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3-01 04:24
'인사청문회 무용론' 또 나왔다
'인사청문회 무용론' 또 나왔다
  • 정호영 기자
  • 승인 2021.01.19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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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욱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 후보자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김진욱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 후보자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국민의힘이 19일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맹공에 나섰다. 김 후보자의 정치적 중립성·미공개 정보 취득을 통한 주식거래 의혹과 미흡한 청문회 자료제출 등이 주요 쟁점이었다.

인사청문회를 통한 여러 의혹에도 불구하고 김 후보자가 초대 공수처장에 오를 것으로 정치권은 보고 있다. 공수처장은 인사청문회를 거치면 국회 본회의 절차 없이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야당 동의 없이 임명된 장·차관급 인사는 26명이다. 공수처장은 차관급으로 임기는 3년이다. 김 후보자가 ‘27번째’가 될 공산이 높아지면서 정치권은 또 다시 인사청문회 무용론이 반복되는 모양새다.

◇ 야권, ‘부실 자료·정치 중립성’ 비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공수처장 인사청문회에서 김 후보자의 정치적 중립성·주식 거래·미흡한 자료제출 및 거부 등을 집중 추궁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김 후보자에게 “권력 수사 과정에서 외압이 있으면 어떻게 하겠냐”고 물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법무부 인권국장에 지원한 이력 등을 배경으로 친(親)정권 인사라는 점 때문에 이 같이 질문했다.

향후 공수처가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라임 옵티머스 사건 등 정관계 인사 연루 사건을 검찰로부터 이첩해 수사할 때 정치적 중립을 유지할 수 있느냐는 취지도 포함됐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의 부실 자료제출 및 거부에 대해서도 맹비판했다. 전주혜 의원은 “후보자의 자질 및 도덕성, 공수처 설립과정의 투명성 등을 확인하기 위한 기본적인 자료를 요청했음에도 아직까지 제출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도 “김 후보자가 보유한 주식이 13개인데, 코로나19와 관련된 주식도 있고 기업 대표와의 친분으로 저가에 취득했다는 의혹도 일부 제기되고 있다”며 “거래내역을 제출해 달라고 했는데 개인정보라며 제출을 안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인사청문회법을 보면 자료제출을 국가기관이나 지자체에 요구할 수 있고 후보자 개인에게는 요청할 수 없다”고 했다. 김 후보자도 “헌법재판소에서는 중립성, 독립성 문제로 자료를 제공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김진욱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 후보자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김진욱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 후보자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 인사청문회, ‘인물 소개회’로 변질?

야권과 달리 엄호에 나선 민주당 의원들은 질의 시간에 김 후보자의 각오를 묻는 등 공수처 및 검찰개혁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과거 김학의 사건·전현직 검사 술접대 의혹 등 검찰의 논란을 조목조목 거론하며 “반복되는 검찰의 잘못을 끊어낼 기관은 공수처”라며 김 후보자의 각오를 물었다. 같은 당 최기상 의원도 “그동안 수사기관이 놓쳤던 헌법정신과 국민 인권보호라는 기능을 회복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와 관련, 정치권 관계자는 “김 후보자가 어차피 내정된다는 여유에서 나온 발언들”이라며 “청문회가 언제부턴가 인물 소개회가 됐다. 공격하는 입장(국민의힘)도 아무리 잘해도 낙마가 안 된다는 걸 알고 있으니 청문회 무용론이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후보자는 문재인 정권에서 야당 동의가 배제된 27번째 장·차관급 인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 김 후보자가 초대 공수처장에 임명되면 이전 정권인 이명박(10명)·박근혜(17명) 정부와 동률을 이루게 되는 셈이다. 25일 예정된 박범계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도 동일한 우려가 제기되는 실정이다.

최형두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김 후보자의 의혹을 거론하며 “이미 26명의 장관급 인사를 야당을 무시하며 임명한 문재인 정부”라며 “정부여당의 끝없는 오만과 독선, 내로남불 아시타비가 공수처장 청문회에서 멈추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에는 이완구, 문창극, 안대희 등이 낙마하면서 (청문회 대상자가) 뭔가 터지면 노심초사하는 입장은 있었다”며 “어떤 문제가 생기면 대통령 국정운영에 부담이 될수 있다는 생각들이 있었는데 지금 정부나 여당은 전혀 그런 게 없는 것 같다. 지금 인사청문회는 시간낭비”라고 강조했다.

개선 방안으로 청문회 인준 대상을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 등으로 확대하는 주장이 제기되지만 거대여당 동의가 불가피한 만큼 현실성은 낮다는 평가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청문회 본래 취지는 후보자를 소개하는 자리가 아니다. 야당도 국민을 대표하기 때문에 국민의 묵시적 동의를 얻는 자리”라고 말했다. 이어 “청문회가 유명무실하게 됐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개선하려면 인준 대상을 늘리는 식으로 바꿀 수밖에 없지만 지금 편한 여당이 협조하겠느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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