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이준석 후보와 나경원 후보 간 신경전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번에는 ′혐오 정치′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와 나경원 후보가 ‘혐오 정치’ 논쟁을 벌이고 있다. 나 후보가 이 후보에 대해 ‘젠더 갈등’으로 인기를 얻게 된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다. 이 후보는 나 후보가 ‘갈라치기 프레임’을 씌우는 것이라며 반박했다.

이 후보는 2일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어제 (나 후보에게) 제가 했던 혐오 발언 하나만 소개해달라는, 제가 혐오주의자라면 엄청나게 많은 혐오발언을 했을 것 아닌가”라며 “한마디로 소개하지 못하셨기 때문에 억측 또는 프레임 씌우기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이같은 논쟁은 나 후보의 발언에서부터 촉발됐다. 나 후보는 지난 달 31일 토론회에서 이 후보를 향해 “진중권 교수는 그런 표현도 하셨다. ‘트럼피즘과 비슷하다’”며 “결국은 트럼피즘이 뭐냐. 백인 하층 노동자의 그런 어떤 분노를 이민자 혐오로 치환했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가 ‘젠더 이슈’를 통해 20대 남성의 인기를 끌었다는 것이다.

나 후보는 전날(1일) 페이스북에도 “이준석 후보는 지금이라도 ‘혐오의 정치’를 멈춰야 한다”며 “국민을 편 가르고 쪼갠 문재인 정권과 다를 바 없는 잘못된 정치”라고 꼬집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거센 비판을 받은 이유는 특정 계층의 분노를 혐오로 돌려서 정치적으로 악용했기 때문”이라며 “이 후보가 정치적으로 악용한 대상은 바로 이대남이었을 뿐이다. 대상만 다를 뿐 유형은 매우 유사하다”고 비난했다.

갈등은 전날 오후 MBN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고조됐다. 이 후보는 나 후보에게 “줄기차게 트럼프와 닮았다는 이야기까지 하시면서 혐오 이미지를 덧씌우려고 하시는 거로 보인다”며 “이준석의 혐오 발언을 소개해 달라”고 언급했다. 

이에 나 후보는 “진중권 교수가 중앙일보에 쓴 칼럼을 인용했다″며 ″결국 이 후보가 그동안 20대 남자분들의 분노를 사실상 갈등으로 유발한 거 아니냐, 갈등 증폭시킨 거로 인기를 얻게 된 거 아니냐 이런 부분을 인용한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 후보는 곧바로 “비겁하게 학자의 글을 인용했다고 하실 게 아니라, 이준석이 혐오를 했다고 판단하시면 뭘 했는지 소개를 해달라”고 다시 압박했다. 그러자 나 후보는 “젠더 갈등을 유발하셔서 실질적으로 진 교수와 뜨거운 논쟁을 벌인 거로 알고 있다”며 “제가 인용했다는 말씀드렸고 그 과정에서 20대 남자들의 분노를 극단적 페미니즘과 연결하지 않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설전은 그칠줄 모르는 분위기다. 나 후보는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인터뷰에서 “근본적 해법을 주기보다는 갈등을 부추기는 것 아니냐 이런 말”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이 후보는 “정치 지도자라고 한다면, 다른 사람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데 있어 진중권 교수가 그랬으니까 그런 거다, 이런 발언은 굉장히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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