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네트웍스의 사외이사들이 저조한 이사회 출석률을 이어가고 있다.
AJ네트웍스의 사외이사들이 저조한 이사회 출석률을 이어가고 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종합렌탈기업 AJ네트웍스의 사외이사들이 저조한 이사회 출석률로 빈축을 사고 있다. 실효성 있는 사외이사 제도 운영이 꾸준히 강조되고 있는 시대흐름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AJ네트웍스는 현재 천주욱·류승우 2명의 사외이사를 두고 있다. 천주욱 사외이사는 2018년, 류승우 사외이사는 지난해 처음 선임됐다.

AJ네트웍스가 지난해 개최한 이사회는 총 64차례다. 천주욱 사외이사는 이 중 8번만 출석했다. 이사회 출석률이 12.5%에 그친다. 천주욱 사외이사는 2018년에도 자신이 선임된 이후 개최된 49차례 이사회 중 6번만 모습을 나타내 12.2%의 이사회 출석률을 기록한 바 있다.

지난해 3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처음 선임된 류승우 사외이사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선임 이후 개최된 49차례 이사회 중 6번만 출석해 12.2%의 이사회 출석률을 기록했다.

이 같은 활동 속에 두 사외이사가 지난해 수령한 보수는 각각 5,400만원에 달한다. 이사회 출석 1번에 수백만원에서 1,000만원 가까운 돈을 받은 셈이다.

사외이사는 최대주주 및 경영진을 견제·감시하고 일반주주들의 권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1990년대 말 금융위기를 겪는 과정에서 IMF의 권유로 기업경영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도입됐다. 이러한 사외이사에게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이사회 참석은 가장 기본적인 권리이자 의무다.

이에 국민연금에서는 사외이사의 이사회 출석률이 75%에 미치지 않을 경우 연임에 반대하는 내용을 의결권 행사지침에 포함시키고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AJ네트웍스의 불성실한 사외이사 활동 실태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라는 점에 있다. 과거 AJ네트웍스 사외이사 자리를 거쳐간 이들 대부분 심각한 수준의 이사회 출석률을 남겼다.

2018년 3월부터 1년간 재직한 조한홍 전 사외이사는 재임 기간 64차례 열린 이사회 중 5번 출석에 그쳐 7.8%의 출석률을 기록했다. 2015년 6월 나란히 선임돼 2018년 3월까지 재직했던 채명수·임일 전 사외이사도 첫해인 2015년엔 72.7%의 비교적 준수한 이사회 출석률을 기록했으나, 이후 점차 낮아졌다. 2016년엔 48.8%로 떨어지더니 2017년에 19.2%로 추락한 것이다.

수년 째 계속되고 있는 AJ네트웍스의 이 같은 실태는 사외이사 실효성 강화가 강조되고 있는 시대흐름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제도 도입 이후 줄곧 유명무실했던 사외이사 제도는 꾸준한 문제제기와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 속에 지난 수년간 크게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더해 정부는 올해 초 상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사외이사의 임기를 6년으로 제한한 바 있다. 사외이사의 독립성이 훼손되는 일을 미연에 방지해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였다.

한편, AJ네트웍스는 심각한 수준의 이사회 출석률을 기록한 천주욱·류승우 두 사외이사를 오는 30일로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재선임할 예정이다. 시대흐름에 발을 맞추지 못하고 있는 AJ네트웍스의 사외이사 운영 실태가 올해도 계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