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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륙 조건 까다로운 김해공항, 신공항 논의 18년째… 첫 삽 언제쯤
착륙 조건 까다로운 김해공항, 신공항 논의 18년째… 첫 삽 언제쯤
  • 제갈민 기자
  • 승인 2020.04.24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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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도 신공항 조감도. / 부산시
동남권 가덕도 신공항 조감도. / 부산시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한반도 동남권 신공항 건설이 지지부진하다. 현재 국내 동남권 관문공항으로 통하는 김해국제공항은 착륙 조건이 까다로운 공항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에는 김해공항에 착륙을 시도하던 중국 민간항공사 항공기가 공항 북측에 위치한 돗대산에 추락하면서 안전성 측면에서도 적절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또한 김해공항은 원래 군 공항이라 이착륙 시 연착도 수시로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부산·울산·경남도 등 지방자치단체는 김해공항을 대체할 동남권 신공항을 건설해야 한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히고 있다. 하지만 정부 측과 타협이 되지 않고 있어 18년째 진도가 나가지 않고 있다.

◇ 2002년 에어차이나 돗대산 추락사고 발생 후 신공항 건립 논의 시작

지난 2002년 4월 15일 중국 민항사 에어차이나 항공기가 김해공항에 착륙을 시도하다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한 후부터 김해공항을 대신할 동남권 신공항 건립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당시 에어차이나 항공기는 최초에 남쪽에서 북쪽으로 착륙 허가를 받았으나, 김해공항 인근의 풍향이 남풍으로 바뀌면서 북쪽에서 남쪽으로 착륙하는 것으로 계획이 변경됐다. 항공기 이착륙은 보통 바람이 불어오는 쪽으로 이뤄진다.

남쪽에서 김해공항에 접근하던 에어차이나 항공기는 순항고도 700피트(ft·약 213m)를 유지하면서 활주로를 우측에 두고 북쪽으로 이동해 선회접근으로 착륙을 시도하려 했다. 그러나 선회접근을 하면서 활주로를 찾던 에어차이나 조종사들은 공항 북측에 해발고도 300m 이상의 돗대산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고 결국 돗대산에 충돌해 승무원을 포함 총 166명 탑승객 중 129명이 사망했다.

김해공항 북쪽은 돗대산(381m)과 경운산(377m), 분성산(326m), 신어산(630m) 등의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위치적으로 항공기가 이착륙하기에 적절하지 않다.

공군 전투기 조종사로 퇴역한 후 현재 세한대학교 항공운항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이종희 교수도 김해공항 특성에 대해 비판적인 견해를 밝혔다.

이 교수는 “김해공항 북쪽에는 산이 있어 멀리 돌아 착륙을 하려고 하면 산봉우리로 인해 활주로로 자연스러운 착륙이 불가능하다”며 “활주로 양 끝단 일정 거리 이내 높은 산이 있는 경우 항공기가 그 산을 넘어 활주로에 내리기 위해선 강하 각을 크게 해야 하는데 이러한 경우에도 위험성이 뒤따른다”고 설명했다.

강하 각을 일반적인 수치인 3∼7도보다 크게 해 착륙을 시도하면 자칫 착륙장치(랜딩기어)가 활주로에 닿을 시 충격이 상대적으로 커 항공기가 튀어오르는 바운드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즉, 공항 주변에 높은 산이 있으면 산을 넘어 착륙을 할 때나 선회 착륙을 시도할 때를 가리지 않고 안전성 측면에서 상당히 불리하다는 얘기다.

일례로 지난 1993년 7월 26일, 아시아나항공733편이 비가 쏟아지는 악천후 속에 목포공항에 착륙을 위해 접근하던 중 공항 활주로 서쪽 끝 전라남도 해남군 화원면 마산리에 위치한 야산을 넘지 못하고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 사고 직후 목포공항을 대체할 수 있는 무안공항 건립이 신속히 추진됐다.

반면 김해공항은 2002년, 아시아나733편과 유사한 사고가 발생한 후 부산·울산·경남 등 지자체에서는 다른 위치에 신공항을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하기 시작했으나 18년간 논의만 하고 있을 뿐 아직 첫 삽조차 뜨지 못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2016년 발표한 동남권 신공항 사전 타당성 조사 용역 자료에 나타나 있는 김해공항 확장 개념도. / 국토교통부
국토교통부가 지난 2016년 발표한 동남권 신공항 사전 타당성 조사 용역 자료에 나타나 있는 김해공항 확장 개념도. / 국토교통부

◇ 김해공항 ‘V’형 확장안, 5개월째 검토 중… 상반기 내 확정 전망

과거부터 동남권 신공항에 대해 논의를 이어오다 지난 2018년 국토교통부가 ‘김해공항 V자 활주로 확장 건설계획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부울경 시도지사는 해당 확장안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국토부와 갈등을 빚고 있다.

부울경 시도지사와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김해공항 V형 확장안’에 대해 국무총리실에서 적격 여부를 가려주면 결과에 따르기로 지난해 6월 합의했다. 이후 같은해 12월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가 구성됐으며, 이때부터 현재까지 약 5개월간 ‘V형 확장안’이 동남권 관문공항으로서 적정한가에 대해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부산시청 신공항추진본부 관계자는 “부울경 지자체장인 오거돈 전 부산시장과 송철우 울산시장, 김경수 경남도지사 등은 안전이나 정시성 등을 모두 따져봤을 때 김해공항 확장안은 동남권 관문공항으로 적절하지 않다는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내고 있다”며 “김해공항 확장안이 부적격 판정을 받을 시엔 가덕도가 가장 유력하게 동남권 신공항 입지로 다시 거론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공항추진본부 관계자에 따르면 가덕도에 동남권 신공항을 지을 경우에는 가덕도에 위치한 산을 깎은 후 활주로와 공항을 건설할 계획이다.

가덕도의 산을 깎은 후 공항을 건설한다면 인천국제공항과 같이 섬에 위치해 주변에 높은 지형·지물이 없어 이착륙이 보다 편리해지는 이점이 있다.

이 관계자는 “안전이나 정시성 등 다양한 부분을 복합적으로 따져볼 경우에 가덕도가 가장 좋다는 것이 부울경 지자체 고위관계자들의 중론이다”며 “일단은 환경, 소음, 안전, 시설운영수요 등 분야의 전문가 21명으로 구성된 위원회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가덕도에 신공항을 지을 시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문제점은 이전부터 꾸준히 지적됐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현재 부울경 지자체장들이 대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우선 부전∼마산 전철이 내후년에 완공되며, 가덕도 입구까지 이어진 신항철도가 있음을 강조했다. 신항철도는 현재 화물을 운송하는 용도로 쓰이고 있는데, 국내 철로는 모두 규격이 동일해 서로 공유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접근성에 대해서는 보완이 가능하다는 것이 부산시 측의 입장이다.

동남권 신공항 첫 삽을 뜨기까지는 검증위원회 결과가 나와야 한다. 

신공항추진본부 측은 김해공항 확장안이 부적격 판정을 받고 가덕도로 입지가 확정되는 것을 가정에 둘 경우 기본계획과 함께 전략환경영향평가를 신속히 진행, 내년 안에 첫 삽을 뜰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신공항추진본부 관계자는 검증위원회의 김해공항 확장안 적격 여부는 상반기 내에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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