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무대에서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게 된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이 올 시즌 나란히 아쉬움을 남겼다. /롯데 자이언츠 및 뉴시스
프로야구 무대에서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게 된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이 올 시즌 나란히 아쉬움을 남겼다. /롯데 자이언츠 및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또 하나의 흥미로운 관전포인트로 떠오르며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켰던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야구전쟁’이 첫해 다소 허무하게 막을 내리게 됐다. 두 팀 모두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며 자존심을 구긴 모습이다.

◇ 야구판에서 맞붙은 신세계와 롯데, 가을야구는 없었다

올 시즌 프로야구엔 흥미로운 관전포인트가 새롭게 추가됐다. 신세계그룹이 SK 와이번스를 전격 인수해 SSG 랜더스를 새로 출범하면서, ‘유통업계 라이벌’인 신세계그룹과 롯데그룹이 프로야구 무대에서도 맞붙게 된 것이다.

특히 평소 SNS를 통해 일반 대중과 적극 소통해온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롯데그룹과 신동빈 회장을 향한 거침없는 도발로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롯데그룹 역시 다소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면서도 도발에 맞대응하고 나서 라이벌 구도가 더욱 뜨겁게 달궈졌다. 이를 의식하기라도 한 듯, 신동빈 회장이 오랜만에 야구장에 모습을 나타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처럼 요란했던 라이벌 구도는 결과적으로 두 팀 모두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하며 다소 허무하게 막을 내렸다. 두 팀 및 그룹에게 모두 속이 쓰린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예상을 깨고 시즌 초반 1위에 오르는 등 돌풍을 일으켰던 SSG 랜더스는 마지막까지 가을야구 진출 가능성을 높여왔으나 최종전에서 패하며 고배를 마셨다. 무엇보다 메이저리그 스타 추신수를 영입하고도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한 점, 정용진 부회장이 다소 과격한 표현까지 써가며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던 키움 히어로즈에게 밀렸다는 점 등이 뼈아프다.

시즌 초반 꼴찌로 내려앉는 등 대체로 아쉬움이 이어졌던 롯데 자이언츠는 끝내 중위권 도약에 실패하며 8위로 시즌을 마쳤다. 앞서 내·외부 FA계약에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했음에도 이번 시즌 역시 소기의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암흑기’를 이어가게 된 모습이다.

이처럼 양측 모두 아쉬움이 큰 시즌이었지만, 서로만 놓고 비교했을 땐 신세계그룹의 승리에 무게가 실린다. 최종 성적과 상대전적, 화제성 등에서 SSG 랜더스가 롯데 자이언츠보다 우위를 보였기 때문이다. SSG 랜더스는 올 시즌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10승 1무 5패의 압도적 성적을 거뒀다.

한편, 두 팀 및 그룹의 라이벌 구도는 앞으로도 프로야구는 물론 재계의 주요 관전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용진 부회장은 야구단 운영에 있어 강한 애정과 의지를 보이고 있으며 추가적인 전력 강화와 돔구장 건설 등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는 신동빈 회장과 롯데그룹에게도 상당한 자극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올해는 나란히 일찌감치 야구를 마친 두 팀 및 그룹이 내년엔 또 행보를 보이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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