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과거 한 고등학교 강연에서 성 관련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주장이 야권에서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박 후보자 측은 “강연 내용을 왜곡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15일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박 후보자는 초선의원 시절이던 지난 2012년 대전의 한 고등학교에서 마련한 ‘청렴교육 특강’에서 ‘법과 정치의 중간에 있었던 내 삶’을 주제로 강연했다.

당시 박 후보자는 강연 도중 마이클 샌델 미국 하버드대 교수의 저서 <정의란 무엇인가>를 언급하면서 성 문제를 거론했다.

박 후보자는 학생들에게 “고등학교 2학년이죠? 아침에 일어날 때 뭐가 불뚝불뚝하지”라고 했다. 이어 “밤마다 부르르 떨고 그러지”라며 “난 중학교 3학년 때부터 부르르 떨었다”고 했다.

이어 “사람은 남자든 여자든 성적 욕망이 있는 것이다. 성년이 되면 신의 섭리로, 성적인 욕망이 생긴다. 성적인 욕망을 언제나 마음껏 풀어야 하는 건 아니다”라며 “여러분들의 반려자가 생길 때까지 참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자는 “살다보면 반려자가 없는 사람, 또 죽어도 반려자가 생길 때까지 못참겠다는 사람도 있다. 그 사람들이 해결하는 방법이 있다”며 “그 제도가 매춘제도다. 매춘은 여자의 성을 돈으로 사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유럽의 많은 나라들이 공식적으로 매춘을 허락한 나라가 있는데 우리나라는 허락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대전 시내에는 매춘하는 장소가 있다, 없다?”고 학생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강연을 듣던 고교생들은 이같은 질문에 “(매춘 장소가) 많다”고 외쳤다. 대전은 박 후보자의 지역구(대전 서을)이기도 하다.

조 의원은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이 됐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청렴교육을 취지로 진행된 고교 강연에서 국회의원으로서 부적절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박 후보자 인사청문단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강연 내용이 왜곡됐다"며 “강연에서 언급한 매춘은 마이클 샌댈의 책에서 제시된 최소국가를 지향하는 자유지상주의들의 주장을 그대로 인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한 시민단체는 박 후보자의 과거 발언이 학생들에게 성적 수치심을 유발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법세련)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박 후보자의) 발언은 학생들에게 성적수치심을 유발해 헌법상 인격권을 훼손한 것이므로 학생들의 인권을 침해한 것”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은 박 후보자를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세울 것과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인권교육을 받을 것을 권고해 달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접수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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