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가족부를 폐지해야 한다′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이 21일 10만명의 동의를 받아 소관 상임위에 회부됐다. /뉴시스
′여성가족부를 폐지해야 한다′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이 21일 10만명의 동의를 받아 소관위원회에 회부됐다. /국회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 갈무리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여성가족부 폐지’를 주장하는 국회 청원이 소관위원회 회부 기준인 10만명 동의를 얻었다. 정치권 안팎에서 ‘여가부 폐지’를 둘러싼 논란이 거세지는 모양새다.

국회 사무처는 21일 “여가부 폐지에 관한 국민동의청원이 10만명 동의를 받아 성립됐다”며 “소관위원회인 행정안전위원회 및 관련위원회(운영위원회‧여성가족위원회)에 회부됐다”고 전했다. 지난 17일 청원이 올라온 이후 4일 만이다.

폐지 청원을 올린 청원인은 “최근의 정의기억연대 사건과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들에서 수준 이하의 대처와 일 처리 능력을 보여주면서 제대로 여성 인권 보호를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성부는 성 평등 및 가족‧청소년 보호 등을 위해 만들어졌지만, 하라는 성 평등 정책은 하지 않고 남성 혐오적이고 역차별적인 제도만을 만들며 예산을 낭비했다”고 지적했다.

여가부 폐지 주장은 갑작스럽게 등장한 것이 아니다. 하지만 최근 고(故) 박 시장 사건과 관련해 여가부가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으면서 이전과는 다른 기류가 흐르고 있다.

김현아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도 지난 16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권력과 위계에 의한 성폭력과 성추행이 끊이지 않는 이때 이렇게 쓸데없는 일만 하는 여가부를 계속 존치한다는 것은 국민 세금 낭비”라며 “차라리 여가부를 해체하고 그 돈으로 어려운 경제살리기에 보태기를 제안한다”고 했다.

청원이 성립됨에 따라 소관위원회 심의가 진행되지만, 실제로 처리가 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정부 부처의 폐지를 위해서는 법 개정이 선행되어야 하는 까닭이다.

이와 관련해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2일 YTN ‘출발새아침’에 출연해 “우리 사회에 젠더 문제가 사건화될 때마다 늘 답보하고 있는 이유가 이것이 성 대결 구도로 흘러가기 때문”이라며 “모든 성이 고루 행복할 수 있는 지향을 가지고 있는 화두인데도 불구하고 누군가에 박탈감을 초래한다고 하는 것은 정치권의 책임이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문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국회의 상황들이 이런 젠더 문제에 대한 본질을 남녀 갈등으로 몰아가게 된 근본적인 원인 중 하나”라며 “정치권이야말로 차분하고, 냉정하게 우리의 역할들을 찾아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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