 발표한 것과 같거나, 아니면 어느 정도 마무리한 것이 아니냐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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