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퇴임을 앞둔 정경두 국방부 장관을 맹비난했다. 정권을 잘못까지도 비호하는 ′정치군인′이라는 취지의 발언도 나왔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퇴임을 앞둔 정경두 국방부 장관을 맹비난했다. 군의 기강을 떨어뜨리고 정권을 비호하는 데만 급급했다는 지적이다. 한편 국민의당은 이날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의혹 제보자인 당직사병 현 씨의 이름을 건 ‘현병장은 우리의 아들이다’라는 백드롭을 새롭게 내걸었다. 대여공세의 고삐를 죄겠다는 심산이다.

안 대표는 1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방부 장관의 국회 답변은 정말 듣기 거북했다”며 “답변을 듣다 보면 추 장관도 심각하지만, 국방부 장관이 더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국방부 장관인지 법무부 장관 보좌관인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취임 후 정 장관의 언행은 적은 환호하고 우리 군의 사기는 땅에 떨어뜨렸다”며 “국가와 국민의 안위를 지키는 장관이 아니라 청와대만 쳐다보고 정권의 안위만을 살피는 허약한 호위무사”라고 비판했다.

안 대표는 정 장관의 과거 언행을 거론했다. 북한이 지난해 5월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자 정 장관은 “대화로 풀어가려는 생각이 숨겨진 의미”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안 대표는 ″시종일관 북한을 두둔했다″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천안함 폭침·연평해전 등 북한의 도발에 대해 정 장관이 “서해상에 있었던 여러 가지 불미스러운 충돌”이라고 말한 점과 삼척항 목선 귀순 사건 당시 직접 사과를 하지 않은 것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안 대표는 “이렇게 기본을 망각한 사람이 지난 2년간 우리 국방의 총책임자였다”라며 “한마디로 북한에게는 복이고 우리 군에는 재앙이었다”고 힐난했다.

대정부질문에서 추 장관 아들 의혹과 관련해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은 데 대한 쓴소리도 이어졌다. 안 대표는 “여당과 당정회의를 한 자료를 가지고 추 장관 아들을 적극적으로 옹호한 것도 모자라, 답변 과정에서도 휴가 적정성에 대해 말을 바꾸며 혼란만 가중시켰고 군의 위신을 실추시켰다”고 지적했다.

정 장관은 지난 15일 국회 대정부질문 과정에서 추 장관 아들 휴가에 대해 “허가를 받았고, 관련 기록도 있다”고 말했으나, 곧 “입원 기록 등이 없다”고 말하며 논란이 됐다. 야권에서는 ‘말 바꾸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안 대표도 이날 “정 장관은 마지막까지도 정권의 호위무사이자 해바라기 정치군인의 모습만 보여줬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쿠데타를 한 군인만 정치군인이 아니다”라며 “긍지보다 이익을, 자부심보다 자리를 택하는 사람. 그런 사람이 정치군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성실하게 복무하고 있는 60만 국군 장병들에게 당나라 군대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게 하고, 군을 정치로 오염시킨 정 장관의 과오는 군의 불명예스러운 역사로 영원히 기록되고 기억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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